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은행권 전반으로 금요일 조기퇴근을 골자로 한 '주 4.9일 근무제' 도입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IBK기업은행·KB국민은행에 이어 NH농협은행까지 가세하면서 주요 시중은행 대부분이 근무시간 단축 체제로 전환하는 분위기다.
주요 은행들이 ‘주 4.9일제’ 도입에 맞춰 근무체계와 점포 운영을 재편하며, 고객 불편을 줄이고 접점 유지를 동시에 꾀하는 절충형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오는 27일부터 매주 금요일 퇴근 시간을 기존 오후 6시에서 오후 5시로 앞당기는 조기퇴근제를 시행한다. 영업점 운영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로 기존과 동일하다.
앞서 기업은행은 올해 1월부터, 국민은행은 이달부터 같은 제도를 도입했다. 신한·하나·우리은행도 연내 시행이 유력해 사실상 은행권 전반으로 확산되는 흐름이다. 해당 제도는 지난해 금융노조와 사용자협회 간 산별 교섭을 통해 합의된 사항으로, 주 4.5일제 도입 요구의 절충안 성격이 강하다.
은행들은 근무시간 단축을 통해 일·생활 균형을 개선하고 조직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주요 은행들은 ‘주 4.9일제’를 도입하는 동시에 야간 점포와 탄력 점포를 확대하는 등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고 고객 접점을 유지하기 위한 절충형 전략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최근 평일 밤 9시까지 금융 업무가 가능한 ‘하나 9시 라운지’ 운영을 시작했다. 하나 9시 라운지는 직장인 유동인구가 많고 소상공인 사업장이 밀집해 자동화코너 이용 수요가 높은 지역에 위치한 ▲잠실새내역금융센터지점 ▲이수역지점 2개 지점에서 우선 시행했다.
하나은행은 해당 지점 오픈 이후 손님을 대상으로 라운지 운영 안내 및 홍보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에는 9시 라운지에 대한 이용시간·이용가능 업무 등 방문을 위한 문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기존 영업점이 오후 4시에 문을 닫는 것과 달리 해당 점포는 오전 9시부터 밤 9시까지 운영된다. 화상 상담 기반의 디지털 무인 점포 형태로 운영되며, 인터렉티브 텔러 머신(ITM)을 통해 영업시간 이후에도 직원과 실시간 상담이 가능하다.
방문 고객들은 ▲예적금 신규·재예치 ▲각종 제신고 ▲개인대출 간편 상담 ▲인터넷·스마트폰 뱅킹 등 전자금융 가입·변경 ▲일회용 비밀번 생성기(OTP)·보안카드 발급 및 등록 ▲체크카드 발급 등 상담이 필요한 주요 금융 업무들을 평일 밤 9시까지 편리하게 처리할 수 있다.
‘하나 9시 라운지’에는 화상상담 기기(ITM) 외에도 ‘스마트 텔러 머신(STM)'과 ’자동화기기(ATM)'가 함께 배치돼 ▲입출금 통장 신규·재발급 ▲계좌이체 ▲공과금 납부 등 일상적으로 자주 이용하는 금융 업무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하나은행은 화상상담 기반의 무인 라운지 이용에 익숙치 않은 고령층 등 디지털 취약 손님들의 이용 접근성과 편의성 제고를 위해 기기 사용 안내를 돕는 전담 컨시어지도 배치했다.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는 지점 대면 창구와 ‘하나 9시 라운지’가 병행 운영돼 영업점 창구 혼잡도가 분산되고 손님 대기시간도 단축될 것으로 기대된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손님들이 은행 영업시간 이후에도 본인의 생활 패턴에 맞춰 원하는 시간에 편리하게 은행 업무를 처리할 수 있도록 ‘하나 9시 라운지’ 운영을 개시하게 됐다”며 “추후 9시 라운지의 운영 현황을 면밀히 분석해 손님 거래 편의성을 강화해 나가고 상권·입지 등 운영 효율성을 고려해 라운지 확대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다른 시중은행들도 유사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KB국민은행의 ‘9To6 Bank’ 혁신적인 영업점 운영모델로 꼽힌다.
KB국민은행은 2022년 3월 14일부터 ‘9To6 Bank’를 시행해, 현재 72개 점포에서 운영 중이다. ‘9To6 Bank’는 일반적으로 오후 4시까지인 운영시간을 오후 6시까지 확대해 고객 불편을 줄이고 양질의 금융상담을 제공한다. 대면 채널 혁신을 통해 시중은행 뿐만 아니라, 인터넷전문은행과도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KB국민은행은 ‘9To6 Bank’를 통해 고객 편의와 서비스 만족도를 제고하는 동시에 내부 직원들의 근무환경도 개선했다. ‘9To6 Bank’ 직원은 오전조·오후조로 나뉘어 근무한다. 오전조의 경우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오후조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 창구에서 고객상담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외에도 NH농협은행은 관공서와 상가 밀집 지역을 중심으로 탄력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점포 특성에 따라 오전 일찍 문을 여는 ‘얼리뱅크’ 형태나 오후 늦게까지 운영하는 ‘애프터뱅크’ 형태로 영업시간을 달리 적용하는 방식이다.
우리은행은 무인점포 ‘디지털 익스프레스’ 19곳을 운영하고 있다. 디지털 익스프레스는 디지털데스크(화상상담)와 키오스크 설치된 무인점포로 스마트키오스크를 통해 ▲통장 ▲체크·보안카드 ▲카드형OTP 현장 발급 등이 가능하다. 운영시간은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주말·공휴일은 오후 12시~6시까지다.
이처럼 은행들이 최근 근무시간 단축에 나서면서도 동시에 영업시간을 확대하는 것은 고객 이탈을 최소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모바일·비대면 금융이 확산되고 있지만, 대면 상담이 필요한 금융 수요가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특히 대출 상담이나 고령층 고객 서비스 등은 대면 채널 의존도가 높은 영역으로 꼽힌다. 이에 따라 점포 형태 다양화를 통해 고객 수요에 대응하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요일에 한 시간 일찍 퇴근하는 근무시간 단축 논의가 확산하면서 은행들도 내부 근무체계와 점포 운영 방식을 함께 조정하고 있다”며 “직원 근무여건을 개선하면서도 고객 접점을 유지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 청년일보=김두환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