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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ESG (中)] "선택 아닌 필수"...증권업계, ESG경영 '잰걸음'

증권가, 친환경 프로젝트 직접투자 확대
적극적 사회공헌활동...곳곳에 희망 전파

 

'ESG경영'이 국내 금융권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환경(Environment)·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 앞 글자를 딴 ESG가 고객 신뢰제고와 지속가능 성장을 위한 생존 키워드로 등장했다. 최근 '금융의 공공성'이 강조되는 가운데 지금까지 은행, 증권, 보험권의 'ESG경영' 현황을 조망해 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上) 은행권 ESG 양적 성장 '합격점'...질적 성장은 '과제'

(中) "선택 아닌 필수"...증권업계, ESG경영 '잰걸음'

(下) 보험권 ESG경영..."보험산업의 역할 강화를 위한 기회"

 

【 청년일보 】 증권업계에도 ESG(Environmental·Social·Governance, 환경·사회·지배구조)가 선택 아닌 필수 요소로 다가오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과 자산운용사가 자금운용에 ESG를 핵심 투자지표로 설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ESG 경영은 세계적 트렌드로 자리 잡았지만 국내에선 2020년 말부터 주목받기 시작했다.


최근 국내 대형 증권사는 물론 중·소형 증권사들도 경영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가운데,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올해에도 ESG 경영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특히 정부가 국내기업 ESG 경영의 투명성과 비교 가능성을 제고하기 위해 국내 ESG 공시제도 정비에 나서자 증권사들도 ESG 경영을 구축하는 데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ESG란 비재무적활동 즉 돈을 버는 일과 관련이 없는 활동 중에서 가장 핵심적인 활동인 환경에 대한 공헌활동(E·Environmental), 사회공헌 활동(S·social), 건전한 지배구조 확립 활동(G·Governance)을 의미하며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기 위한 개념이다. 증권업계의 ESG활동 중 일부는 금융사의 재무적 활동 중 하나인 투자활동 영역에서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E(환경) 분야를 중점적으로 추진...친환경 프로젝트 직접투자

 

먼저 미래에셋증권은 E(환경)를 주력 투자활동으로 녹여냈다. 미래에셋증권은 ESG 정책 프레임워크 내 경영 미션과 2025년 중장기 목표를 올해 초 ESG위원회의 결의를 통해 개정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자사 ESG위원회에서 선정한 '지속가능금융('UN 지속가능발전' 목표 달성을 직·간접적으로 지원하는 금융)'을 2025년 45조원까지 조성하고 친환경 프로젝트 직접투자를 비롯해 ESG요소를 포괄하는 기업금융 서비스 및 리테일 금융상품 제공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특히 글로벌 환경정보 평가기관 CDP(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에서 공개한 전 세계 1만8천여 주요 상장기업들에 대한 환경 영향평가를 환경책임투자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KB증권은 ESG 경영의 키워드를 'ESG + i(투자)'로 정하고 적극적인 IB활동으로 ESG를 실천하고 있다. 특히 KB증권은 책임투자 확대와 지속가능 투자에 대한 사회적 관심에 발맞춰 'ESG 연계 투·융자 및 상품/서비스 No.1 House'를 목표로, ESG채권 등을 적시에 공급해 기업과 자본시장을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또한 KB증권은 채권발행 분야에서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ESG채권 주관업무에서 입지를 쌓아가고 있으며 시장운용부를 신설해 탄소배출권 분야 비즈니스를 전략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KB증권은 자발적 탄소배출권의 자기매매 및 장외 중개업무를 시작했을 뿐 아니라 KRX 배출권시장에서 유동성 공급자 역할을 하는 '시장조성자'로 신규 선정됐다.

 

KB증권은 올해 초 보유 중인 경기도 용인시 연수원과 울산 남울산사옥에 각각 105kW와 10kW 용량의 태양광 발전설비를 준공했다.


연간 16만KWh 용량의 발전설비를 본격적으로 가동하며 재생에너지를 통한 비용절감과 함께 탄소발자국 줄이기 등 넷제로(NET Zero) 경영 이행에 힘쓰고 있다.

 

SK증권도 ESG를 재무적 투자활동 영역으로 끌어들였다. SK증권은 올해 중으로 '탈석탄 투자지침'을 마련했다. 석탄기업에 대한 명확한 기준과 정의를 수립하고 주 사업영역인 금융주선, 회사채, 주식 투자, PF를 포함한 일체의 대출, 리파이낸싱, 보험 인수 등 모든 영역에서 석탄 기업 및 사업 투자가 배제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SK증권은 2021년 3월 UNFCCC(유앤기후변화협약)에서 발급하는 탄소배출권을 국내 금융권 최초로 획득한 바 있다.

 

메리츠증권도 E(환경) 분야를 주력 사업영역으로 끌어들여 성공적으로 실천하고 있다. 먼저 메리츠증권은 신재생에너지 등 친환경 사업에 직접 투자해 환경보호와 기후변화에 대한 기업의 책임을 적극적으로 실천하고 있다. 특히 2016년부터 2022년 12월 말까지 재생에너지와 수소연료전지 등의 사업에 약 3조원 가량의 자금조달을 지원했다.

 

특히 메리츠증권은 2020년 가화 태양광 발전사업, 지난해 신안그린에너지 육상 풍력사업과 인도네시아 Wampu 수력발전소 투자 등의 성공적 투자경험을 기반으로 친환경 투자규모를 점차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S(사회) 분야의 적극적인 사회공헌활동...사회 곳곳에 희망 전파

 

증권업계는 S(사회) 분야에도 적극적이다. 특히 기후변화·장애인 등에 대한 인식개선을 위한 캠페인 활동과 대국민 금융교육을 통한 금융 비대칭 해소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배려가 있는 따뜻한 자본주의 실천'라는 모토를 내세우며 임직원과 가족이 참여한 '플로깅'과 '미래에셋 숲가꾸기' 캠페인을 실시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이를 통해 울진·삼척 대형산불과 집중호우로 인해 피해를 입은 이웃을 돕기 위한 모금 캠페인을 수차례 진행한 바 있다.

 

또한 지난 5년간 지속하고 있는 임직원 물품 기부운동을 통해 1만2천여점의 물품을 장애인의 지속적인 일자리 제공을 위해 기부했다.

 

미래에셋증권은 '금융교육의 선진화'를 목표로 금융 접근성 제고를 위한 교육을 다양한 계층으로 확대하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 사내 임원으로 구성된 금융교육 전문위원 제도를 통해 중소벤처기업, 사회복지관, 군부대 등을 위한 맞춤 교육을 지원하고 있다.


KB증권은 S(사회) 분야의 활동 차원에서 지난해 강원도 양양 인구해변에서 친환경 캠페인 '플로깅 이벤트', 서울시 난지캠핑장 환경 개선을 위한 'KB증권 그린성장로드' 조성사업을 진행했다. 특히 'KB증권 그린성장로드'는 서울시 대표 여가 공간인 난지캠핑장의 둘레 산책로 총 290m에 약 7천300여그루의 나무와 꽃을 심어 조성한 것으로 완공식 직후 취약계층 24가정 등 총 73명을 초청해 'KB증권 행복그린캠핑'을 진행했다.


또한 KB증권은 대표적인 사회공헌 프로그램인 '무지개교실'을 통해 취약계층 아이들의 교육환경을 개선하는 사회공헌사업도 지난 2009년부터 시작해 현재까지 국내 21개소, 해외 9개소 등 총 30개소로 점차 지원을 넓혀 나가고 있다.


한국투자증권도 '사랑나눔, 행복나눔'이라는 구호 아래 S(사회) 활동을 지속해 오고 있다. 다양한 사회공헌활동 중에서도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하는 봉사활동이 주목된다. 대표적으로는 소아암 어린이를 위한 '히크만주머니 만들기'를 들 수 있다.

 

'히크만 주머니'는 항암치료를 받은 어린이들이 잦은 약물투여에 따른 부작용 방지를 위해 가슴에 삽입하는 '히크만 카테터'를 담는 주머니다. 시중에 판매하는 곳이 없어 환우 가족이나 봉사단이 직접 만드는 경우가 많다. 한국투자증권 임직원들이 주축인 '참벗나눔 봉사단'과 그 가족들 100명은 직접 만든 히크만 주머니와 응원카드를 도움이 필요한 소아암 환아들에게 전달했다.


또한 지난해 9월에는 '착한걸음' 기부 캠페인에 참여한 1천948명의 임직원이 한 달 동안 일상생활에서 누적된 적립된 2억8천700만보의 걸음만큼 적립된 기부금을 걷기 힘든 아이들에게 재활치료비와 휠체어 지원금으로 전달했다.

 

이 밖에 초록우산 어린이재단과 함께 진행하는 '꿈을 꾸는 아이들' 사업, 보육시설에서 자립을 앞둔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하는 경제교육 프로그램 '든든 경제 아카데미', 서울지방경찰청과 연계해서 갑작스런 범죄피해로 경제적 어려움에 빠진 저소득 아동을 돕는 '범죄피해 위기가정 아동' 후원 사업도 펼치고 있다.
 

G(지배구조) 분야도 핵심가치로 부상...SK·미래에셋, 전담조직 신설 및 주주환원 확대


증권사들이 ESG 경영이 기업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는 핵심 가치로 이미 부상하면서 전담조직을 신설, 주주환원 등에 힘을 쏟고 있다.


SK증권은 올 1분기 중 이사회에 ESG 전담 조직을 신설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지난 2021년부터 대표이사 직속 전담조직을 통해 ESG 경영을 추진해 온데 이어 이사회 산하에 ESG 위원회를 신설해 ESG 경영을 본격화하기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회사는 ESG 경영체계 확립과 적극적 실천으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며 지속가능 경영을 위한 역량을 확보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미래에셋증권이 ESG 경영 강화 차원에서 지난 2월 23일 2천100억원 규모의 현금 배당과 자사주 소각을 결정했다. 배당이 1천234억원으로 867억원 규모의 자사주 1000만주도 소각하기로 했다.


이는 지난해 주주환원성향 31.3%보다 높은 33% 이르는 수준으로 회사는 ESG 경영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주주환원 예측 가능성과 일관성을 유지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난해 말 증권사들의 ESG 경영에 대해 다소 아쉬운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말 한국ESG기준원(KCGS)이 국제 기준에 맞춰 개정된 모범규준을 평가모형에 반영한 ESG 경영 평가에서 '우수'를 의미하는 A등급을 받은 증권사는 미래에셋증권·삼성증권·현대차증권 등 단 3곳에 불과했다.


같은 시기 ESG 전문 리서치 기관인 서스틴베스트 평가에서도 최고등급인 AA등급을 받은 곳은 미래에셋증권과 한화투자증권 등 2곳에 불과했고, 아래 등급인 A등급 받은 곳도 삼성증권·NH투자증권·대신증권 등 3곳 뿐이었다. 몇 년전부터 ESG 경영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기업들의 관심과 참여도 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다소 아쉽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에 지속 가능한 경영을 위해서는 필수적인 ESG 강화에 나서는 한편 내달 정기 주총을 앞두고 이러한 모습들을 주주들에게 어필하려는 전략적 차원의 행보로도 풀이된다. 최근 주총에서는 행동주의펀드 뿐만 아니라 소액주주들도 주주 제안 등을 통해 보다 적극적으로 주주권리를 행사하려는 사례가 늘고 있다.


여기에 금융당국도 ESG 경영 강화를 적극 유도하고 있는 실정이어서 증권사들의 움직임은 더욱 빨라질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금융위원회는 오는 2025년부터 시행될 상장기업 ESG 의무공시제도 대상과 공시내용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지난 17일 ESG 금융 추진단 킥오프 회의에서 "공시·평가·투자로 이어지는 ESG 금융제도 전반에 대해 본격적으로 검토해 나가겠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증권업계에서는 ESG 경영이 필수 불가결한 요소가 된 만큼 이에 적극 부응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대형사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여력이 떨어지는 중소형사들의 적극적인 참여도 이끌어 낼 수 있는 정책적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지난해 말부터 업권 전반에 유동성 위기가 감돌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이는 더욱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중소형사들도 ESG 경영 강화에 대한 필요성은 인식하고 있지만 규모와 여건의 한계도 분명 존재한다"며 "ESG 경영과 관련한 제도적 완비와 함께 맞춤형 지원방안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 청년일보=김두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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