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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마을 (中)] '지방소멸' 위기...'지역자원' 활용한 지역활성화

'청년마을 만들기 지원 사업', 청년과 함께 '로컬 컨텐츠' 지역활성화 사례 '눈길'
'여유로움' 공간화 한 '거제 아웃도어 아일랜드'...'술'을 활용한 '군산 술익는마을'
행안부, 속초·태백 등 추가 사업 대상지 12곳 선정..."지속가능한 성장동력 마련"

 

수도권 인구 편중 현상은 사회·경제구조에 따른 ‘지역 불균형’의 현주소를 여과없이 나타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도권에 전체 인구 절반 이상이 거주하고 있는 만큼 지역 소멸에 대한 위기 의식도 점차 심화하는 추세다. 지역균형발전을 통한 지역 불균형 해소에 있어 청년의 지역정착을 통한 상생경제 활성화 방안에 눈길이 가는 이유다. 청년일보는 행정안전부가 주관하는 ‘청년마을 만들기 지원 사업’을 통해 청년의 지역 정착을 통한 균형발전 추진 현황의 단면을 살펴보았다.[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上) "침체된 지역 활력 제고"...상생을 위한 공존의 장

(中)  '지방소멸' 위기...'지역자원' 활용한 지역활성화

(下) "지역·청년의 상생"...청년 꿈이 영그는 청년마을

 

 

【 청년일보 】 최근 출산률 저하와 고령화 등에 따른 비수도권 지역 인구의 급격한 감소는 이른바 '지방소멸' 위기 의식을 심화시키고 있다. 이 같은 문제의식과 관련 청년층의 지역정착과 지속가능한 지역활성화에 이바지하고 있는 성공적인 사례로 주목받는 프로그램이 있다.

 

바로 거제에서 진행되고 있는 '아웃도어 아일랜드'와 군산에서 진행되는 '술익는마을'이다.

 

행정안전부(이하 행안부)의 '청년마을 만들기 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된 해당 프로그램들은 청년층으로부터 지역 자원을 활용한 개성있는 지역 활성화 프로그램의 사례로 큰 호응을 받고 있다는 평이 나온다.

 

◆'아웃도어 활동'과 '청년 공동체' 통한 지역 활성화...'거제 아웃도어 아일랜드'에 눈길

 

3일 행안부 등에 따르면 거제에서 진행되고 있는 '거제 아웃도어 아일랜드'는 성공적으로 성료한 청년 지역 활성화 사례로 꼽힌다.

 

'거제 아웃도어 아일랜드'라는 이름에는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거제 장승포에서 평소 아웃도어를 좋아하는청년층이 아웃도어 활동을 본격적으로 즐길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주고, 더 나아가 여유롭고 편안한 분위기 속에청년 공동체를 형성하고자 한다는 의미가 담겼다.

 

실제로 '거제 아웃도어 아일랜드'는 청년들의 뜨거운 호응에 힘입어 작년 9월에는 2기 입주식을 개최하기도 했다.

 

당시 심태명 거제시 시정혁신담당관은 "청년들의 도전 정신이 한편으로 부럽기도 하고 대견하다는 생각이든다"며 "거제에서 지내는 70여 일 동안 새로운 가능성과 기회를 찾을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이 되길바라며, 함께하는 청년 간에도 서로를 배려하면서 동고동락의 좋은 추억을 많이 간직해 가시기를 바란다"라며 기대감을 전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작년 입주한 2기 12명의 청년은 지난해 9월 13일부터 11월 21일까지 약 70여 일 동안 장승포에거주하면서 아웃도어 라이프를 기반으로 삶의 방식을 탐색·기획·실험·실행해보는 지역살이 프로그램을 체험하며, 지역주민과 상생하고 지역사회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이같이 '거제 아웃도어 아일랜드'가 성료할 수 있었던 비결은 해당프로그램이 '하고 싶은 일, 살고 싶은 삶'의 라이프 그리고 '지속가능한 마을'의 아일랜드에 대한 이야기들을 자연스럽게 공간에 담아냈기 때문이라는 평이 나온다.

 

실제로 해당 프로그램을 진행한 박은진 공유를위한창조 대표는 '거제 아웃도어 아일랜드'를 '꿈의 아웃도어라이프’'라는 테마 속에서 기획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박 대표는 '거제 아웃도어 아일랜드'에 대해 "거제의 원도심이 (아웃도어를 위한) 최적의 장소로 여겨졌고 마침내 아웃도어라는 키워드를 가지고 거제에 정착하게 됐다"면서 프로그램의 기획 배경을 설명했다.

 

이같은 기획 의도에 따라 '거제 아웃도어 아일랜드'는 뜨거운 햇빛과 시원한 바람을 느끼자마자 생겨버린 작은 마음과 의지로 손쉽게 아웃도어 등 활동을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청년층에 각광받았다는 평가다.

 

일에 지치거나 삶에 무료함이 생길 때면, 주저없이 산과 바다 속으로 들어가 트레킹부터 서핑의 축제를 즐기고 자연 속에서 여가와 쉼을 얻을수 있도록 마련된 공간이 ‘거제 아웃도어 아일랜드’의 특색이라는게 박 대표 측의 설명이다.

 

 

'거제 아웃도어 아일랜드'를 주관한 공유를위한창조 측의 한 관계자는 "공유를위한창조에서 설정한 미션은 너무 일상적이여서 알아보지 못했던 거제도의 자연환경의 가치, 그리고 자연환경을 향유하는 캠핑, 서핑, 트레킹 등 거제도의 아웃도어 문화를 재조명 하는 것이었다"면서 "또 이를 재조명함에 있어 지역의 빈집과 같은 유휴공간, 가치가 알려지지 않은 자연환경들을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2021년 행정안전부의 공모에 선정되어 지역살이 프로그램을 운영하였으며, 탐색·기획·실험·실행의 과정을 더 많은 타지, 현지 청년들에게 전했다"면서 "그 과정에서 타 지역 청년들이 거제도라는 곳을 알게 된 것, 지역의 다양한 공간을 활용하는 방법을 '아웃도어 페스타'를 통해 선보인 점, 지방도시에서의 삶이 가능하다는 깨달음, 그리고 프로그램 이후에도 지속되는 관계(지역상인, 주민과의 관계, 참가자간의 관계) 등이 아웃도어 아일랜드의 성과"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지역살이 프로그램 기간 동안 장승포동 내에서 가맹점으로 지정된 곳에서 이용이 가능했던 '로컬 쿠폰'을 통해 식비를 지원했었는데, 이와 관련해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며 거제 아웃도어 아일랜드’를 진행하며 간직했던 소회도 전했다.

 

그는 "지역살이 참가 청년분이 식사를 하고 계산대에 서서 계산을 하려고 로컬쿠폰을 꺼낸 순간 해당 가게 사장님께서 자리에 다시 앉으라고 하며 후식을 서비스로 주셨다는 이야기가 기억에 남는다"며 "당시 반찬을 싸가라며 서비스로 주신 사장님도 계시는데, 이때 지역·청년간의 관계를 형성함에 있어 잘 만들어진 프로그램 보다 일상적인 경험의 힘이 크게 작용하겠다는 것을 느꼈다"고 회상했다.

 

 

◆술향기 담은 군산의 새로운 바람...지역 특색 살린 '술익는마을'

 

올해부터 2024년까지 전라북도 군산에서 진행하고 있는 ‘술익는마을’ 프로그램도 청년을 통한 지역활성화의 긍정적인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군산은 대기업 이탈에 따른 고용 불안정과 지역 경제의 견인책이었던 군산 로컬 기업들의 해체가 노동인구의 대거 이탈로 이어지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일환으로 이 같은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군산의 '술익는마을'은 경관 조성에 국한된 관광정책의 경우 지속적인 관광객 유인의 실효성 있는 대안으로 역할하지 못한다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술'이라는 지역 자산을 적극 응용해 '술익는마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군산 술익는마을'이 시작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과거 향토 기업이었던 백화양조가 롯데주류로 인수된 상황에서도 백화수복, 청하 등 청주 라인 주류는 여전히 군산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다는 점과 해당 사업에 필수적인 소프트웨어와 휴먼웨어 등이 잔존해 있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즉, 프로그램을 위한 '로컬 컨텐츠'가 상당수 확보되어 있어 이 같은 프로그램의 기획이 가능했던 셈이다.

 

이처럼 '군산 술익는마을'은 향토산업의 혁신적인 환생과 열정적인 청년 그룹의 발굴을 통해 양조 기술을 경험하고 술 문화를 즐기는 마을로 군산을 브랜드화한다는 목적 하에 진행되고 있다.

 

또 청주를 맛볼 수 있는 희소경험을 제공할 수 있도록 소규모 생산 청주를 모은 탭하우스 개념의 앵커스토어 ‘군산 로컬식문화 편집숍’ 개념과 결합해, '지역 생산 청주' 를 넘어 식문화 전반에 연결점을 만드는 앵커스토어의 런칭 및 타 도시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 

 

이를 통해 '군산 술익는마을'은 양조산업에 기반한 군산 특산물을 활용하고 마을 수익을 위한 특화 상품을 개발해 청년과 주민이 하나의 지역 공동체로 상생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 있다.

 

 

조권능 지방 대표는 "학창시절 미술을 전공했는데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은 예술이라 생각해 어떻게 변화해야 조금 더 세상이 더 멋져질까를 항상 고민했고 내 주변, 내가 사는 우리 동네를 바꿔보는 일부터 하자고 결심했다"면서 "지금은 작은 가게가 강력한 로컬브랜드로 성장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기라 생각하고, 군산에서는 그게 바로 ‘술’이라는 키워드를 통해 가능하다"며 프로그램의 취지를 설명했다.

 

또 "거점들을 중심으로 군산 원도심의 작은 변화들을 이끌어 내도록 시도하고 있다"면서 "'술익는마을'에서 다양한 청년들과 함께 ‘술’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더욱 다채로운 컨텐츠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조 대표는 청년일보와의 통화에서 "현재까지 약 100여 명의 청년이 참여하고 있으며, 군산에서 한 달을 사는 등의 형태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약 40여 팀이 참가 신청을 한 술 관련 창업프로그램이나, 창업에 관한 노하우, 술에 대한 정보 등을 전수하는 클래스, 또 술 제조법이나 공간 마련 등에 대한 스킬을 전수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실제로 프로그램에 참가한 인원 중 두 명이 군산에 남아 생활을 지속하며 창업하고 현재까지 사업을 운영 중이라며 성과를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술익는마을은 내년과 내후년에도 지속되는 사업이며, 이를 통해 지역에 일자리 창출 등을 통해 기여하고 싶다"면서 "군산 만의 술을 만들고 싶고, 그것이 로컬 컨텐츠를 넘어 로컬 브랜드로 굳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며 포부를 밝혔다.

 

또 "술집에서 시작해 술 찌꺼기를 활용한 화장품, 청주를 다양한 형태로 경험하며 여행을 즐기는 숙박 등의 다양한 콘텐츠로 사업을 확장할 생각"이라면서 "이른바 '로컬 브랜드 생태계'를 구축해 군산 지역에 '술'이라는 주제로 다양한 창업 형태들을 마련해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는게 하나의 비전"이라고 말했다.

 

청년단체의 한 관계자는 "'거제 아웃도어 아일랜드'의 경우 국가 차원에서 공모한 청년 지역 활성화 프로그램 중 성공했다고 평가할 수 있는 사례"라면서 "'아웃도어 활동'과 '청년 공동체'를 조화롭게 녹여낸 해당 프로그램은 청년층 사이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고 평가했다.

 

그는 "군산의 '술익는마을'은 비수도권 지역이 강점으로 내세울 수 있는 '지역 콘텐츠'를 기반으로 한 지역회생 프로그램이라고할 수 있다"면서 "이러한 프로그램은 '지속가능성'이 확보된다는 측면에서 보다 장기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정부 차원에서 진행하는 다양한 프로그램들 중에는 청년층으로부터 긍정적인 호응을 얻고 있는 것도 많다"며 "더많은 청년들이 비수도권의 지역 소멸 위기와 청년을 통한 지역 활성화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보다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행안부는 '거제 아웃도어 아일랜드'나 '군산 술익는마을'과 같은 성과를 기반으로 올해에도 속초시·태백시·영월군·아산시·태안군·군산시·강진군·경주시·의성군·예천군·하동군·함양군 등을 '청년 마을만들기 공모사업'의 추가 대상지로 선정했다.

 

 

【 청년일보=김원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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