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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新사오정 시대

 

【 청년일보 】‘정년을 40세로 정하자.’

 

매우 황당한 주장처럼 들린다. 정년을 더 늦춰도 모자랄 판에 20년 가까이 앞당기자고 주장하니 기가 찰 노릇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이런 주장은 실제 일본 학자 노리유키 교수가 오래전 펼친 바 있다.

 

이유는 이렇다. 일본은 인생 100세 시대를 우리나라보다 먼저 맞이했다. 백세 시대의 핵심은 70~80세가 되어도 경제 활동을 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와 달리 법적 정년은 60세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직장에서 법적 정년까지 마쳐 퇴직하더라도 적어도 10~20년 동안 다른 일을 하며 삶을 영위해 나가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이런 상황을 간파한 노리유키 교수는 인생을 20~40세, 40~60세, 60~75세로 3모작으로 나눠 인생을 설계해야 한다고 갈파했다. 40세 정년은 40세까지만 회사를 다녀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40세 전후에 새로운 지식 등을 습득하는 턴어라운드 지점으로 인식해 재취업 내지 다른 직업 등으로 전환해야 75~80세까지도 경제 활동이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크게 보면 20년마다 인생 재설계가 필요한데, 40세를 중요한 인생 분기점으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어떨까. 국내에서도 법적 정년은 조금씩 늘고 있다. 그렇지만 정작 법적 정년까지 다닐 수 있는 직장인 비율은 그리 높지 않다. 오히려 45세가 넘어가기 시작하면 퇴직의 압박을 슬슬 받기 시작한다. 실제 구조조정을 하는 기업에서는 희망퇴직 나이를 만45세 이상으로 정하는 기업들이 많다.

 

어떤 이는 한창 일할 나이인 40대를 회사에서 떠나게 하면 기업도 손해가 클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경영자들의 생각은 다르다. 업종마다 차이는 있지만 생산성이 비교적 높은 연령대는 30~45세 사이다.

 

이를 역으로 해석하면 45세가 넘어가기 시작하면 생산성은 조금씩 떨어진다는 의미와 맞닿아있다. 이때가 되면 관리자급으로 진입해 사내 정치내지 상사 눈치를 보는 데 더 촉각을 곤두세우는 경우가 높아질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러다 보니 회사에서는 생산성은 떨어지는데 임금 수준이 높은 45세 이상 되는 인력 비율을 되도록이면 줄여 생산성을 높이고자 하는 경향이 강하다.

 

나이와 관련해 관심을 끄는 연구논문들이 있다. 나이와 과학적 재능 간 관련 메커니즘을 연구한 노스웨스턴 대학의 벤자민 존스 교수가 대표적이다. 벤자민 존스 교수의 연구 결론을 한마디로 응축해보면 ‘위대한 과학자는 35세~40세에 과학적 창조성이 최고 절정기를 맞이한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35~40세에 창의적인 결과물을 많이 창출해낸다는 얘기다. 이를 일반 직장인에 적용해보면 사람마다 차이는 있지만 35~40세에 최고의 성과를 보이다가 그 이후가 되면 서서히 감퇴한다는 것이다. 이를 회사에 적용하면 35~40세 연령대 층에 있는 인력들이 얼마나 좋은 성과를 보여주느냐에 따라 회사 성장의 속도도 결정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비슷한 연구는 또 있다. 프랑스 파리이공과대, 독일 뮌헨대, 네덜란드 에라스무스대 공동연구진이 체스(서양장기) 선수들의 경기력을 분석해 사람의 일생에 걸친 인지 능력 변화를 연구해보니 사람의 인지 능력은 35세에 정점을 찍고 45세 이후에 서서히 감소한다는 결과를 도출했다.

 

쉽게 얘기하자면 45세가 넘어가면 머리가 점점 나빠지기 시작한다는 것이 학문적으로도 입증된 셈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IMF 외환위기를 전후로 회사에 대한 충성심이 상당수 사라지기 시작했다. 은행과 대기업이 무너지면서 회사가 더 이상 일자리를 보장해주지 않는 다는 사실을 목독(目讀)했기 때문이다.

 

최근 몇 몇 대기업을 중심으로 MZ세대(80~90년대생)들이 임금 불만을 표출하는 것도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정년까지 회사를 다니기 힘들다는 사실이 밑바탕에 깔려있다. 어느 정도까지 회사를 다니다가 다른 곳으로 이직 혹은 창업 등을 하겠다는 생각이 강하다는 얘기다.

 

이러다 보니 자신이 회사를 다닐 때만큼은 일한만큼 공정한 댓가를 받아야 한다는 인식이 높아진 것이다. 지난 2000년대생들이 본격적으로 회사에 입사할 시점이 되면 정년까지 회사를 다니겠다는 비율은 지금보다 훨씬 줄어들 수밖에 없다. 회사도 인력과 보상 체계를 완전히 바꾸어야 한다.

 

문제는 운이 좋아 법적으로 정해진 정년까지 일을 한다고 해도 그 이후 새로운 일을 찾아 20여년동안 경제 활동을 하기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정년까지 학교에서 선생님으로 일하셨던 분도 20년 가까이 새로운 일을 하며 경제 및 사회 활동을 지속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런데 60세가 넘은 시점에 새로운 일을 배워서 경제 활동을 지속하기란 쉽지 않다. 50대도 사정은 비슷하다. 오히려 50대는 이미 사회적 지위와 안정적인 위치를 버리고 새로운 것을 배우려는 용기가 더 나지 않는 시기다.

 

그렇다고 30대는 너무 빠르다. 10여년 정도 직장 생활을 해봐야 사회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어느 정도 이해해야 이직이든 창업이든 성공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여러 정황들을 고려해보면 인생 100세 시대에서 40~45세 사이에 인생의 변화의 분기점으로 만들어야 하는 매우 중요한 시기다. 바로 이 시기에 70~80세까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를 새롭게 찾아 실행으로 옮겨야 한다. 만일 이 글을 읽는 독자가 20~30대 청년이라면 45세가 되기 전에 이런 고민들을 밀도 깊게 고민해볼 대목이다.

 

IMF 외환위기 때 생긴 유행어인 ‘사오정(45세 정년)’이 외부에 의한 非자발적 퇴직이었다면, 100세 시대를 살아가야 하는 지금은 45세 전후에 새로운 일을 다시 배우거나 찾기 위해 자발적 퇴사도 생각해봐야 하는 시대로 접어들고 있는 것이다.

 

물론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는 오롯이 개인이 판단할 몫이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이제는 한 가지 직장과 직업으로 100세 시대를 맞이할 수는 없다는 사실이다.

 

 

글 / 한국CXO연구소 오일선 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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