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22 (화)

  • 흐림동두천 23.0℃
  • 흐림강릉 20.8℃
  • 서울 27.9℃
  • 구름많음대전 28.0℃
  • 흐림대구 27.6℃
  • 구름많음울산 25.5℃
  • 구름조금광주 28.6℃
  • 구름조금부산 28.2℃
  • 구름조금고창 28.4℃
  • 구름많음제주 29.8℃
  • 흐림강화 26.6℃
  • 구름많음보은 23.2℃
  • 구름많음금산 27.2℃
  • 구름많음강진군 29.6℃
  • 구름많음경주시 26.8℃
  • 맑음거제 28.6℃
기상청 제공

자사주 소각 법제화 대응 "고심"...샘표 등 식품업계 상위 5개사 ‘초비상’

상법 개정으로 자사주 소각 압박 커져
샘표·오뚜기 등 식품사들 보유 비중 높아
당장 소각 계획 없어 대응책 마련 분주
일부는 배당·혜택 등 주주친화 강화 중
업계 “자율적 운용 권한 보장돼야” 주장

 

【 청년일보 】 정부의 상법 개정과 자사주 소각 의무화 입법 추진에 자사주 비중이 높은 식품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이들 업계는 자사주가 단순한 주주환원의 수단을 넘어 경영권 방어 등 위기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자산이라는 점에서 자율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 상법 개정안 공포 속 자사주 소각 의무화 법제화도 추진 

 

22일 정부 등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5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무회의를 열고, 이사의 충실 의무 대상 확대, 3% 제한, 전자 주주총회 의무 개최 등을 담은 상법 일부개정 법률 공포안을 의결했다.

 

여기에 더해 정부와 여당은 ‘자사주 소각 의무화’ 입법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경기 평택시병)은 같은 날 자기주식 소각을 원칙으로 하고, 예외적 보유 시에는 공시를 의무화하는 상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김현정 의원의 개정안은 기업이 자사주를 취득한 경우 3년 이내 소각을 원칙으로 하되, 취득·소각·처분 내역을 정해진 기한 내 공시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자사주 운용의 투명성을 높이고, 투자자 접근성과 시장 감시 기능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자사주는 회사가 자기 회사 주식을 시장에서 직접 매입한 것으로, 주가 방어와 주주 환원 수단으로 주로 활용된다.

 

특히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하면 유통 주식 수가 줄어들며, 주당순이익(EPS) 상승으로 이어져 주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동일한 배당총액을 기준으로 할 때 주당배당금(DPS)도 증가해 주주 가치 제고효과가 커진다.

 

◆ 자사주 보유 상위 5개 식품기업…소각 계획은 '신중'

 

국내 식품업계 중 자사주 비중이 두자릿수를 넘는 곳은 ▲샘표(29.92%) ▲오뚜기(14.2%) ▲하림지주(13.16%) ▲국순당(11.86%) ▲빙그레(10.25%) 등 총 5곳이다.

 

자사주 보유율이 높은 샘표와 하림지주는 각각 지난 14일(5만9천500원)과 2일(1만810원)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빙그레도 지난 4월 3일 52주 신고가(10만400원)를 기록한 바 있으며, 7월 초 이후 주가가 다시 상승세를 타며 현재는 8만원 후반대를 유지 중이다.

 

하지만 이들 기업 대부분은 자사주 소각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식품업계에서 자사주 보유량이 가장 많은 샘표는 “상법 개정 방향을 주의 깊게 살피며 관련 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오뚜기 관계자도 “자사주 소각과 관련해 구체적 실행 계획은 아직 없다”며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다만 오뚜기는 최근 주주 친화 정책 일환으로, IR큐더스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주주 대상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으며, 오는 8월부터는 배당 정책과 계획을 정기적으로 공시할 예정이다.

 

하림지주와 국순당은 관련 질문에 말을 아꼈다. 양사 모두 “관련 사안은 추후 결정되는 사항이 있으면 공시를 통해 안내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빙그레는 이미 자사주 소각을 완료했다. 빙그레 관계자는 “지난 4월 자사주 소각 내용을 공시한 바 있으며, 이는 최근 몇 년간 배당 확대와 함께 진행한 대표적인 주주환원 조치”라고 밝혔다.

 

실제로 빙그레는 지난 4월 약 66억원 규모의 자사 보통주 29만5천538주를 소각했다. 아울러 배당도 ▲2021년 1천400원 ▲2022년 1천500원에서 2023년 2천600원으로 올린 뒤 지난해에는 3천300원까지 상향했다.

 

◆ 업계 “자사주, 기업의 전략자산…유연한 접근 필요”

 

정부가 자사주 소각을 주주환원 수단으로 제도화하려는 움직임에 대해 업계는 대체로 조심스럽거나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특히 개별 기업이 직접 입장을 밝히는 데는 부담이 크기 때문에, 업계 유관단체를 통해 우회적으로 의견을 전달할 수밖에 없다는 반응도 나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부가 자사주 소각을 강제화하는 방식으로 접근할 경우 기업의 전략적 선택권을 제약할 수 있다”며 “자사주는 기업이 위기 대응이나 유동성 관리를 위해 활용할 수 있는 수단인 만큼, 일률적 규제보다는 유연한 정책 조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청년일보=신현숙 기자 】




청년발언대

더보기


기자수첩

더보기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