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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ESG (下)] 보험권 ESG경영..."보험산업의 역할 강화를 위한 기회"

보험업계, 금융업권 중 최초로 'ESG경영 선포식' 개최
'탈석탄' 선언에도 '그린워싱'이라는 지적도 많아

 

'ESG경영'이 국내 금융권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환경(Environment)·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 앞 글자를 딴 ESG가 고객 신뢰제고와 지속가능 성장을 위한 생존 키워드로 등장했다. 최근 '금융의 공공성'이 강조되는 가운데 지금까지 은행, 증권, 보험권의 'ESG경영' 현황을 조망해 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上) 은행권 ESG 양적 성장 '합격점'...질적 성장은 '과제'

(中) "선택 아닌 필수"...증권업계, ESG경영 '잰걸음'

(下) 보험권 ESG경영..."보험산업의 역할 강화를 위한 기회"

 

【 청년일보 】 지난 2019년 해외 금리연계형 파생결합펀드(DLF) 판매사태에 이어 라임, 옵티머스 등 대규모 사모펀드 사고가 연이어 터지면서 ESG경영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됐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으로 기업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경각심과 중요성이 불거지면서 ESG경영은 새로운 경영 패러다임으로 자리 잡았다.

 

이에 보험권도 은행, 증권업에 뒤질세라 생명보험사, 손해보험사 가릴 것 없이 ESG경영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

 

◆ 보험업계, 금융업권 중 최초로 'ESG경영 선포식' 개최

 

2021년 2월 생보업계와 손보업계 사장단은 금융업권 가운데 최초로 'ESG 경영 선포식'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각 보험사 사장들은 기업의 재무적 가치는 물론 사회적 가치 실현을 약속했다.

 

이날 보험업계 사장단은 보험산업의 ESG경영 실천과제로 ▲소비자·주주·임직원이 함께하는 ESG경영으로 보험산업 신뢰도 제고, ▲보험의 안전망 역할 제고와 사회공헌을 통한 포용적 금융 실천, ▲온실가스 감축 및 저탄소 경제전환을 위한 노력에 동참, ▲에너지 절약·페이퍼리스 등 친환경 문화확산 및 신뢰 기반의 금융인재 양성, ▲윤리·준법경영 등을 통한 투명한 기업문화 조성 노력 등 다섯 가지를 제시했다.

 

보험사들은 ESG경영 활동을 기존의 사회공헌활동 중심에서 벗어나 다방면으로 확대해 나갔다. 이사회 내에 ESG위원회 설치, 친환경 기업 투자를 위한 ESG채권 발행 및 친환경 보험상품 개발 등 점차 활동반경을 넓히는 추세다.

 

특히 보험업은 은행이나 증권업종에 비해 종이 사용이 가장 많은 업종으로, 예전부터 '人紙産業'으로 불리기도 했다. 보험계약 1건당 사용되는 종이는 보험증권, 청약서 및 보험약관 등을 포함해 약 200장에 달한다.

 

이에 보험업계는 전자 청약시스템을 도입해 페이퍼리스 환경 구축에 나서는 동시에 '숲 조성'을 통한 ESG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신한라이프는 '빛나는 숲 캠페인' 세부 프로그램 중 하나로, 강원도 홍천군 방대리 일대에 1.6ha 규모의 '빛나는 숲 1호'를 조성했다. 기후변화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기 위해 벌목으로 훼손된 숲을 되살리는 활동이다. 한화손해보험도 지난해 마포구 난지도에 자리한 노을공원에서 도시숲 조성을 위한 나무심기 행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 'ESG경영' 철학에 위배되는 경영활동으로 비판의 목소리도 높아

 

전 세계 보험업계는 급속한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보험사업 단계에서 석탄 투자를 배제하는 등 ‘탈석탄’을 선언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DB손보가 2019년 기후위기에 선도적으로 대응하고 금융업계 화두로 떠오른 ‘ESG경영’ 실천을 위해 탈석탄 투자를 선언했다. 이를 뒤따라 삼성화재, 현대해상, 삼성생명 등도 일제히 동참했다.

 

하지만 지난해 대형 보험사의 석탄 자산규모가 여전히 높은 것으로 드러나면서 ‘그린워싱(위장환경주의)’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KoSIF)과 양이원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서 발간한 '2022 화석연료 금융백서 1차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6월말 기준 국내 보험업계의 석탄 자산 규모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생보업계에서는 삼성생명(2조400억원), 교보생명(1조5천500억원), 흥국생명(1조4천300억원) 순으로 석탄금융 자산이 많았고, 손보업계에서는 DB손보(2조300억원), 삼성화재(1조1천700억원), 롯데손보(9천400억원)가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DB손보와 흥국생명의 총자산 대비 석탄 자산 비중은 각각 4.93%와 4.63%로, 다른 보험사들과 비교해도 2배 이상 높은 수준이었다.

 

또한 보험사들이 앞에서는 ESG경영을 외치면서도, 뒤로는 보험인수를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는 행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지난해 9월 강릉시 강동면 안인리 61만8182㎡ 부지 위에 건설된 안인석탄화력발전소 1호기 보험입찰에서 패키지보험의 연간보험료가 82억원 선에서 결정됐다. 주간사로 선정된 DB손보(40%·32억8천만원) 외 KB손보(23%·19억원) 등이 참여했다. 안인석탄화력발전소는 유연탄(석탄)을 원료로 사용한다.

 

당시 보험업계에서는 ‘탈석탄’ 등 ESG경영 확산에 노력하겠다고 선언한 대형 손보사들이 신규 석탄발전소의 보험인수에 참여한 것은 ‘이율배반적 행태가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 ESG경영, 선택의 영역이 아닌 필수이며 '새로운 기회' 제공

 

보험업은 상품 특성과 투자자산의 장기성으로 ESG경영과 아주 밀접하고 연관성이 높은 산업이다. 보험인수와 자금공급 기능을 수행하는 동시에 직간접적으로 노출된 ESG 리스크를 인식, 평가, 관리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역할강화를 모색하는 ESG경영이 필요하다.

 

지금 우리 사회는 보험업권에 기후변화 리스크 등 ESG 관련한 위험을 담보하는 보험솔루션 제공자, ESG 요소를 반영한 보험인수와 투자활동 등을 통한 ESG경영의 확산자 및 ESG경영의 지속적 실천 등을 기대하고 있다.

 

최근 많은 전문가들은 보험산업이 과거 그 어느 때보다도 위기상황에 처해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ESG경영은 보험산업에 대한 사회적 요구인 동시에 성장성, 수익성 및 신뢰성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경영전략인 동시에 불확실한 경영환경 속에서 새로운 기회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청년일보=성기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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