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DL이앤씨가 지난해 세무조사 이후 국세청 출신 인물을 사외이사 후보로 낙점했다. 불법 리베이트 의혹에서 시작해 조세범칙조사 격상 및 임원 고발로 이어진 세무 리스크 국면에서 조사 주체였던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장 출신 인사를 이사회에 합류시킨 배경을 둘러싸고 업계내 적잖은 관심을 야기하고 있다.
1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DL이앤씨는 오는 25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조홍희 전 서울지방국세청장을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하는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DL이앤씨가 국세청에서 대기업 특별 세무조사를 전담해 재계 저승사자로 불리는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장 출신 인사를 영입한 것을 두고 회사의 세무 리스크 대응을 염두에 둔 인사라는 해석이 나온다.
DL이앤씨의 세무 리스크는 지난 2024년 9월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이 불법 리베이트 혐의로 회사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하며 시작됐다. 국세청이 건설·의료·보험업계를 겨냥한 리베이트 탈세에 대한 집중 점검계획을 발표한 직후였다.
당시 DL이앤씨측은 3년간 세무조사를 받지 않아 실시되는 정기조사 차원이라 설명했으나, 조사는 두 달 만에 지주사 대림과 DL케미칼 등 그룹 전체로 확대됐다. 이후 2025년 1월에는 일반 세무조사가 조세범칙조사로 격상됐다. 조세범칙조사는 의도적 조세포탈 정황이 명확할 때 실시하는 사법적 성격의 조사로 알려졌다.
약 8개월간의 조사 끝에 국세청은 2025년 5월 DL이앤씨 임원 A씨를 조세포탈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이 과정에서 총수 일가에 대해서도 조사가 진행됐으나 최종적으로 고발이나 과세로는 이어지지 않았다.
DL이앤씨가 고강도 세무조사가 마무리된 이후 첫 정기 주총에서 조사 주체였던 조사4국장 출신 인사를 사외이사 후보로 올린 것을 두고 이례적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특히 조 후보자가 공직 퇴임 직후인 2011년부터 현재까지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으로 재직 중이라는 점도 업계의 관심사다.
이와 관련해 업계에서는 조사 과정에서 노출된 취약점을 보완하고 현재 진행 중인 사법 절차 및 향후 발생할 수 있는 특별 조사에 대비한 인적 네트워크 확보 차원의 포석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올해 30대 그룹 신규 사외이사 중 세무·회계 출신 비중이 1.2%에 불과한 가운데, 주요 건설사들이 안전·ESG 전문가를 이사회에 배치하는 흐름과도 뚜렷하게 엇갈린다.
DL이앤씨는 주총 공시를 통해 "재무·세무 업무에 대한 전문적인 의견을 제시함으로써 회사의 안정적인 운영과 지속 가능한 발전에 공헌할 것"이라며 "당사와의 특정한 이해관계가 없으며 독립성을 가지고 감사 업무를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다만 법조계 한 관계자는 "사외이사가 경영진 감시라는 본연의 역할보다 전관 인맥을 활용한 외풍 차단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의결권 자문사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건설사들이 안전 전문가를 영입하는 흐름과 달리, DL이앤씨의 사례는 특정 세무 리스크 방어에 치중된 인상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세무조사 이후 관련 전문성을 갖춘 인사를 이사회에 배치해 경영 투명성을 제고하려는 취지로도 해석할 수 있다"고 전했다.
【 청년일보=김재두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