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롯데쇼핑이 지난해 영업이익 성장에도 내수 시장 영향력은 점차 축소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유통업의 특성상 강력한 내수 기반 수익 구조가 실현될 때 지속 가능한 사업이 가능하다고 설명하면서, 롯데쇼핑이 국내 매출을 끌어올리기 위해 부진한 사업부에 대한 과감한 구조조정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작년 시장의 기대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올리며 반등의 계기를 마련하는 데 성공했다.
구체적으로 롯데쇼핑은 작년 각각 13조7천384억원의 매출과 5천470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1.3%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대비 15.6% 증가했다.
업체 측에 따르면, 백화점 대형점 중심의 집객 확대와 외국인 관광객 구매 증가, 베트남 사업의 가파른 성장세가 이와 같은 호실적을 뒷받침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국내 유통 시장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롯데쇼핑은 작년 '선방' 이상의 준수한 실적을 거뒀다고 평가할 수 있다"라며 "전체적인 매출 규모는 소폭 줄었지만, 이를 상쇄할 수 있는 영업이익이 높은 수준으로 반등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어려운 업황 속에서 일궈낸 성과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서는 롯데쇼핑이 내수 시장에서 영향력을 점진적으로 상실하고 있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실제 작년 기준 매출 비중이 39.8%로 가장 높은 할인점 부문의 경우 주력 매출 유형인 상품에서 내수 시장에서 발생한 매출은 4조5천769억원이었다. 이는 2023년 5조366억원, 2024년 4조8천831억원 대비 각각 약 9.1%, 6.3% 감소한 수치다.
할인점에 이어 24.3%의 점유율로 전체 매출 비중의 2위를 차지하고 있는 백화점 부문도 사정은 유사하다.
같은 매출 유형에서 백화점 부문의 내수 시장에서 발생한 매출은 작년 1조6천9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23년 1조6천886억원 대비 약 4.7%, 2024년 1조6천336억원 대비 약 1.5% 줄어든 수치다.
이와 같은 현상은 주력 사업 부문뿐만 아니라 여타 사업 부문에서도 공통적으로 관측되는 현상이다.
특히 내수 시장에서 홈쇼핑 사업 부문의 위축이 가장 극적으로 도드라지고 있다. 작년 기준 홈쇼핑 부문의 상품 매출 유형에서 내수 시장 매출은 1천563억원이었다. 이는 2023년 2천221억원, 2024년 1천757억원 대비 각각 약 30%, 11% 감소한 수치다.
업계에서는 내수 시장에서의 견고한 영향력이 지속 가능한 사업 역량을 보장하는 데 필수적 요건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유통업은 기본적으로 내수 소비를 기반으로 성장하는 산업인 만큼, 국내 매출 기반이 약화될 경우 중장기적인 성장 동력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며 "최근 롯데쇼핑의 실적 개선이 해외 사업과 비용 효율화에 기댄 측면이 큰 만큼, 내수 경쟁력 회복 여부가 향후 실적 지속성의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할인점과 백화점 등 주력 채널에서의 내수 매출 감소는 단순한 일시적 흐름이 아니라 구조적 변화일 가능성도 있어 면밀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현재와 같이 사업 포트폴리오가 분산된 구조에서는 수익성이 낮은 사업부가 전체 실적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내수 시장에서 경쟁력이 떨어지는 사업에 대해서는 과감한 구조조정이나 전략 재정비가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핵심 사업에 자원을 집중하고, 소비 트렌드 변화에 맞춘 채널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체질 개선이 이뤄져야 내수 기반 회복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전문가 일각에서는 롯데쇼핑이 지나치게 많은 비효율 사업 분야를 영위하고 있다는 점을 내수 부진을 촉진하는 주요 원인으로 거론하고 있다.
실제 롯데쇼핑은 할인점·백화점·전자제품 전문업·슈퍼·홈쇼핑·영화상영업·이커머스 등 주요 사업부만 7개에 이르는 복잡한 사업 구조를 가지고 있다.
반면, 롯데쇼핑은 7개 사업부 중 단 2개의 사업부(할인점·백화점)가 50% 이상의 매출을 점유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 사업 부문을 제외한 사업부 중 지속적인 투자가 이뤄지고 있는 슈퍼·홈쇼핑·이커머스 등의 매출 비중은 16.3%에 불과하다.
전문가들은 사업부가 지나치게 복잡하고 매출 구조가 기형적으로 구성돼 있는 만큼, 사업 역량 역시 분산 투입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특히 성과가 저조한 사업부를 지속적으로 운영하며 자충수를 두고 있다는 비판적인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롯데쇼핑은 마트·슈퍼 부문에 오는 2030년까지 1조원을 투자해 오카도 스마트 플랫폼(OSP)이 적용된 고객물류센터(CFC)를 건설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또한 롯데온의 뷰티 전문 세컨드 앱 '트위즈'에 막대한 역량을 투입하고 있다.
유통업계에 정통한 한 학계 인사는 "롯데쇼핑은 막대한 인적, 재정 역량 투입에도 장기간 사업적 성과가 가시화되지 않는 사업부에 지속적으로 자원을 투입하며 비효율적 경영 시스템을 스스로 형성하고 고착화하고 있다"며 "이들 사업부에 사업 역량이 분산되면 분산될수록 주력 사업부의 신사업 전개 등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밖에 없고, 이는 시간이 지나며 누적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 자체는 리스크 분산 측면에서 긍정적일 수 있지만, 현재 롯데쇼핑의 구조는 선택과 집중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태로 보인다"며 "특히 수익성이 낮은 사업부를 장기간 유지하는 것은 단기적인 매출 방어에는 도움이 될 수 있어도, 중장기적으로는 기업 전반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핵심 사업에 대한 투자 집중과 비핵심 사업의 구조조정이 병행되지 않을 경우 제한된 자원이 분산되며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며 "결국 현재의 구조를 유지하는 한 실질적인 체질 개선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이러한 사업 구조가 내수 부진을 야기할 뿐만 아니라 급변하는 유통 환경 속 필수적인 신속한 의사결정 역시 가로막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증권사의 한 애널리스트는 "한국 유통 시장은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변화하는 '트렌드 리딩' 시장으로 국내 기업은 물론 해외 유수의 기업들도 실험적인 사업과 상품을 선보이는 공간"이라면서 "이와 같은 국내 유통 환경에서 롯데쇼핑은 7개에 이르는 사업 분야를 영위하고 있어 신속한 의사결정과 사업을 전개하는 데 태생적으로 불가능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조직 개편이 이뤄진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이와 같은 고질적 한계점이 개선될지에 대해서는 예단하기 어렵다"라며 "단기간 내 고착화된 조직 문화를 개선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롯데쇼핑 역시 이와 같은 구조적 한계를 인식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업체 측은 올해 정기 인사에서 유통군 HQ 체제를 폐지함으로써 각 계열사 중심의 책임경영을 강화하는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그룹 차원의 유통군 HQ를 해체함으로써 의사결정 구조를 슬림화하고 각 계열사가 지주사와 직접 소통할 수 있도록 체질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한편, 전문가들은 롯데쇼핑이 사업 부문 개편을 통해 유연한 의사결정 구조를 확보하고, 내수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다시 넓혀갈 필요가 있다는 제언을 내놓고 있다.
증권가의 한 연구원은 "현재 롯데쇼핑의 실적 구조를 보면 영업이익 개선은 의미 있는 성과지만, 내수 매출 감소가 동반되고 있다는 점에서 질적 성장 측면에서는 아쉬움이 남는다"며 "특히 할인점과 백화점 등 핵심 사업에서의 내수 부진은 단기적인 업황 영향이 아니라 구조적 경쟁력 약화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해외 사업 확대와 비용 효율화 전략이 일정 부분 성과를 내고 있지만, 국내 유통 시장에서의 점유율 회복 없이는 안정적인 이익 성장 구조를 만들기 어렵다"며 "결국 내수 채널 경쟁력 강화와 함께 비핵심 사업에 대한 선별적 구조조정이 병행돼야 밸류에이션 재평가도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사업이 대부분 오프라인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 전반적으로 성장률이 떨어지는 게 문제다. 그렇다보니 이를 유지하려면 판촉 마케팅 프로모션이 비용 투자 확대가 된다.
과감하게 오프라인 유통을 구조조정. 매장을 줄이거나 점포를 줄이거나, 소비 스타일이 바뀌었는데 이에 맞춰서 과감한 전환이 필요하다.
이종우 남서울대학교 유통마케팅학과 교수는 "롯데쇼핑은 어느 순간부터 트렌드를 이끄는 업체가 아닌, 이미 성공이 보장된 안정된 사업 분야의 기업을 인수합병(M&A) 하며 몸집을 키우는 업체가 됐다"며 "이렇게 될 경우 급변하는 유통 환경 속 '이미 철 지난' 트렌드에 늦게 합류하게 될 뿐만 아니라, 사업의 지속성 역시 확보하기 어렵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또한 롯데쇼핑은 전체 업황의 측면으로 봤을 때 훈풍이 불고 있는 업종에 대해서는 오히려 투자를 줄이고, 성과가 그리 긍정적이지 분야에 대해서는 이를 지속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라며 "업계의 변화에 대한 전략 구성이 늦고, 방향성을 정한 이후에도 꾸준히 투자를 단행하지 않는다는 점도 한계"라고 말했다.
그는 "이와 같은 요인들이 종합돼 내수 시장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것으로 생각된다"며 "롯데쇼핑은 '잘하는 사업'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 청년일보=김원빈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