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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매운맛의 여정, 시작은 밀양”…삼양식품, '불닭볶음면' 전초 기지 ‘스마트 공장’ 공개

K-라면 수출 거점, 밀양에 완성…생산·기술·친환경 집약
스마트 팩토리 고도화 적용…글로벌 시장 대응력 강화

 

【 청년일보 】 “여기서 연간 8억3천만개 라면 생산라면이 만들어집니다. 불닭볶음면의 ‘심장’이죠”

 

경남 밀양에 위치한 삼양식품 신공장은 그 자체로 거대한 라면 제조시설이자,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수출 거점이다.

 

기자단이 직접 둘러본 공장은 더 빠르고, 더 똑똑하며, 더 친환경적으로 진화해 있었다. 무엇보다 이곳에서 탄생한 한 봉지의 라면이 어떤 여정을 거쳐 전 세계로 향하는지, 그 치열한 생산 현장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 "생산과 데이터가 만나다"…삼양의 두 번째 스마트팩토리

 

11일 경남 밀양시 부북면 나노융합국가산업단지. 연면적 약 1만평 규모의 삼양식품 밀양 제2공장이 준공을 마치고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착공 15개월 만의 결과다.

 

오승용 삼양식품 밀양공장장은 “밀양공장은 향후 대한민국 라면 수출 100년을 책임질 핵심 생산기지”라고 그 의미를 설명했다.

 

공장 외벽에는 2천장이 넘는 태양광 패널이 줄지어 설치돼 있었고, 내부는 뜨거운 증기와 복잡한 배관이 가득했던 기존 식품공장의 이미지를 완전히 탈피해 있었다.

 

설비 자동화는 물론, 생산 데이터와 에너지 효율을 실시간으로 통합 관리하는 고도화된 스마트팩토리 시스템이 적용돼 있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밀양 제2공장은 생산설비의 예방 보전, 에너지 절감, 공정 모니터링을 통합적으로 구현한 최첨단 공장”이라며 “글로벌 생산기지로 기술 수출이 가능한 ‘마더 플랜트(Mother Plant)’ 역할도 맡고 있다”고 말했다.

 

 

◆ 수출의 심장, 밀양 제1·2공장…진화하는 K-푸드 거점

 

삼양식품이 밀양에 첫 공장을 세운 건 2022년 5월, 제1공장 준공을 통해서다. 제1공장은 삼양식품 최초의 수출 전용 공장으로, 여기서 생산된 라면 전량이 해외 시장으로 향한다.

 

제1공장은 불닭 브랜드의 글로벌 인기에 대응해 미국, 유럽, 동남아 등 수요가 몰리는 시장에 안정적으로 제품을 공급하는 핵심 거점이다.

 

공장에는 자동화 설비가 적용돼 봉지면과 용기면을 동시에 생산하며, QMS(품질관리시스템)를 통해 생산 품질을 실시간으로 관리한다. 일부 공정에는 친환경 설비도 적용해 ESG 경영 기반도 마련했다.

 

이 공장 하나만으로도 삼양식품은 연간 수억 개의 수출 물량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한 셈이다.

 

 

2025년 6월 준공한 제2공장은 이를 한 단계 더 발전시킨 형태다. 6개 생산라인(봉지면 3, 용기면 3)을 갖춘 제2공장은 연간 8억3천만 개의 라면 생산이 가능하다.

 

제2공장에는 RSPO·할랄 등 글로벌 품질 인증 기준에 부합하는 설비가 도입됐으며, 전 공정은 QMS와 연동돼 위생·품질 상태를 실시간 모니터링할 수 있다. 위해 요소는 사전에 차단될 수 있도록 설계됐다.

 

750kW 규모의 태양광 설비는 연간 1천530MWh의 친환경 에너지를 생산하고, 자율주행 물류 로봇(AMR)을 통해 제1·2공장 간 물류도 자동으로 연계된다. 두 공장이 함께 ‘글로벌 생산 허브’로서의 완결 구조를 완성한 것이다.

 

◆ 기자가 직접 본 공장 내부…자동화·친환경의 집약체

 

공장 내부에 들어서자마자 가장 먼저 느껴진 건 온도였다. 생산설비가 돌아가고 있었지만 내부는 예상보다 쾌적했고, 설비 간 동선도 명확히 구획돼 있었다.

 

자동화된 라인에서는 봉지면과 용기면이 빠른 속도로 맞물리듯 생산되고 있었고, 기계가 내는 소리는 마치 일정한 박자를 맞추는 듯했다.

 

무엇보다 눈에 띈 건 사람 손이 거의 닿지 않아도 흐름이 끊기지 않는 시스템이었다. 반죽, 성형, 튀김, 건조, 포장까지 이어지는 공정은 전 과정이 매끄럽게 이어졌다.

 

 

공장 안에서 풍겨 나오는 라면 냄새는 익숙하면서도, 글로벌 시장을 향한 그 무게 덕분인지 더 진지하게 다가왔다.

 

천장 가까이 설치된 태양광 패널을 비롯해, 각종 실시간 데이터 모니터링 패널, 물류 로봇이 오가는 풍경은 ‘스마트’라는 단어를 실감케 했다.

 

◆ “불닭은 K-푸드 그 이상…이제 문화 아이콘으로”

 

10일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김동찬 삼양식품 대표이사는 제2공장의 의미에 대해 “단순한 생산설비가 아니라, 삼양식품의 미래를 책임질 전략 기지”라고 강조했다.

 

그는 “불닭은 이제 매운맛을 넘어 K-푸드의 문화를 대표하는 상징이 됐다”며 “미국, 동남아, 중동까지 수요가 확산되고 있는 만큼, 세분화된 매운맛 라인업으로 ‘매운맛 바이블’이 되겠다”고 밝혔다.

 

 

삼양식품은 밀양 제1공장에 이어 이번 제2공장 준공으로, 전체 수출 물량의 상당 부분을 밀양에서 소화하게 됐다.

 

2024년 기준 삼양식품 전체 매출의 77%가 수출에서 발생했으며, 연 매출은 1조7천280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같은 해, 삼양식품은 식품업계 최초로 ‘7억불 수출의 탑’을 수상하며 글로벌 식품기업으로의 위상을 입증했다.

 

이제 ‘K-라면’의 다음 무대는 밀양이다. 밀양 공장의 증기는 여전히 뜨겁게 피어올랐고, 자동화된 라인과 로봇팔은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그 안에서 수많은 불닭 한 봉지가 세계 무대를 향한 준비를 끝마치고 있었다.

 


【 청년일보=신현숙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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