![고승범 금융위원장이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투자자 교육 플랫폼 '알투플러스' 오픈 기념회에 참석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11041/art_1634187428562_ef16f4.jpg)
【 청년일보 】 대출 중단 도미노 우려가 고조되면서, 금융당국이 전세대출을 포함한 가계대출 증가율 6%대 목표를 수정한 것으로 보인다.
이같이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총량 관리를 유연하게 하기로 한 것은 전세대출을 포함한 총량 관리를 고수하면 올해 남은 3개월 동안 대출 중단에 따른 실수요자 피해를 막기 어렵다는 현실적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14일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투자자 교육플랫폼 '알투플러스' 오픈 기념회 축사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전세대출 증가로 6%대 이상으로 (가계대출 잔액이) 증가하더라도 용인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는 6%대 증가율 목표에서 전세대출을 제외하겠다는 의미로, 그 동안 고강도의 대출 총량 관리 목표를 다소 완화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고 위원장은 "주택 관련 대출이 크게 줄지 않고 전세대출 등에서도 기존 추세가 어느 정도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며 "연말까지 6%대 관리를 하겠다고 하면 4분기 중에 실수요 대출도 줄여야 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질 수 있는 상황이어서 그 부분은 그렇게 관리하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최근 은행권 전세대출이 월 2조5천억∼2조8천억 원씩 늘어나는 추이를 고려하면 이달부터 연말까지 대출 여력이 8조원 가량 늘어나는 셈이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과 은행의 대출 관리에도 어느 정도 숨통이 트일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이달 7일 기준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703조4천416억원으로, 연말까지 최대 13조5천억원가량이 남은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5대 시중은행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작년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 670조1천539억원에 당국의 목표치 최상단 6.99%를 적용하면 연말 잔액을 716조9천977억원 이하로 묶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9월 가계대출 동향(속보치)을 보면 당국의 강력한 총량 관리 기조에도 불구하고 주택담보대출이 6조7천억원 늘어나면서 8월보다 4천억 원밖에 줄어들지 않았다. 특히 9월 은행권 전세대출 증가액은 2조5천억 원으로 8월보다 3천억원이 줄었을 뿐이다.
대출이 막혀 주택 중도금·잔금과 전셋값 마련이 어려워졌다는 실수요자의 호소도 이어졌다.
그러나 금융당국은 줄곧 전세대출 등 실수요 대출을 총량 관리에서 제외하면 6%대 관리 목표 달성이 어렵다는 점을 토로해왔다.
고 위원장은 앞서 지난 6일 국정감사에서 '가계부채 증가율 목표를 달성하려면 전세대출을 조이고 집단대출도 막아야 하느냐'는 질문에 수긍하면서 "6.9%를 달성하려면 굉장한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며 그렇게 노력하지 않으면 목표 달성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답했다.
하지만 대출 중단에 따른 실수요자 피해가 고조될 조짐을 보이자 금융당국도 전세대출을 포함한 6%대 총량 관리 목표를 수정한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지난 13일 '9월 중 가계대출 동향' 보도 참고자료에 고승범 위원장이 자금이 꼭 필요한 서민층 실수요자들의 불편함이 없도록 하는 방안을 세심하게 강구할 것을 강조했다는 내용을 명기한 바 있다.
【 청년일보=이나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