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엔씨소프트가 서비스 중인 MMORPG '아이온2'가 지난 26일 긴급 라이브 방송을 통해 당일 정기점검 후 발생한 이슈들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신속한 대응에 나서 이용자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 "이런 게 진짜 소통"…구체적 수치까지 전면 공개
27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소인섭 사업실장과 김남준 개발PD는 전날 오후 긴급 라이브 방송을 열고 "정기점검 이후 다양한 이슈가 발생했다"며 모든 문제 상황에 대해 숨김없이 공개했다. '아이온2' 운영진의 이번 대응은 게임업계에서 보기 드문 투명한 소통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김 PD는 드라웁니르 던전 버그 악용 사례부터 상세히 설명했다. 그는 "끝까지 클리어하지 않고 반복 재입장해 몬스터만 사냥한 이용자가 1천98명에 달했고, 누적 4억5천만 키나(게임 내 재화)가 획득됐다"며 "최다 획득량은 160만 키나였으며, 200만 키나를 넘긴 이용자는 없었다"고 밝혔다.
어비스 회랑 던전 무한 입장 버그도 구체적으로 공개됐다. 운영진은 드라웁니르 던전의 서버를 내리면서 검증 시스템이 중단돼 발생한 문제로, 하나의 던전을 3회 이상 입장한 2천440명을 전수조사했다. 결과, 최소 3 포인트(어비스 포인트)부터 최대 12만 포인트까지 획득한 것으로 파악됐다.
아울러 서버 간 키나 부정 이동 사례도 투명하게 공개했다. 정식 서비스 런칭 이후 긴급 점검 시점까지 총 170건의 캐릭터 간 키나 이동이 적발됐다. 이 중 타 서버로 이동한 12건에서 총 7천700만 키나가 확인됐고, 동일 서버 내 이동은 작업장으로 추정되는 55개 계정이 관련됐다.
이용자들은 "다른 게임 같으면 쉬쉬하고 넘어갔을 텐데", "숫자까지 공개하는 운영진은 처음 본다", "이 정도면 신뢰할 수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 '무관용 원칙' 적용…"랭커도 예외 없다"
공정한 게임 환경 조성을 위한 강력한 조치도 이뤄진다. 어비스 회랑 던전을 3회 이상 반복 입장한 2천440명 전원에게 7일 이용정지가 부과됐다. 획득량과 무관하게 모두 동일한 제재가 적용됐으며, 어비스 포인트와 키나, 관련 아이템까지 전량 회수 조치가 이뤄졌다.
김 PD는 "시엘 서버에 랭커가 많이 포함된 것으로 보이지만 무관용 정책으로 모두 제재했다"고 강조했다. 레벨이나 서버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악용 횟수만으로 판단했다는 설명이다. 이용자들은 "칼같은 제재가 오히려 시원하다", "공정하게 처리하니 믿음이 간다"는 반응을 보였다.
서버 간 부정 키나 이동에 연루된 계정에는 더욱 강력한 조치가 내려졌다. 총 80개 계정이 영구정지 처리됐으며, 키나를 보낸 쪽뿐 아니라 받은 쪽도 함께 제재 대상에 포함됐다. 부정수급 재화에 대해서는 영구정지 정책을 적용한다는 원칙을 명확히 했다.
또, 운영진은 블랙마켓 등으로 유출된 키나도 추적해 회수할 방침이다. 김 PD는 "추적 과정에서 키나가 회수되면서 일부 튕기는 현상이 생길 수 있다"며 이해를 구했다. 이에 이용자들은 강력한 제재에 대해 "이 정도는 해줘야 게임이 건강해진다"며 지지를 보냈다.
드라웁니르 던전 관련해서는 별도 제재가 없다. 일일 키나 획득 제한(200만)을 넘긴 이용자가 없었기 때문이다. 다만 운영진은 200만 키나 이상 획득 제한 정책을 적용하며, 향후 비정상 재화 획득에 지속 대응할 방침을 밝혔다.
◆ 핵 루머 정면 반박과 루머 해명
온라인에 퍼진 채집핵 및 공속핵 영상에 대해 철저한 검증 결과를 공개했다. 모든 아이템과 채집 관련 로그를 정밀 분석한 결과, 한국·대만 서버 어디에도 3초 이내의 비정상 채집은 없었다.
김 PD는 "클라이언트 화면만 조작한 영상으로 해킹툴 판매를 위한 사기"라고 명확히 밝혔다. 인벤토리 내 모든 행위가 기록되는 만큼 향후 제보된 영상은 사실 확인 후 제재할 방침이다.
운영진은 "의심되는 핵 사용 계정은 영구정지 처리된다"며 "외부 경로에서 구매 행위를 지양해달라"고 당부했다. 관련해 이용자들은 "직접 검증 결과를 보여주니 안심된다"는 반응을 보였다.
커뮤니티에 퍼진 각종 루머에 대해서도 하나씩 짚어가며 답변했다. 제작 시 콤보 발생 후 강제 종료하면 재료가 소진되지 않는다는 루머에 대해서는 "선판정 시스템이라 결과가 동일하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슈고 페스타를 통한 던전 횟수 차감 우회 루머도 "던전 내에서 이동이 불가능하다"며 사실이 아님을 밝혔다.
뿐만 아니라, 수호성 모션 변경 루머는 "변경된 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일일 획득량 제한에 대해서는 "런칭 때부터 있던 기능인데 이번 공지에 문구를 넣었다"고 해명했다. 어비스 회랑에서 획득하는 어비스 포인트가 PVE 일일 획득 제한에서 제외된 것도 원래 적용된 사항이라고 강조했다.
실렌티움 관련 실수도 솔직히 인정했다. 초창기 방송에서 "사용처가 없으니 판매하라"고 안내했지만, 이번 업데이트에서 보급 의뢰 사용처가 추가됐다.
김 PD는 "경솔한 발언으로 이미 판매하신 분들을 위해 잡화 상점에서 5천키나에 캐릭터당 50개까지 재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며 "운영이 미숙한 점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 이용자 의견 즉각 반영…대규모 개선 단행
운영진은 이용자들의 피드백을 적극 수용해 여러 정책을 롤백하거나 개선했다. 원정 및 초월 던전의 보상 횟수 차감 시점을 보스 처치 시에서 오드 에너지 큐브 오픈 시로 되돌렸다. 이용자들이 선호하는 기존 방식으로 원복한 것이다.
큐브 보상 개선도 이뤄졌다. 오드 에너지 큐브를 사용하면 획득 가능한 키나와 강화석이 50% 대폭 상향됐다. 일일 키나 획득 제한(200만)을 적용하더라도 던전 클리어를 통해 더 많은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개선한 것이다. 26일 점검 전 플레이한 이용자들에게는 소급 보상도 지급된다.
날개 분해 시 강화석 획득량도 롤백됐다. 임시로 300개만 지급되던 것을 원래대로 9만개를 받을 수 있도록 복구했다. 이미 날개를 분해한 이용자들에게는 차액을 소급해서 지급할 예정이다. 장착한 경우에는 원하는 이용자에 한해 회수 가능 여부를 확인 중이다.
각성전과 토벌전의 일일 플레이 횟수는 줄이되 보상은 늘렸다. 숙제가 많다는 의견을 반영해 횟수를 줄였지만, 획득 가능한 보상은 줄어든 횟수만큼 상향 조정했다. 시즌 주간 미션의 달성 횟수도 함께 조정됐다. 상급 바람의 비약 제작 시 바람의 비약을 사용할 수 없던 버그도 수정됐다.
이용자들은 "불만 사항을 바로바로 고쳐준다", "이용자 말을 진짜 듣는 운영진", "이런 대응 속도 처음"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운영진은 "무의미하게 사냥하는 것보다 던전을 완료했을 때 보상을 더 지급하는 방향으로 가겠다"고 밝혔다.
◆ 성장 격차 해소와 봇 대응 강화
일일 키나 획득 제한(200만)이 필드뿐 아니라 원정, 초월, 성역 던전 등 전 콘텐츠에 확대 적용됐다.
김 PD는 "상위 10%를 제외한 90%의 이용자가 200만을 넘지 않는다"며 "모두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설명했다. 드라웁니르 던전에서 최다 160만 키나를 획득한 사례는 있었지만, 200만을 넘긴 이용자는 없었다.
봇 대응도 강화된다. 작업장의 대규모 유입으로 경제가 망가지는 것을 막기 위해 상점 매입가를 전반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장비 및 기타 아이템을 상점에 판매해 키나를 마련하는 봇 활동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김 PD는 "이용자분들께 불편을 드려 정말 죄송하다"며 이해를 구했다.
대량의 봇을 제재할 수 있는 패턴이 새로 발견돼 처리에 들어간다. 운영진은 계속 패치하고 막고 있지만, 이용자가 많다 보니 대규모로 유입되는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후에는 매크로 관련 신고 기능도 추가할 예정이다.
타 서버로의 키나 이동을 막기 위해 파티 분배 시스템도 조정된다. 파티 미팅 포스에서 고급 아이템 분배는 한동안 주사위 굴리기만 사용할 수 있도록 입찰 방식을 제한한다. 입찰을 선택하더라도 주사위로 동작하게 되며, 가능하다면 고급 분배 자체를 막는 쪽으로 진행할 방침이다.
이용자들은 강력한 봇 대응에 대해 "경제를 지키려는 노력이 보인다", "불편하더라도 필요한 조치"라며 이해를 표했다.
운영진은 "작업장으로 인해 경제가 망가지는 것을 막기 위한 부득이한 결정"이라고 거듭 설명했다.
◆ 파격적 보상과 내달 3일 밸런스 패치 예고
긴 점검으로 불편을 겪은 이용자들에게 파격적인 보상이 지급된다. 멤버십 기간은 3일 연장되며, 차주 정기 점검까지 연장 적용된다. 보상 아이템으로는 부활의 정령석 10개, 음식 및 주스 10개, 전투 강화 주문서 10개, 오드 에너지 3개가 지급된다.
김 PD는 "많은 분들이 부활의 정령석을 원하시는 것 같아 10개를 추가했다"며 "조금이나마 위로가 될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이용자들은 "이용자가 원하는 부활석을 넉넉하게 넣어준 센스", "형식적인 보상이 아니라 진심이 느껴진다"며 호평했다.
많은 이용자들이 요청한 직업 밸런스 조정이 내달 3일 단행된다. 김 PD는 "이용자들이 불편을 느낀 부분을 모두 인지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일정을 제시했다. 차주부터 직업 클래스 케어가 시작될 예정이며, 많은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일일 던전 플레이 방식도 개선된다. 빠르게 클리어할 수 있도록 플레이 시간을 대폭 단축할 방침이다. 운영진은 "플레이하시는 시간을 많이 잡아먹지 않는 쪽으로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당초 지난 26일 오픈 예정이었던 신규 서버는 안정화를 위해 27일 오후 8시로 하루 연기됐다. 신규 서버는 독립적으로 운영되며, 통합거래소에 포함되지 않는다. 다른 서버와의 매칭도 성장도가 따라온 후 이용자들의 의견을 수렴해 진행할 예정이다.
◆ "이런 운영진 오래 봤으면"…게임업계 새 기준 제시
소인섭 사업실장과 김남준 개발PD는 방송 중간과 끝부분에서 거듭 "오늘 플레이하기 위해 기다리던 분들께 정말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김 PD는 "하루가 멀다 하고 문제를 만들고 불편을 드린 점 정말 사과드린다"며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운영진은 "매끄럽게 서비스를 제공했어야 하는데 계속 불편함을 드렸다"며 "추후 이런 일이 없도록 더욱 꼼꼼하게 보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용자들의 질문과 피드백에 대해서도 "모두 보고 있으며, 가고자 하는 방향과 맞는 것들은 체크해서 잘 서비스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용자들은 오히려 운영진의 진정성 있는 태도에 신뢰를 표했다.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이 정도면 충분하다", "솔직하게 다 공개하는 게 더 좋다", "이런 운영진이면 게임 오래 할 수 있다"는 반응이 쏟아졌다.
특히 한 이용자는 "문제가 생긴 건 아쉽지만 이렇게 투명하게 대응하는 운영진은 처음 본다"며 "오히려 신뢰가 더 생겼다"고 전했다.
방송을 늦게 시청한 이용자들을 위해 운영진은 주요 내용을 반복해서 설명했다. 어비스 포인트 전체 회수와 7일 정지, 영구정지 대상 등 제재 관련 질문에도 친절하게 답변했다.
운영진은 "갑작스럽게 방송에 와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며 "더 열심히 하는 아이온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아이온2'는 이번 대응을 통해 '투명한 소통'과 '신속한 실행'이라는 게임 운영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서버는 지난 26일 오후 라이브 방송이 종료 후 정상화돼 이용자들을 맞이했다.
【 청년일보=조성현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