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회장과 이재용 회장. [사진=연합뉴스]](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50209/art_17405520760121_037424.jpg)
【 청년일보 】 국내 대표 기업 삼성과 현대차그룹이 미래 산업 분야에서 협력의 폭을 넓히고 있다. 양사는 배터리뿐만 아니라 SDV(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 정보기술(IT), 로봇 분야까지 공동 연구 및 기술 제휴를 확대하며 긴밀한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26일 재계에 따르면, 현대차·기아와 삼성SDI는 지난 24일 경기 의왕연구소에서 '로봇 전용 배터리 공동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배터리 협력을 넘어 로봇 산업으로도 협업 범위를 확장한 것이다.
배터리 분야에서는 지난해 10월 삼성SDI가 현대차와 각형 배터리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번 계약에 따라 삼성SDI의 차세대 각형 배터리 '프리미엄 라인 P6'가 내년부터 오는 2032년까지 현대차의 유럽 시장 전기차에 탑재될 예정이다. 현대차는 또한 내년 출시될 GV90에도 삼성SDI 각형 배터리를 연간 2만대 수준으로 공급받을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1월부터 삼성전자와 함께 '5G 특화망 레드캡' 기술 실증을 진행했고, 해당 기술을 내달 스페인에서 열리는 'MWC25 바르셀로나'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이는 삼성전자의 스마트 제조 기술을 현대차 생산라인에 도입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SDV 분야에서도 양사의 협력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23년 6월 현대차에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프로세서 '엑시노스 오토 V920'을 공급하기로 했으며, 삼성전기도 현대차에 서라운드 뷰 및 후방 모니터용 카메라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9월에는 현대차그룹과 삼성전자가 기술 제휴 및 상호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 협약을 통해 내년 출시 예정인 현대차·기아의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삼성전자의 글로벌 IoT 플랫폼 '스마트싱스'의 연결성이 더욱 강화될 예정이다.
삼성과 현대차그룹의 협력 관계는 두 그룹 총수인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친분에서도 영향을 받았다. 두 사람의 협력 관계는 지난 2020년부터 본격화됐다. 2020년 5월 정의선 회장이 삼성SDI 천안사업장을 방문했고, 7월에는 이재용 회장이 현대차 남양연구소를 찾으며 '미래차 배터리 회동'이라는 이름으로 주목받았다.
또한, 2020년 10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별세 당시 정 회장은 재계 주요 인사 중 가장 먼저 빈소를 찾았으며, 비공개 영결식에도 참석했다. 반대로, 이재용 회장도 2022년 6월 정 회장의 장녀 결혼식에 참석하며 친분을 과시했다.
두 회장은 지난해 현대차그룹과 도요타그룹이 주최한 '현대 N x 토요타 가주 레이싱 페스티벌'에도 함께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이 회장과 정 회장은 현대차의 고성능 브랜드 'N'의 대표 컬러인 검은색과 하늘색 점퍼를 착용하며 협력 관계를 더욱 공고히 했다.
업계에서는 올해 국내 기업들이 어려운 경영 환경에 처한 가운데 삼성과 현대차의 이번 협력을 두고 국내 산업 경쟁력 강화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양사의 협력이 첨단 기술 개발 및 글로벌 시장 경쟁력 확보에 기여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 청년일보=조성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