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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통제 부실에 고질적인 병폐 개선"...우리금융 차기회장에 '임종룡' 급부상

윤 대통령 “은행은 공공재” 경영 개입 공식화...회장 레이스 막판 분위기 급변
임종룡 후보 내정 시 노조 반발 거셀 듯...파업·출근저지 등 강경한 투쟁 예고
오는 3일 추가 면접 후 회장 단독 후보 내정 전망...3월 주주총회서 최종선임

 

【 청년일보 】 우리금융지주의 차기 회장 인선을 위한 절차가 최종 후보 결정만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이 유력해지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라임펀드 사태를 비롯해 700억원 규모의 횡령사고, 가상화폐 거래소와 연관된 것으로 추정되는 수상한 외환 송금 등 우리금융지주 내부에서 벌어진 연이은 악재에 대한 해법으로, 외부인사 수혈을 통한 개혁이란 정부내 분위기가 감지되면서다. 

 

3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이하 임추위)는 이날 차기 회장 숏리스트(2차 후보)에 포함된 4인을 상대로 추가 면접을 진행한 후 이르면 당일 회장 최종 후보 1인을 내정할 계획이다.

 

앞서 임추위는 지난달 27일 우리금융지주 차기 회장 후보군을 이원덕 우리은행장과 신현석 우리 아메리카 법인장, 이동연 전 우리FIS 사장,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 등 4인을 차기 회장 후보로 압축한데 이어 지난 1일 이들을 상대로 1차 심층 면접을 완료했다.

 

이들 후보들 중 이원덕 우리은행장과 신현석 우리아메리카 법인장은 내부출신이며, 이동연 전 우리FIS 사장은 현재 외부 인사로 분류되나, 한때 우리은행에 몸담았던 인물이다. 유일하게 외부 출신 인사로는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이 포함됐다.

 

은행권 안팎에서는 차기 회장에 내부인사인 이원덕 현 은행장과 외부출신인 임종룡 전 위원장간 2파전이 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아울러 지난해 우리금융지주가 완전 민영화를 이뤄낸 만큼 외부출신보단 내부출신 인사가 회장이 돼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렸다.

 

그러나 우리금융지주내 연이어 발생한 내부통제 부실로 인한 문제와 오랜 기간 동안 쌓여온 조직내 폐단을 개혁하기 위해선 이해 관계가 없는 외부 출신을 통한 개혁이 필요하다는 정부내 기류가 감지되면서 급변하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지난해에만 우리금융지주는 700억원의 내부 횡령사고를 비롯해 가상화폐와 연관된 것으로 추정되는 수상한 해외송금, 노조 관계자의 자살 등 각종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내부통제에 대한 적잖은 문제점들이 노출됐다. 

 

특히 금융당국은 700억원 횡령 사고의 경우 범행을 한 우리은행 전 직원이 약 6년에 걸쳐 직인을 도용하거나 공·사문서를 위조해 왔음에도 조기 발견을 하지 못했다는 점을 지적하며, 은행의 내부통제 기능의 작동여부에 대한 의구심을 제기했다.

 

게다가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금융위원회 업무보고에서 "(금융은) 국방보다 중요한 공공재적 시스템"이라며 "그만큼 공정하고 투명한 은행의 거버넌스(지배구조)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은행과 같이 주인이 없거나 소유가 분산된 기업들은 정부의 경영 관여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해 경영에 개입하지 않은 것"이라며 "과거 정부 투자기업 내지는 공기업이었다가 민영화되면서 소유가 분산된 기업들은 소위 스튜어드십이라는 것이 작동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스튜어드십은 연기금을 비롯한 기관투자자가 기업의 의사결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투명한 경영을 유도하는 지침을 뜻한다. 즉, 정부가 4대 금융지주의 대주주로 있는 국민연금을 통해 경영권에 개입, 금융지주를 얼마든지 압박할 수 있다는 의미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사실상 국내 금융지주의 지배구조에 대한 금융당국의 시각에 힘을 실어준 발언으로 풀이하고 있으며, 특히 정부의 투자기업에서 민영화에 성공한 우리금융지주의 지배구조 개혁을 염두해 둔 발언으로 해석하고 있다.

 

또 당일 열린 금융위 업무보고 회의에서 국내 5대 금융지주 회장들 중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만 유일하게 불참했다는 점과 외부인사를 통해 노조의 인사 개입 등 내부의 고질적 병폐를 정리·개선해야 한다는 정부의 분위기가 감지되면서 일각에선 임 전 위원장으로 기울었다는 전망이 적잖게 나오고 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윤 대통령의 해당 발언은 이번 우리금융지주 이사회뿐만이 아니라 은행권의 지배구조에 일정 부분 개입할 것이라는 정부의 의지로 풀이된다"면서 "은행권 안팎에서 임 전 위원장이 차기 회장에 좀 더 근접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임 전 위원장이 우리금융지주의 차기 회장 단독 후보에 낙점될 경우 노조의 강한 반발이 예상되고 있다. 노조는 벌써부터 '관치금융'을 비난하고 있으며, 야당 역시 임 전 위원장의 차기 회장 도전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산하 우리금융노동조합협의회(이하 우리금융 노조)는 지난달 25일 기자회견을 열고 외부 인사가 최종후보에 내정될 경우 파업을 불사한 강경한 투쟁으로 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 

 

또한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 역시 최근 임 전 위원장에 대해 "박근혜 정부의 사모펀드 규제 완화를 주도한 인물"이라며 "금융 실정 장본인의 도전은 부적절 하다"고 비판한 바 있다.

 

금융권 한 고위관계자는 "금융당국은 주인 없는 금융지주에 회장 한사람이 수년간을 인사권 등 경영권을 독점하며 전횡을 일삼고 있다는 시각이 강하다"면서 "이에 따른 내부의 고질적인 병폐가 개선되지 않는 만큼 외부 인사를 투입해 전면 개조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금융당국이 우리금융지주의 손 회장 연임 추진을 여럿 문제점들을 제기하며 좌절시킨 모양새인데 차기 회장에 관료 출신을 선임할 경우 결국 관치란 비난을 면하기 쉽지 않다"면서 "노조의 반발도 반발이나, 임 전 위원장이 끝까지 힘을 받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은 1959년생으로, 전남 보성출신으로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행정고시 24회에 합격해 공직에 입문한 후 재정경제부에서 금융정책국 은행제도과장, 증권제도과장, 금융정책과장 등을 거쳤다. 이어 기획재정부 1차관과 국무총리실장을 거쳐 2013년부터 2015년 초까지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을 지내다가 박근혜 정부에서 제5대 금융위원장을 역임한 바 있다.

 


【 청년일보=이나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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