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 [사진=연합뉴스]](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50418/art_17460031889277_1f6adb.jpg)
【 청년일보 】 최근 급격한 환율 상승과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조치로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우리 수출기업의 절반 가량은 자금사정이 지난 분기보다 악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30일 한국무역협회(이하 무협)가 발표한 '2025년도 수출기업 금융애로 및 정책금융 개선 과제' 보고서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9월 이후 기준금리가 본격적으로 인하되고 있음에도 응답기업의 46.7%는 2024년 4분기 대비 자금사정이 악화됐다고 응답했다.
연 매출액 기준 300억원 이상 기업들은 35.9%만이 자금사정이 악화됐다고 응답한 반면, 50억~300억원 미만과 50억원 미만 기업들은 각각 47.6%, 57.4%로 응답해 기업규모가 작을수록 더 심각한 자금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금사정 악화의 원인(복수응답)으로는 ▲매출 부진과 ▲원·부자재 가격상승이 58.5%로 공동 1위를 차지했으며, 이어 ▲인건비 상승(35.4%) ▲환율변동(34.1%) 등을 지목했다.
이에 수출기업들은 ▲정책금융 금리인하에 보조를 맞춘 시중은행 가산금리의 추가적 인하 ▲재무제표 및 물적담보 위주의 대출한도 심사 관행 개선 ▲보증한도 설정 시 수출 증가율 반영 등 정책적 배려의 필요성을 지적했다.
또한, 응답기업들은 수출경쟁력 유지를 위한 적정환율로 1천344.9원/달러(461개사 응답 평균)라고 답하며 최근의 환율 움직임과 큰 차이를 보였다.
보고서는 통상 환율이 상승하면 수출 채산성이 개선될 수 있지만, 동시에 원자재 구매 비용 및 운임 상승으로 높은 환율이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협상력이 낮은 중소‧중견 기업의 경우 수입 원부자재 비용이 증가하는 동시에 환율 상승을 이유로 바이어가 납품 단가 조정을 요청하는 '이중고'에 시달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환율 이외에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조치도 기업들의 활동에 영향을 미쳤다. 지난 3월 12일부터 시행된 철강·알루미늄 25% 품목관세로 철강·금속을 주력으로 수출하는 기업의 31.8%가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고 답했다.
또한, 응답기업의 45.6%는 관세 대상 품목에 해당되지 않음에도 간접적으로 영향(공급망 비용 증가, 투자계획 지연 등)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은 관세 대응책으로 ▲비용 절감(46.6%/복수응답) ▲정책금융 지원 활용(40.6%/복수응답) ▲대체 수출시장 개척(40.3%/복수응답) 등을 계획하고 있으며, 미국 내 현지생산 확대를 고려하는 기업은 2.8%에 불과했다.
기업들은 현재 이뤄지고 있는 정책금융에서는 ▲수출바우처 등 직접자금 지원(35.8%/복수응답)을 가장 많이 활용하고 있었다. 이어 ▲신용보증 지원(33.8%/복수응답) ▲무역보험(32.5%/복수응답) 등이 뒤를 이었으나, 응답자들의 70.9%는 현재 체감되는 정책금융 규모가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이에 보고서는 우리 기업들의 자금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체감 대출금리를 낮추고, 원자재 구매 부담을 줄여줄 수 있는 정책자금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현재 1.5조 원 규모인 한국은행 금융중개지원대출의 무역금융 프로그램 한도를 확대한다면 기업의 체감 금리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원자재 구입에 대해서는 환율 급등기에 한시적으로 특별자금을 마련해 보증비율 우대, 보증료율 감면 등을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관세 피해기업 대상으로는 컨설팅 및 대체시장 발굴 지원 등에 그치지 않고 직접적인 금융지원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희철 무협 무역진흥본부장은 "관세 등 통상 환경의 급격한 변화로 수출하는 기업들의 불확실성과 함께 금융 부담이 커지고 있다"면서 "무협은 정책금융을 실제로 이용하는 수요자인 기업들의 목소리를 정부에 전달하고, 직접 체감할 수 있는 지원책이 마련될 수 있도록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 청년일보=이창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