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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자 입국 허용에 유커들 "밀물"…유통업계, 올 4분기 실적 반등 "꿈틀"

정부, 지난달 29일부터 중국인 단체 관광객 무비자 입국 '한시적 허용'
9월 중국인 입국자 전년比 16.4% 증가…"입국자, 증가세 이어질 것"
유통업계, 매출·모객 수치 '증가세'…"장기적 정책·혐중 정서 자제 필요"

 

【 청년일보 】 정부가 지난달 29일부터 중국인 단체 관광객의 무비자 입국을 한시적으로 허용한 이후 유통업계의 실적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업계는 정부의 이번 조치가 4분기 실적 개선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는 전망을 하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매출 상승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일각에서 고조되는 근거 없는 혐중(嫌中) 정서를 조기에 불식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는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백화점·마트·면세업계를 중심으로 오는 4분기 매출이 크게 뛸 수 있다는 긍정적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개별 단위 관광객이 늘었지만, 중국인 단체 관광객의 매출 영향력은 여전히 크다"며 "내수 침체로 다소 얼어붙었던 각 업권별 실적이 4분기에는 어느 정도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부는 지난달 29일부터 내년 6월 30일까지 중국인 단체 관광객 무비자 입국을 한시적으로 허용했다. 또한, '관광상륙허가제' 시범 시행에 따라 크루즈 선사가 모객한 3인 이상 중국인 단체 관광객은 비자 없이 입국할 수 있게 조치했다.

 

실제 9일 법무부에 따르면, 지난달 입국한 중국인은 52만5천396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45만1천496명) 16.4%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유통업계도 정부의 이러한 조치에 발맞춰 초기 성과는 물론 추후 중국인 단체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적극적인 구애에 나서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더현대서울 기준, 중국인 단체 관광객 무비자 입국 허용 후 매출이 약 20% 증가했다고 전했다. 현대백화점은 올해 12월까지 국내외 온라인 여행사와 협업해 패션·뷰티·식품 등 수요가 높은 브랜드 할인 및 기프트 증정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또한, 신세계백화점은 추석 등 명절 연휴 기간이 종료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구체적인 수치 집계가 어렵다면서도, 중국인 단체 관광객 증가가 매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고 기대했다.

 

이와 함께 신세계백화점은 각종 혜택, 사은 프로모션, 간편결제 할인, 다국어 안내 서비스 등을 강화하고 나섰다.

 

최근 중국인들의 '관광 필수코스'로 자리매김한 대형마트 업계도 적잖은 수혜를 보고 있다. 

 

일례로 롯데마트는 중국인 단체 관광객 무비자 입국이 허용된 시점인 9월 29일부터 이달 5일까지 외국인 특화점 10개 점포의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약 10% 증가했다.

 

또한 업체 측에 따르면, 중국인 관광객 무비자 입국이 허용된 첫날(9월 29일)에는 중국인 뿐만 아니라 많은 동아시아권 관광객들이 K-푸드와 K-뷰티 상품을 구매하기 위해 롯데마트 제타플렉스 서울역점을 방문했고, 전년 동기 대비 방문객 수가 크게 늘었다.

 

롯데마트는 이러한 외국인 수요 흡수를 위해 내달 15일까지 제타플렉스 서울역점을 포함한 외국인 특화 매장 10개점에서 'K-푸드 페스타'를 진행 중이다. 특히 중국인 방한객들을 대상으로 김스낵, 견과류, K-뷰티 등 인기 상품에 대해 최대 50% 할인 판매한다.

 

면세점 업계도 이번 정부 조치가 얼어붙은 '업황'을 녹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먼저 신라면세점은 중국인 단체 관광객 무비자 입국이 허용된 지난달 29일 대형 크루즈 단체 관광객을 발 빠르게 유치했다.

 

신라면세점은 정부 조치 시행 날짜에 맞춰 인천항에 첫 기항하는 대형 크루즈인 중국 선사 톈진동방국제크루즈의 7만7천톤(t)급 '드림호'를 통해 신라면세점 서울점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을 유치했다.

 

또한, 신라면세점은 단체 관광객의 방문을 환영하는 의미에서 사은품과 함께 중국인에게 인기 있는 화장품 브랜드를 최대 60% 할인하는 등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또 멤버십 골드 등급의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골드 패스도 제공한다.

 

신세계면세점은 이번 무비자 정책 시행을 계기로 단체객 유치 목표를 14만명 수준으로 한층 높였다. 구체적으로 올해 8월까지의 누적 단체 입점객 약 8만명에 더해 연말까지 비즈니스 단체 관광객은6만명 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와 같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신세계면세점은 '복(福) 마케팅'을 선보이고 있다.

 

명동점에서는 무비자 정책 시행 첫날부터 식품패키지 상품을 구매하거나 뷰티·패션·식품 등 300달러 이상 구매한 고객에게 '福' 글자 디자인의 친환경 '포춘백(FORTUNE BAG)'을 증정하고 있다.

 

또 K-뷰티·패션·주류 팝업존을 마련해 상품 할인과 사은 혜택을 제공하고, 위챗페이·와우코리아와 협업한 맞춤형 프로모션도 진행한다. 뿐만 아니라, 명동점에 입점한 인기 K-뷰티 등 다양한 체험형 팝업과 시즌 한정 프로모션도 병행한다.

 

이밖에도 ▲3인 이상 단체 고객 대상 위챗페이 캐시백 이벤트 ▲음식 배달 플랫폼 와우코리아 제휴 K-푸드 프로모션 ▲인천공항 한정 1달러 이상 구매 시 면세포인트 3천원 증정 등 글로벌 결제·제휴 프로모션을 동시에 운영해 단체 관광객은 물론 개별관광객(FIT) 등에도 다양한 혜택을 제공한다.

 

롯데면세점 경우에도 무비자 정책 시행 첫날 중국 텐진에서 출발한 드림호 크루즈 단체 1천700여명이 본점을 찾아 쇼핑을 즐겼다. 업체 측은 10월에도 1만여명 규모의 중국 단체 관광객이 서울, 부산, 제주 롯데면세점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롯데면세점은 급행 비자 발급이 상대적으로 어려운 중국 2·3선 도시를 중심으로 단체 관광객 유치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롯데면세점은 이번 무비자 정책 시행을 계기로 중국 관광객 맞춤형 서비스와 인프라 개선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명동 본점을 중심으로 중국 관광객 선호 브랜드의 상품 구성을 확대하고, 알리페이·위챗페이 등 모바일 간편결제 프로모션을 강화하는 등 쇼핑 편의성 제고에 집중하고 있다.

 

편의점 업체도 중국인 관광객 유치에 힘을 쏟고 있다.

 

대표적으로 세븐일레븐은 알리페이, 은련카드 등 중국인 주요 결제수단의 데이터 분석 결과를 토대로 '통김밥' 상품을 출시했다. 통김밥은 최근 인기를 얻은 K-팝 애니메이션에서 등장한 대표적인 K-푸드다.

 

세븐일레븐은 통김밥을 K-푸드 열풍에 맞춰 한국적인 디자인으로 패키징을 구성했으며, 외국인 고객들이 취식에 참고할 수 있도록 영문 문구를 추가했다. 컷팅되지 않은 상태로 영화 속 주인공처럼 즐겨볼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특히 세븐일레븐의 차세대 가맹모델 '뉴웨이브'를 중심으로 외국인 수요가 몰리는 상권인 '종로재동점'과 '종각점' 등에서 관광객을 대상으로 특별 관광용품 매대를 운영하고 있다.

 

태극기, 마패, 상평통보 등 한국을 상징하는 콘텐츠를 활용한 열쇠고리, 보조배터리 등 다양한 굿즈를 판매하고 있다. 결제 관련 서비스의 경우 위챗페이와 손잡고 이달 31일까지 7위안 할인쿠폰 제공 이벤트를 선보이고 있다.

 

한편, 전문가들은 중국인 단체 관광객 증가로 유통업계에 모처럼 부는 '훈풍'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업계의 노력과 함께 사회적 협력도 필요하다는 제언을 내놓는다.

 

주요 경제단체의 한 전문가는 "이번 조치가 내수 부진과 경기 침체로 인해 돌파구를 찾지 못했던 유통업계에 모처럼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다만, 전체 중국인 관광객 비율로 보면, 단체 관광보다는 개별 관광을 선택하는 이들이 증가하고 있는 만큼, 단체 관광객 뿐만 아니라 개별 관광객도 함께 공략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업계의 노력이 결실을 맺기 위해서는 정부의 정책적 뒷받침이 중요하다"며 "현재 '한시적'으로 허용된 중국인 단체 관광객 입국 기한을 보다 연장해 업계의 중장기 전략 수립과 지속적 투자를 유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대형 증권사의 한 애널리스트는 "단체 관광객 수요를 흡수하려는 업계의 노력은 현재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며 "다만, 업계가 가지는 불안 요인은 상품, 서비스, 품질 등이 아니라, 중국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전파하는 비논리적 혐중 정서 확산에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내수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유통업계들에게 중국인 단체 관광객 무비자 입국은 실적 반등 요인이 되는 만큼, 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사회적인 협력이 필요하다"며 "이러한 분위가 조성, 확산된다면 유통업계 전반적으로 4분기 실적이 반등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망했다.

 


【 청년일보=김원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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