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종려상 받은 파나히 감독. [사진=연합뉴스]](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50521/art_17481355935109_fc1092.jpg)
【 청년일보 】 이란 반체제 영화감독 자파르 파나히의 '잇 워스 저스트 언 액시던트'(It Was Just An Accident)가 올해 황금종려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 영화는 24일(현지시간) 프랑스 남부 휴양도시 칸에서 열린 제78회 칸국제영화제 폐막식에서 이 영화제 최고 작품상에 해당하는 황금종려상을 품에 안았다.
파나히 감독은 2000년 '써클'로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을, 2015년 '택시'로 베를린영화제 황금곰상을 받은 데 이어 황금종려상까지 안으면서 세계 3대 영화제 최고상을 모두 석권한 감독이 됐다. 앙리 조르주 클루조,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 로버트 앨트먼, 장뤼크 고다르에 이어 역대 다섯 번째다.
이란의 각종 사회·정치 문제를 파고든 작품을 주로 선보인 파나히 감독은 반정부 시위, 반체제 선전 등을 이유로 여러 차례 체포됐던 인물이다. 2010년 20년간 영화 제작 금지와 출국 금지 처분을 받았으나 몰래 영화를 만들어 해외 영화제에 출품해 왔다. 2022년 재수감됐다가 2023년 2월 석방 요구 단식 투쟁을 벌인 끝에 보석으로 풀려났다.
그가 석방된 후 처음으로 만든 작품인 '잇 워스 저스트 언 액시던트'는 과거 정치범으로 수감됐던 한 남자가 감옥에서 자신을 괴롭힌 경찰과 닮은 사람을 마주치면서 일어나는 일을 그린다. 남자가 그를 납치해 다른 반체제 인사들과 함께 그를 죽일 것인지 아니면 용서할 것인지에 관해 논의하며 스토리가 전개된다.
쥘리에트 비노슈 심사위원장은 수상작을 발표하면서 "예술은 우리의 가장 소중하고 살아있는 부분의 창의적 에너지를 움직인다"며 "어둠을 용서, 희망, 새로운 삶으로 바꾸는 힘"이라고 말했다.
기립박수 속에 무대에 오른 파나히 감독은 "국내외 모든 이란인들은 모든 문제와 차이를 제쳐두고 힘을 합치자"라며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나라의 자유"라고 말했다고 AFP·AP 통신은 전했다.
그는 "아무도 우리가 뭘 입어야 하는지, 무엇을 하고 하지 말아야 하는지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파나히 감독은 1995년 장편 데뷔작인 '하얀 풍선'으로 신인상 격인 황금카메라상을 거머쥐며 칸영화제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2003년 '붉은 황금'으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 심사위원상, 2011년 '이것은 영화가 아니다'로 감독주간 황금마차상(공로상)을 차례로 받았고 2018년에는 '3개의 얼굴들'로 경쟁 부문 상인 각본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 청년일보=성기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