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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人] "산업공학을 사랑하는 청년들"…'필드캠프'에 전하는 감사와 응원

청년들의 자발적 움직임…전국 산업공학도 모임 '필드캠프'
양적·질적 성장에 더해진 도움의 손길…기업·대학 지원 늘어

 

 

【 청년일보 】 산업공학을 사랑하는 청년들이 대전 카이스트(KAIST)에 모여 지식과 생각을 나누고, 인적 관계망을 형성하는 '필드캠프(FIELD CAMP)'를 열고 성황리에 종료했다.


매년 여름 열리는 필드캠프는 공학도들이 직접 운영진을 구성해 기획부터 모집·진행까지 담당하는 순수 청년 중심 프로그램이다. 힘들었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을 잘 버텨내고 지난해부터 다시 오프라인으로 모이기 시작한 필드캠프의 15번째 운영진들을 만나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 청년이 만든 청년을 위한 캠프


행사가 열렸던 카이스트의 한 카페에서 올해 필드캠프를 기획·운영한 김단은 총기획단장, 이승현 부총기획단장, 박민영 홍보부장을 만났다. 지난 11일 3일간 이어진 행사를 무사히 마치고 만난 세 사람은 보람과 안도감이 깃든 표정을 하고 있었다. 


매년 여름 청년들이 중심이 되어 주체적으로 준비·운영하는 필드캠프는 올해 15차를 맞이했다. 지난 2008년 5개교 산업공학과(서울대학교·연세대학교·고려대학교·한국과학기술원·포항공과대학교) 중심으로 설립된 이후 참여 학생 수와 학교가 매년 늘어나며 행사의 규모는 꾸준히 커졌다. 


양적인 성장뿐 아니라 행사의 체계와 운영도 차츰 자리를 잡아 가기 시작했다. 질적 성장을 이룬 덕에 현재는 160여 명의 학생이 모이는 손에 꼽히는 전국 대학생 모임으로 자리 잡았다. 


올해 행사를 기획·운영한 김단은 단장은 "매년 많은 산업공학도가 필드캠프를 통해 학술적, 인적 네트워크를 탄탄히 쌓아가고 있다"면서 "필드캠프가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은 학생들이 직접 행사를 기획·진행했기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15기 필드 운영진들은 지난해 14기에서 부서원으로 활동하던 학생들이다. 운영진의 입장과 참가자의 입장을 모두 경험해 봤기에 보완할 점을 더 잘 알고, 그 덕에 세심하게 폭넓은 부분을 신경 쓸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김 단장에 따르면 15기 운영진들은 올해 필드캠프를 위해 함께 행사를 진행할 부서원들의 인원을 늘렸다. 학업과 행사 진행을 병행하는 학생들이 부담을 느끼지 않고, 자신이 맡은 분야에 더욱 집중할 수 있도록 고려한 결정이었다. 인원이 늘어난 만큼 생각의 종료와 범위도 더 넓어져 다양한 의견을 반영한 질 좋은 캠프를 구성할 수 있었다. 


◆ 밤을 새운 노력 끝에 찾은 도움의 손길


필드캠프의 가장 큰 장점은 학생들이 주축이 되어 행사를 기획·운영해 실질적으로 청년들이 원하는 부분을 그대로 녹여낼 수 있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학생들이 온전히 모든 행사를 기획·운영한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다. 


김 단장은 "학생들의 참가비로 운영되기에 예산이 한정적일 수밖에 없다"면서 "지난해를 기준으로 올해 예산을 편성했는데 물가가 너무 올라 운영의 어려움이 많았다"고 솔직한 심정을 밝혔다. 


이어 그는 "기존 참가비만으로는 현실적으로 운영이 어려워 어쩔 수 없이 올해 참가비를 조금 상향 조정할 수밖에 없었다. 학생들에겐 2~3만 원도 정말 큰돈이다. 참가비가 오른 만큼 학생들이 더 만족할 수 있는 캠프를 만들려고 정말 고민도, 노력도 많이 했다"고 전했다. 


이승현 부단장 역시 한정된 예산으로 최대의 만족을 줄 수 있는 프로그램을 고안하는 일이 쉽지 않았다고 말을 보탰다. 


그는 "필드캠프를 기획하는 첫 단계부터 예산 문제에 부딪혀 막막하기도 했다"면서 "참가자들이 학생인 만큼 참가비를 많이 올릴 수는 없기에 운영진들이 머리를 맞대고 많이 고민했다"고 말했다. 


이어 "고민 끝에 기업들에게 행사의 취지를 알리고 후원을 요청하자는 의견이 나왔고, 이를 위해 운영진들이 밤을 새워 가면서 몇백 개의 기업에 연락을 취했다. 물론 대답이 돌아오는 곳은 한두 곳 정도였지만 그만으로도 정말 감사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오랜 기간 노력을 더한 끝에 운영진들은 삼영물류, 하이트진로, 레드불 등의 기업들에 도움을 이끌어낼 수 있었고, 그 덕에 한정된 예산 안에서도 참가자들이 만족할 수 있는 캠프를 만들어 낼 수 있었다. 

 


◆ 사회 문제를 고민하는 산업공학도들


보다 많은 산업공학도들이 캠프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독려하는 일도 넘어야 할 큰 산이었다. 참가자들의 높은 만족도로 입소문을 타면서 행사의 외연이 넓어지고는 있었으나, 이에만 기댈 수는 없었다. 다양한 학교의 참가가 보다 풍성한 인적 교류의 바탕이 되는 만큼 운영진들은 홍보에 더욱 심혈을 기울였다. 


박민영 홍보부장은 "다행히 홍보부 안에 재능있는 친구들이 많아 카드뉴스도 만들고, 학생들 위주의 커뮤니티에 글을 게시하면서 적극적으로 산업공학도들의 참여를 독려했다"고 설명했다. 


박 홍보부장은 "산업공학은 팀을 이루어 프로젝트를 준비하는 과제가 많은 특징이 있다. 그만큼 하나의 주제를 놓고 함께 탐구하고 배운 내용을 실습하는 기회가 중요하다. 같은 전공이지만 학교마다 커리큘럼이 달라 배우는 내용에도 조금씩 차이가 있다. 이러한 차이들이 모여 더 큰 아이디어를 도출하기에 많은 학생이 참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운영진이 보다 많은 생각이 모일 수 있도록 힘을 쏟은 이유는 필드캠프에서 중심이 되는 프로그램인 '컴페티션' 때문이다. 컴페티션은 그 해 가장 주요한 사회이슈를 놓고 이를 해결할 공학적 아이디어를 도출해 내는 시간이다. 참가자들이 소규모 그룹으로 나뉘어 주최 측이 제시한 2가지 주제를 놓고 효율적, 현실적인 산업공학적 아이디어를 도출하고 이를 다른 참가생들과 심사위원들 앞에서 발표, 평가받는다. 


올해 컴페티션 주제 선정을 위해 운영진들은 미리 참가자들에게 사회적, 산업공학적으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안건을 조사했고, 이를 바탕으로 올해에는 공공교육시설 위치 최적화와 러-우 전쟁으로 발생한 물자 공급망 문제를 해결할 방법 등이 선정됐다. 


사회 이슈를 놓고 함께 고민하는 학생들의 모습과 완성도 높은 캠프를 구축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발 벗고 나서는 학생들의 노력이 집중 받으면서 서서히 일부 대학에서 참가비를 지원하는 사례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김 단장은 "필드캠프 참가를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학교가 늘고 있다"면서 미소를 지어 보였다.


◆ 행사와 함께 성장한 운영진…신뢰와 응원의 메시지 전해


무사히 행사를 마치고 안도의 숨을 내쉰 세 사람은 이번 필드캠프를 통해 느낀 바가 많다고 입을 모았다. 


박 홍보부장은 "필드캠프의 가장 큰 힘은 학생들의 주도적인 움직임이라는  걸 올해 행사를 준비하면서 크게 느꼈다"면서 "정말 보람찬 시간이었고 높은 만족을 보이는 참가자들의 모습에 정말 기뻤다"고 말했다. 


이 말을 듣고 있던 김 단장도 "사비를 내고 참가한 친구들 입장에서는 기대하는 바가 있기에 아쉬웠던 부분이 있을 수도 있다"면서 "그럼에도 큰 불만을 표하지 않고 행사에 원활히 참여하고 운영진들이 준비한 프로그램을 따라와 줘서 감사한 마음이 크다"고 참가자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이 부단장 역시 감사를 표하며 "필드캠프는 하나의 퍼즐을 맞춰나가는 과정인 것 같다"면서 "운영진들이 퍼즐의 큰 틀을 짜지만 이 퍼즐을 완성하는 건 참가자들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참가자 한명 한명이 하나의 조각이 되어 퍼즐이 무사히 맞춰질 수 있었다. 그만큼 감사하고 함께 이번 행사를 기획·운영한 스텝들에게도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진솔한 마음을 조심스레 꺼내 놓은 세 사람은 다시 한번 입을 모아 내년 행사를 기획·준비할 16기 운영진들에게 "내년도 행사를 잘 부탁한다"는 말을 덧붙였다. 


이어 "오랫동안 필드캠프에서 숙소로 사용했던 '유성호텔'이 운영을 종료해 내년에도 카이스트에서 모일 수 있을지 확실치 않은 상황"이라면서 걱정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는 건 사실이지만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운영진들이 직면한 문제를 원활히 해결할 것이라고 믿는다"며 "필드캠프가 높은 만족도를 보이는 산업공학도들의 모임으로 영원히 남을 수 있도록 언제나 힘을 보태겠다"고 강한 신뢰와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 청년일보=오시내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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