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얼어붙었던 주택사업자들의 심리가 연말을 앞두고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10·15 부동산 대책 이후 일시적으로 위축됐던 시장이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반등하며 기대감을 높이는 모양새지만 자금조달 여건과 자재 수급 상황은 여전히 녹록지 않아 건설업계의 시름은 계속될 전망이다.
16일 주택산업연구원은 주택사업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12월 주택사업경기전망지수는 전월 대비 8.8포인트(p) 상승한 74.7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수도권 지수는 전월 대비 20.4p 급등한 84.5로 집계됐다. 서울은 23.3p 오른 95.0을 기록하며 기준선(100)에 근접했고, 인천(79.3)과 경기(79.4)도 각각 21.7p, 16.6p 상승하며 회복세를 견인했다.
이 같은 상승세는 강력한 대출 규제와 토지거래허가제 시행 등 10·15 대책의 충격이 한 달여 만에 완화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주산연은 "서울 주요 재건축 단지와 송파, 동작, 영등포 등 핵심 지역을 중심으로 매매가격이 다시 오름세를 보이면서 사업자들의 심리가 개선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규제지역으로 수요가 몰리는 ‘풍선효과’도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인천 연수구는 대책 시행 후 한 달간 거래량이 약 20% 증가했고, 경기 화성, 구리 등에서도 가격 상승폭이 확대됐다.
비수도권 역시 전월 대비 6.2p 상승한 72.5를 기록하며 온기가 돌았다.
울산(86.6), 세종(92.8), 대전(80.0) 등이 상승세를 주도했다. 특히 부산은 아파트 거래량이 4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고, 대구는 미분양 물량이 3년 3개월 만에 8천호 아래로 떨어지는 등 구체적인 지표 개선이 확인됐다.
반면 주택사업 경기에 대한 기대감과는 달리 실제 사업 여건은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12월 자금조달지수는 전월 대비 4.6p 하락한 68.8에 그쳤다.
주산연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가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금융권의 대출 문턱이 높아진 것을 원인으로 꼽았다.
시중은행의 건설업 부실대출 비율 상승과 상호금융권의 연체율 관리가 겹치면서 자금 경색이 심화되고 있다.
자재수급지수 또한 2.0p 하락한 94.6을 기록했다.
주산연은 "원·달러 환율이 1470원대를 오르내리는 고환율 기조가 이어지면서 수입 자재 가격 부담이 커진 탓"이라며 "다만 국내 건설 경기 침체로 수요가 줄면서 시멘트, 철근 등 주요 건자재 가격은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 청년일보=김재두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