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증권 여의도 본사. [사진=청년일보]](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40522/art_17171105373513_12f87a.jpg)
【 청년일보 】 키움증권이 최근 국내 상장사 중 처음으로 구체적인 내용이 담긴 기업가치 제고(이하 밸류업) 계획을 발표했다. 앞서 이사회를 통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자사주 소각방안도 발표하는 등 주주친화적 행보를 보이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이는 최근 정부가 추진하는 밸류업 추진 의지에 적극 호응하고 주주 중심 경영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키움증권이 이번 밸류업 계획을 공시한 것을 두고 타 상장사들에 대한 촉매제 역할을 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1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키움증권은 지난달 28일 공시를 통해 ‘2024년 키움증권 기업가치 제고 계획’으로 밸류업 계획을 밝혔다. 중기 목표로는 3년 내 자기자본이익률(ROE) 15% 이상, 주주 환원율 30% 이상 및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이상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를 위한 사업부문별 투자전략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자산관리(WM) 부문에서는 중개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등 리테일 고객에 특화한 금융상품을 확대하고, 생성형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한 자산관리 역량을 강화한다.
투자은행(IB)·세일즈앤드트레이딩(S&T) 부문에서는 목표 자산수익률(ROA) 6%가 가능한 우량한 딜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신규사업 진출도 적극적으로 검토한다. 우선 초대형 IB 인가를 통해 발행어음 사업을 시작하는 한편 금융상품 종류를 확대해 WM 부문의 수익을 다각화할 방침이다.
밸류업 계획에는 ▲분기별 실적발표 당일 콘퍼런스콜 정례화 ▲해외 투자자 기업설명회(IR) 강화 ▲투자자 의견을 반영한 투자지표 추가 등 투자자와의 소통강화를 위한 방안도 담겼다.
이는 국내 상장사 중 처음으로 밸류업 계획을 밝힌 것이다. 금융당국이 준비된 기업부터 밸류업 프로그램 공시를 시작하라고 독려한 지 하루 만에 나온 것이다.
금융당국은 상장사에 PBR(순자산비율)과 ROE(자기자본이익률)를 비교공시하고 기업가치 개선계획 등을 공표할 것을 권고해 왔다. 상장 기업이 주주 가치를 높이기 위해 배당 확대 및 자사주 소각과 같은 조치를 취하도록 유도함으로써 국내 증시를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앞서 키움증권은 지난 3월 자기주식 210만주를 분할 소각한다고 밝혔다. 자사주 209만5345주(발행주식의 7.99%)를 올해부터 2026년까지 매년 3분의 1씩 소각한다는 계획이다.
키움증권 측은 이번 밸류업 공시에 대해 정부가 추진하는 밸류업 추진 의지에 부흥하고 주주 중심 경영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반영했다는 입장이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예전부터 주주환원 정책을 고민해 왔다"면서 " 밸류업 가이드라인이 나오고 수치 등이 명확하게 정해져 신속히 공시했다"고 말했다. 이어 "주주 중심 경영의 진정성을 보이고 당국의 의지에 부응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키움증권이 이번 밸류업 계획을 공시한 것을 두고 밸류업 프로그램 구체화의 선봉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정민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키움증권이 내놓은 설정 목표는 달성 가능한 수준으로 평가된다"며 "회사의 직전 5년 평균 ROE는 16.9%로, 지난해 영풍제지 미수금 손실(-4천억원)에 따른 하락(8.1%)을 제외하면 10% 이상을 지속적으로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 연구원은 "올해 1분기 기준 별도 자기자본은 4조 4천억원으로 초대형 IB 인가 요건을 충분히 뛰어넘었다"며 "추가적인 자본확충 니즈가 제한적이라는 점에서 중기 주주 환원 정책의 가시성 또한 높은 것으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키움증권의 밸류업 공시는 다소 미흡한 부분이 있는 것은 사실이나, 처음이라는 것에 의의가 있다"면서 "이로 인해 타 상장사들의 촉매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 청년일보=김두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