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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철 '도쿄선언' 40주년···반도체 한파 극복 이재용 '뚝심' 주목

이병철 선대회장, 첨단 반도체 투자·메모리반도체 공장 건설 선언

 

【청년일보】 삼성그룹 창업주인 호암 이병철 창업회장의 '도쿄 선언'이 나온 지 오는 8일로 40주년이 된다. 

 

7일 재계에 따르면 이병철 회장은 1983년 2월 8일 첨단 반도체 투자를 결심하고, 메모리반도체 공장 건설을 선언했다. 당시 일본 도쿄에 있던 이병철 삼성 회장은 홍진기 중앙일보 회장에게 전화를 걸어 반도체 사업 진출 계획을 알렸다. 한국 기업사에서 '퀀텀 점프' 순간 중 하나로 꼽히는 이른바 '도쿄 선언'이다.

 

삼성은 1974년 한국반도체를 인수하며 반도체 사업에 손을 대기는 했지만 도쿄 선언 이전까지는 별다른 실적을 내지 못했다.

 

반도체 시장 진출 당시 삼성 내부에선 실패하면 그룹 절반 이상이 날아갈 수 있다는 우려가 컸지만, 이병철 회장은 당시 한 인터뷰에서 "삼성이 아니면 모험을 하기 힘들다"며 투자를 단행했다.

 

이후 삼성전자는 통상 18개월 이상 걸리는 반도체 공장을 6개월 만에 지었고, 그해 미국과 일본에 이어 세계 3번째로 64K D램을 개발했다.

 

10년 뒤인 1993년에는 메모리 반도체 글로벌 1위에 올라 30년이 지난 지금까지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256K D램 개발시에는 기존 4인치 웨이퍼에서 곧바로 6인치 웨이퍼로 '월반'했고, 일본 기업들이 1987년 불황을 맞아 설비 투자를 축소할 때는 오히려 신규 라인을 건설, 곧이어 찾아온 호황기에 누적 적자를 해소했다.

 

4M D램을 개발할 때는 '트렌치'와 '스택' 방식을 놓고 선진업체들이 우왕좌왕하는 동안 이건희 선대 회장은 수율이 높은 스택 방식을 택했고, 이후 스택 방식이 4M, 16M, 64M D램까지 기술 주류가 되면서 삼성이 메모리 분야 1위에 올라서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1996년 1기가 D램을 세계 최초로 개발한 것을 비롯해 20나노급 D램(2011년), 3차원 수직구조 1세대 V낸드(2013년), 3세대 V낸드(2015년), 10나노급 D램(2016년) 등 '세계 최초' 수식어가 이어졌다.

 

그러나 최근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Device Solutions) 부문은 최근 위기에 직면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메모리 업황 악화로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2천700억원에 그친 것이다. 이는 지난해(8조8400억원)보다 97% 급감했으며 적자를 겨우 면했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별 세부 실적을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업계 안팎에선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가 역대 최대 실적을 낸 점을 감안하면 주력인 메모리는 적자를 낸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시스템반도체의 기반이 되는 파운드리는 대만 TSMC에 밀려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의 4분기 매출은 20조700억원으로, 같은 기간 6천255억 대만달러(한화 약 26조1천8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대만 파운드리 업체 TSMC보다 적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가 집계한 지난해 3분기 세계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TSMC가 56.1%로 압도적 1위이며 삼성전자는 15.5%로 2위에 머물고 있다.

 

한편 업계에선 이병철 창업회장의 '도쿄 선언'과 이건희 선대회장의 '프랑크푸르트 선언'의 뒤를 이을 이재용 회장의 혜안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이 회장은 일단 '초격차 기술' 확보를 위한 R&D 강화에 힘을 싣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해 8월 복권 후 첫 공식 행보로 기흥캠퍼스에서 열린 차세대 반도체 연구개발(R&D) 기공식에 참석해 "차세대뿐만 아니라 차차세대 제품에 대한 과감한 R&D 투자가 없었다면 오늘의 삼성 반도체는 존재하지 못했을 것"이라면서 "기술 중시, 선행 투자의 전통을 이어 나가자. 세상에 없는 기술로 미래를 만들자"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2025년 중순 가동 예정인 반도체 R&D 전용 라인을 포함해 오는 2028년까지 연구단지 조성에 약 20조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청년일보=이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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