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비만치료제가 국내외 제약시장에서 주요 트랜드 중 하나로 부상 및 유지될 가능성이 높으며, 특히 경구용 비만치료제가 주요 화두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시장의 예상보다 더 빨리 글로벌 매출 1위 의약품에 등극한 GLP-1 기반 치료제는 2030년까지 전례 없는 매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먼저 삼일PwC에 따르면 전체 처방약 시장 중 GLP-1 기반 치료제 매출 비중이 2030년 9%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2024~2030년 연평균 성장률은 20%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일라이 릴리의 비만·당뇨치료제 마운자로·젭바운드(성분명: 터제파타이드) 매출은 2030년 620억 달러에 도달해 역사상 최고의 블록버스터 약물에 등극할 것으로 예측했으며, 2030년 매출 상위 10위 의약품 중 절반과 가장 유망한 파이프라인 후보 10개 중 4개는 GLP-1 기반 약물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DB증권도 비만 인구 수 증가 및 치료제 개발에 따른 성장으로 2020년 30억 달러에서 2024년 300억 달러로 100 성장한 것에 이어 2034년에는 1천300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으며, 최근 임상 중인 비만/대사 질환의 40%는 경구용이라는 점에서 향후 유지요법의 시장이 확장될 것으로 분석했다.
삼정KPMG도 비만·대사질환 및 항암제 중심의 바이오의약품 시장 성장으로 단일클론항체와 단백질·펩타이드(GLP-1 등) 분야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측, 주요 분야별 중심의 기술 및 설비 고도화 투자 기반의 차별화된 파이프라인 전략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내비쳤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비만치료제 시장에서도 ▲경구용 비만치료제 ▲근육 유지 비만치료제 ▲다중 작용(여러 표적을 조절해 복합적인 치료 효과를 내는 약물) 비만치료제 등이 부상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중에서도 내년에 주요 트랜드로 떠오를 비만치료제로는 경구형 비만치료제들이 꼽히고 있으며, 경구형 비만치료제 출시 이후 업계 경쟁 구도가 확정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 22일(현지시각) 미국 식품의약청(FDA)는 노보노디스크가 개발한 세마글루티드 성분의 ‘경구용 위고비(이하 위고비정)’을 허가했다. 이번에 허가된 ‘경구용 위고비’는 1일 1회 경구 투여하는 정제(알약) 형태의 의약품으로, 총 4개 품목(1.5mg·4mg·9mg·25mg)에 대한 허가가 이루어졌다.
노보노디스크는 내년 1월 초 미국에서 위고비정을 출시할 예정이며, 유럽에서도 빠른 시일 안에 품목허가를 획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라이 릴리도 경구용 비만치료제 ‘오포글리프론’의 품목허가를 내년 1분기에 신청할 계획이다. 오포글리프론은 소분자 기반 의약품으로 생산비용이 낮고 대량생산에 유리한 구조로 평가되고 있다.
국내 기업으로는 저분자 GLP-1RA비만치료제를 개발 중인 일동제약이 주목을 받고 있다.
일동제약은 저분자 GLP-1RA비만치료제 ‘ID110521156’을 개발하고 있다. 임상 1상을 통해 우수한 내약성과 효능을 입증한 상황으로, 경구용 저분자 비만치료제로 시장의 판도를 변화시키려는 다수 글로벌 빅파마 대상 기술수출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긍정적인 전망 등이 제시되고 있다.
이처럼 경구용 비만치료제가 부상하고 있는 이유는 현재 펩타이드 기반 비만치료제 시장은 높은 약가부담과 지속 제형으로 인한 부작용 조절의 어려움으로 전체 비만인구의 약 2% 내외만이 처방받는 상황에서 저분자 경구형 치료제가 등장할 경우 시장의 판도 자체를 변화시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유지요법에도 사용 가능한 비만치료제가 마련된다는 점과 편의성 개선을 통해 환자의 복용·투약 순응도를 개선하는 장점도 경구용 비만치료제의 강력한 장점이자 경쟁력 중 하나다.
마이크 더스트다르 노보노디스크 CEO는 “위고비 알약이 승인됨에 따라 환자들은 기존 위고비 주사제만큼 효과적인 체중 감량을 일 1회 복용하는 방식의 편리한 치료법을 이용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위고비정은 과체중 또는 비만 환자를 위한 최초의 경구용 GLP-1 치료제”라며 “현재 시판되는 다른 어떤 경구용 GLP-1 치료제도 위고비정 만큼의 체중 감량 효과를 제공하지 못하는 바, 환자들에게 큰 의미를 갖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도 “경구제와 주사제는 서로 다른 제형 및 투여방식으로 환자의 선호도와 임상 상황에 따라 차별화된 역할을 할 수 있는 제형이며, 특히 경구제는 환자 편의성이 크고 시장 자체를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주사제는 비싸고 투약 시 불편한 부분이 있어 유지치료로 치환되는 환자들을 중심으로 경구제는 고정적인 수요층이 있는 시장”이라면서 “앞으로 경구제 시장이 주사제 시장보다 더 중요해질 수도 있다”고 견해를 내비쳤다.
【 청년일보=김민준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