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삼성전자 노사가 '2026년 임금·단체협약(이하 임단협)' 교섭 과정에서 사측 교섭위원들의 실명 공개를 두고 진통을 겪고 있는 가운데, 오는 13일 본교섭의 진행 여부 자체가 안갯속에 빠진 상황이다.
노조 측은 투명성을 이유로 사측 교섭위원 명단을 공개하고 있는 반면, 사측은 인신공격 등 개인권 침해를 주장하며 공식 사과와 재발 방지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노사 간 감정의 골이 깊어짐에 따라 굵직한 임금 협상은 뒷전으로 밀려나게 되면서 예년보다 합의가 늦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6일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노조동행 등 3개 노조로 꾸려진 공동교섭단은 초과이익성과급(OPI)의 투명화 및 상한 해제, 기본급(베이스업) 7% 등을 주요 안건으로 내세워 사측에 요구하기로 돼 있었지만 교섭 개시 6분 만에 중단됐다.
이는 노조가 자체 소식지인 '교섭 속보'를 통해 사측 교섭위원들의 명단을 실명으로 공개한 것에서 비롯됐다.
사측은 일방적인 실명 공개로 교섭위원 개개인이 사내·외 온라인 게시판에서 인신공격을 받는 등 피해를 입고 있다며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그러면서 실효적인 재발 방지 대책이 마련되기 전까지 정상적 교섭 진행이 어렵다고 판단했다.
반면, 노조 측은 실명 공개가 교섭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높이기 위한 정당한 행위라는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이처럼 '교섭위원 실명 공개' 문제로 갈등이 불거지면서 노사는 지난 8일 본교섭 정상 진행을 위한 실무교섭을 진행했으나 끝내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노조 관계자는 "실명 공개 관련 재발방지대책에 대해 노사간 이견이 있어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밝혔다.
실무교섭에서 노사간 접점을 찾지 못한 가운데, 오는 13일 열리는 5차 본교섭의 정상 진행 여부가 불투명하게 됐다.
일각에선 노사가 OPI 투명화·상한 해제 등 본질적 임금 협상 안건이 아닌 실명 공개를 둘러싼 대립 구도가 자칫 장기화돼 합의가 늦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해 임단협은 그 해 2월 24일 잠정 합의한 바 있다.
노조 관계자는 "매주 화요일 본교섭 진행 원칙에 따라 13일 본교섭에 참여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노사는 지난달 16일 1차 본교섭을 시작으로 협상에 돌입했으며, 노조는 사측에 OPI의 투명화 및 상한 해제와 기본급(베이스업) 7% 등을 요구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OPI의 지급 기준을 EVA(경제적 부가가치) 방식으로 삼고 있다. EVA는 영업익에서 자본 비용(법인세·투자금 등)을 제외한 계산식으로, 사측은 경영상 비밀로 구체적 수치를 임직원들에게 따로 공개하지 않는다.
이에 노조는 성과급 산정 과정이 불투명하다고 지적하며 이를 개선해달라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와 함께 OPI의 지급 기준을 기존 EVA 제도에서 영업이익(+기타수익) 20%로 변경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 청년일보=이창현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