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NH투자증권이 차기 대표이사 선임을 미루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회사는 자본시장 환경 변화와 IMA(종합투자계좌) 인가 등 사업 여건 변화를 이유로 들며 지배체제 전환을 검토할 필요성을 제시했다. 다만 증권업계 일각에서는 그 이면에 농협 내부 인사 변수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최대주주인 NH농협금융지주와 농협중앙회를 둘러싼 지배구조와 강호동 중앙회장에 얽힌 사법 리스크가 인선 지연의 변수로서 지목된다. 중앙회 개혁안 추진 및 강호동 회장의 거취에 대한 불확실성 등이 맞물리면서 NH투자증권 대표 선임이 늦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증권업계 일각에선 이같은 변수들이 정리되는 시점에 NH투자증권 차기 대표 인선의 윤곽이 드러나리란 관측이 제기된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지난 11일 이사회를 열고 오는 26일로 예정된 정기 주주총회 안건에서 대표이사 선임안을 제외하기로 결정했다.
NH투자증권은 이에 대해 자본시장 환경 변화 및 회사 규모가 확대된 배경을 들었다. 새로운 여건에 대응하기 위해 지배구조 체제 전환 필요성을 검토할 시점이라는 것이다. 특히 이번 이사회 일정은 금융당국의 IMA(종합투자계좌) 사업자 지정 안건 심의와도 맞물렸다.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 11일 NH투자증권에 IMA 사업자 자격을 부여하는 안건을 의결한 바 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자기자본이 10조원에 육박하는 등 회사 규모가 커진 데다 최근 증권선물위원회에서 IMA 인가 안건이 의결되는 등 사업 환경에도 변화가 있었다”며 “이 같은 상황을 반영해 이사회에서도 지배구조 체제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NH투자증권은 향후 이사회에서 단독대표, 공동대표 또는 각자대표 등 지배구조 체제를 결정한 뒤 경영승계 절차를 재개할 계획이다. 이후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대표이사를 선임할 예정이다. 다만 취재 결과 아직 이와 관련한 일정은 미정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NH투자증권에서 차기 대표 인선과 관련해 단독 및 각자, 공동대표 등 세 가지 안을 동일선상에 놓고 고민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어느 쪽으로 기울 가능성이 높은지에 대해선 현재로서 섣불리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런 가운데 증권업계 일각에선 차기 대표 인선 지연을 둘러싼 NH투자증권의 공식 입장을 단순한 명목에 불과한 해명으로 보는 분위기도 읽힌다. 실질적으론 농협금융지주 및 농협중앙회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비롯해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의 리스크가 인선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해석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IMA 인가는 지주사 차원의 증자를 통해 이미 8조원 요건을 맞춰둔 상태인 만큼 충분히 예견됐던 사안"이라며 "인가 통과 등을 이유로 갑자기 인선을 미루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짚었다. 결국 지배구조 검토라는 명분이 인선 지연의 '시간 벌기용' 아니냐는 의구심이다.
농협중앙회는 농협금융지주의 지분 100%를 보유한 단일 주주로서, 그동안 계열사 CEO 인사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이번 NH투자증권 대표 선임 과정에서도 강 회장과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특정 인사가 후보로 부상하며 내부 잡음이 끊이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중앙회의 과도한 계열사 개입을 막으려는 당정의 움직임도 NH투자증권 차기 인선을 지연시키는 요소다. 정부와 여당은 중앙회장의 금융계열사 경영 개입을 차단하는 내용의 농협 개혁안을 추진 중이다. 금융당국 또한 과거 NH투자증권 대표 선임 과정에서의 중앙회 개입 논란을 예의주시하며 지배구조 개선을 압박하고 있다.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을 둘러싼 불확실성 역시 간과하기 어렵다. 강 회장은 지난 2024년 회장 선거 당시 금품 제공 의혹 및 재단 사업비 4억9천만원 유용 정황 등 6건의 비리 혐의로 수사기관에 의뢰된 상태다. 중앙회장의 거취가 불투명해지면서 그의 입김을 배제할 수 없는 금융계열사 인사 판도 전체가 불안정해진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결국 NH투자증권의 차기 대표 인선은 오는 24일로 예정된 농협중앙회 자체 개혁안 확정과 강 회장의 수사 향방에 따라 그 윤곽이 드러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NH투자증권 차기 대표 인선은 단순히 증권사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농협 전체 인사 흐름과 맞물려 있는 걸로 안다”며 “중앙회 이슈가 정리돼야 금융지주와 자회사 인사도 방향이 잡힐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편 NH투자증권 관계자는 “금융지주에선 차기 대표 후보 리스트 명단에 관여할 수 있지만 강제성은 없다”며 “NH투자증권은 자체적으로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한다”고 말했다.
【 청년일보=신정아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