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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담합 제재에"…식품업계, 과징금 부담에 수익성 악화 '이중고'

전분당 담합 매출 6조2천억…과징금 최대 1조2천억원 전망
밀가루 7개사 담합 판단…과징금 최대 1조1천600억 가능성
삼양사, 과징금 누적 반영 시 차입 부담 확대 가능성 '부각'
대상, 과징금 반영에 순손실 전환…"차입 확대 가능성 제기"
CJ제일제당, EBITDA 2조3천억원…재무 영향은 제한적 평가
"규제 강화·물가 압박 겹쳐…식품업계, 판가 정책 변화 전망"

 

【 청년일보 】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의 전분당, 밀가루 등 소재 식품 전반에 대한 가격 담합 제재 확대가 주요 식품기업들의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와 함께 과징금 규모가 최대 수조원대에 이를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는 가운데, 가격 인하 압력과 규제 강화까지 겹치며 업계 전반의 재무적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19일 정부에 따르면, 공정위는 지난 6일 전분당 제조업체 4개사(대상, 사조CPK, 삼양사, CJ제일제당)가 약 7년 6개월(2018년 5월~2025년 10월) 동안 판매가격을 담합한 행위를 적발했다. 공정위는 이들 업체에 가격 재결정 명령과 시정조치, 과징금 부과 및 관련 임직원 고발 의견을 제시했다.

 

전분당 담합 행위와 관련된 매출 규모는 약 6조2천억원으로 산정됐다. 관련 매출액의 20% 수준이 과징금으로 부과될 경우 과징금 규모는 최대 1조2천400억원에 이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밀가루 업계에 대한 제재도 이어지고 있다. 공정위는 대선제분, 대한제분, 사조동아원, 삼양사, 삼화제분, CJ제일제당, 한탑 등 7개 제분사가 약 6년(2019년 11월~2025년 10월) 동안 밀가루 판매가격과 물량 배분 과정에서 담합 행위를 했다고 판단하고 시정명령과 과징금 부과 의견을 제시했다.

 

밀가루 담합과 관련된 매출 규모는 약 5조8천억원으로 추산된다. 이에 따라 과징금은 최대 1조1천600억원 수준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여기에 공정위는 전분당 부산물 가격 담합과 일부 입찰 담합 행위에 대한 조사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져 향후 추가 제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신용평가업계는 삼양사, 대상, CJ제일제당이 단기적으로는 과징금 부담을 감내할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가격 통제력 약화와 수익성 저하라는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삼양사의 경우 식품과 화학 사업을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가 분산돼 있고, 제당·전분당·제분 등 소재 식품 분야에서 높은 시장 지위를 확보하고 있다.

 

다만 설탕 담합 과징금 1천302억원에 이어 제분 및 전분당 관련 과징금까지 반영될 경우 최근 완화됐던 차입 부담이 다시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제당·제분·전분당 부문이 2022년부터 2024년까지 평균 기준 전체 매출의 약 44.5%, 영업이익의 약 42.7%를 차지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가격 인하에 따른 이익 감소 영향도 적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대상 역시 과징금 부담과 가격 인하 영향이 동시에 나타날 수 있다는 평가다. 대상은 식품·소재·바이오 사업을 기반으로 '미원', '청정원', '종가' 등 브랜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종합식품기업이다.

 

실제 대상은 전분당 담합 관련 과징금 추정액을 일시 반영하면서 지난해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약 5천750억원의 현금 및 금융상품을 보유하고 있어 단기적인 대응은 가능하지만, 차입 규모는 일정 수준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또한 공정위 조사 이후 전분당과 식용유 제품 가격을 3~5% 인하한 점도 부담 요인이다. 주요 제품의 가격 통제력이 약화되면서 향후 수익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CJ제일제당 역시 소재식품 부문 담합과 관련해 약 1천500억원 규모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이와 함께 과징금 추정치와 관계사 손상 등을 반영하면서 지난해 연결 기준 당기순손실 4천170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CJ제일제당은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EBITDA(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가 약 2조3천억원에 달하는 만큼 과징금에 따른 재무적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설탕을 포함한 소재식품 가격 인하와 공정위 규제 강화 흐름을 고려하면, 향후 소재식품 부문의 가격 결정력은 기존 대비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신용평가업계는 향후 공정위 의결 과정에서 업체별 과징금 규모가 확정되고, 이후 행정소송 등 절차에 따라 실제 부담 수준이 달라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주호 한국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과점 시장을 이루고 있는 국내 음식료 산업 특성상 경쟁 구도가 크게 변화할 가능성은 낮다"면서도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와 규제 강화로 가격 통제력이 약화되는 가운데 제품별 판가 정책에도 변화가 나타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향후 과징금 규모와 제품 가격 추이, 이에 따른 각 기업의 이익창출력 변화와 유동성 대응 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모니터링해 신용도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강정하 한국기업평가 기업2실 선임연구원은 "과징금 부과로 인해 해당 업체들의 수익성 악화와 현금흐름 저하는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만 업체별로 과징금 부담 수준과 영향은 차별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조사 결과에 따른 최종 과징금 규모와 리니언시(Leniency·자진신고 감면제도) 적용 여부 등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 청년일보=권하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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