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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구석구석] ㉑ 도봉구, K-컬처 입은 '동북권 심장'...베드타운의 "유쾌한 반란"

창동역세권 서울아레나·복합허브 조성...동북권 중심 지형 재편 예고
규제 걷어낸 도봉산 자락 주거 재생...자연과 조화 이루는 정주 환경 조성

 

<서울 구석구석: 공간에 새겨진 도시 변화의 서사> 시리즈는 서울의 역동적인 변화를 공간의 재구성이라는 프리즘으로 분석한다. 과거의 유산과 현재의 삶, 그리고 미래를 향한 도시의 전략이 교차하는 지점을 찾아, 그 현장의 모습과 변화를 입체적으로 다룬다. 도시의 물리적 변화가 개인의 일상, 경제, 문화, 심지어 정치적 지형까지 어떻게 바꾸어 놓았는지 살펴보고 서울이라는 거대 도시의 다층적인 정체성을 탐구하는 데 의미가 있다. 그 21번째 장소로, 서울의 북단 외곽이라는 지리적 고립을 탈피해 동북권의 새로운 문화·경제 지도를 그리고 있는 도봉구를 조명한다. [편집자 주]

 

【 청년일보 】 길 도(道)에 봉우리 봉(峰)을 쓰는 지명은 깎아지른 듯한 바위 봉우리들이 병풍처럼 둘러싼 지형적 특성을 반영한다.

 

도봉구는 오랫동안 도봉산과 중랑천에 둘러싸인 쾌적한 주거지이자, 서울 도심으로 출퇴근하는 이들의 전형적인 베드타운으로 기능해 왔다. 1970년대 이후 대규모 아파트 단지와 저층 주택가가 혼재된 형태로 성장한 도봉구는 서울의 팽창 과정에서 가장 나중에 주목받은 변방 중 하나였다.

 

그러나 2026년 현재의 도봉구는 창동역 일대를 중심으로 대규모 정비사업이 진행되며 과거의 베드타운 이미지를 빠르게 걷어내고 있다. 단순한 주거지 확대를 넘어 문화 인프라와 첨단 비즈니스를 결합한 동북권의 신경제 중심지로의 진화를 시도하는 단계다.

 

 

◆창동역 일대의 대개조, 서울아레나와 씨드큐브 창동
도봉구 공간 변화의 핵심축은 창동역세권 개발 사업이다. 과거 철도 부지와 공영 주차장으로 활용되던 창동역 일대는 이제 서울의 새로운 문화 랜드마크가 될 서울아레나 조성 사업의 중심지가 되었다.

 

서울 최초의 K-팝 전문 공연장인 서울아레나는 약 1만8천석 규모의 관람석을 갖춘 복합문화시설로, 현재 공사가 본궤도에 오르며 도봉구의 경제 활력을 끌어올리는 마중물 역할을 하고 있다.

 

이미 완공되어 운영 중인 씨드큐브 창동은 이러한 변화의 신호탄이었다. 창업 및 업무 시설과 주거가 결합된 이 공간은 청년 창업가들을 유입시키며 정체되어 있던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이와 연계된 창동역 복합환승센터 건립은 교통 체계의 대대적인 혁신을 의미한다. 지하철 1·4호선에 더해 공사가 진행 중인 GTX-C 노선이 개통되면 창동역은 삼성역까지 10분대에 도달 가능한 광역 교통 허브가 가능하다는 평가다.

 

 

◆자연과 주거의 공존, 규제 완화가 이끄는 주거 지형 재편

도봉구의 공간적 가치는 도봉산이라는 천혜의 자연환경과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 수십 년간 고도 제한과 개발 규제에 묶여 있던 도봉산 인근 저층 주거지들은 최근 정책적 전환점을 맞이했다.

 

서울시의 고도지구 개편에 따라 합리적인 규제 완화가 적용되면서 방학동과 쌍문동 일대의 재개발 사업이 활기를 띠고 있다.

 

특히 소규모 정비 모델인 모아타운 사업은 노후 주택가의 만성적인 주차난을 해결하며 도봉구식 주거 재생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주거 공간의 또 다른 축인 노후 대단지 아파트들도 본격적인 재건축 궤도에 올라섰다.

 

창동 상아1차와 삼환도봉아파트가 최근 사업시행자 지정을 마쳤으며, 쌍문한양1차는 지난해 말 조합설립인가를 획득하며 속도를 내고 있다.

 

3천169세대에 달하는 방학신동아1단지를 포함해 약 1만 가구 규모의 노후 주택들이 정비계획 수립과 안전진단 통과를 거쳐 최고 47층 높이의 초고층 단지로의 변모를 현실화하는 과정에 있다.

 

창동역 인근에서 공인중개업소를 운영 중인 A씨는 "과거 도봉구는 서울의 끝자락이라는 인식이 강해 거주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경향이 있었다"라며 "앞으로 창동역 개발과 노후 아파트 재건축이 눈에 보이게 진행되면 실거주자와 투자자들에게도 메리트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광역 교통망 연계와 균형 발전의 숙제
도봉구의 대대적인 공간 재편은 서울 동북권 전체의 균형 발전이라는 과제와 연결되어 있다.

 

약 3천120억원 규모의 민간 자본이 투입되는 서울아레나를 비롯한 각종 인프라 구축 사업이 지역 주민의 실질적인 소득 증대와 고용 창출로 이어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대규모 개발에 따른 교통 혼잡 문제와 기존 상권과의 상생 방안 마련도 지속적인 과제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창동역세권 개발이 동북권의 지형을 바꿀 핵심 사업임은 분명하나 최근 급등한 공사비와 금리 부담이 노후 단지들의 정비 속도를 늦추는 변수가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대규모 문화 인프라가 완공되는 2027년 이후에야 실질적인 인구 유입과 상권 활성화 효과를 가늠할 수 있다"라며 "단기적인 가격 상승 기대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사업성 검토와 정책적 지원이 뒷받침되어야 할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결국 도봉구의 진화는 물리적 개발을 넘어선 공간의 질적 전환에 방점이 찍혀 있다. 창동역을 중심으로 한 광역 교통 허브 구축과 노후 주거지의 현대화가 성공적으로 맞물릴 때 도봉구는 서울 북단의 배후 주거지라는 한계를 넘어 동북권의 새로운 중심축으로 기능할 전망이다.

 

 

【 청년일보=김재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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