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편집자 주] 중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가 급증함에 따라 중국 경제는 물론, 글로벌 경제 둔화 우려가 심화되고 있다. 특히, 글로벌 제조업 부가가치생산 가운데 중국 제조업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03년 SARS 발병 당시에 비해 크게 확대돼 있어, 중국 내 제조업 가동이 차질을 빚을 경우 글로벌 제조업 전체가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다. 이에 현대경제연구원은 중국 경제 및 제조업이 세계에서 차지하는 위상을 살펴보고 시사점을 도출하고자 한다.

 

현대경제연구원(이하 현경연)은 9일 ‘중국 제조업의 글로벌 위상 변화’ 보고서에서 “현재 중국 제조업이 글로벌 제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과거 SARS 발병 때에 비해 크게 확대돼 있어, 중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 수 증가로 인한 글로벌 경제 둔화가 우려된다”고 경고했다. 

 

지난해 12월 발발한 중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 규모는 지난 6일 기준 약 3만1000명에서 이틀만에 3천여명이 증가한 34,546명 확진에 722명이 사망(8일 16:00 현재)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003년 SARS 당시와 비교할 때 매우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당시 SARS 확진자 수는 발병 8개월이 지난 시점에 약 5300명 규모였다.

 

 

현경연은 보고서에서 특히, 중국 제조업이 세계 제조업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SARS 때에 비해 높아졌다는 점을 주목했다.  따라서 이번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이 글로벌 제조업 경기 파급 영향은 지난 2003년 SARS 때와 비교할때 파장이 매우 클 것으로 전망했다. 

 

현경연 분석에 따르면, 글로벌 제조업 부가가치생산 중 중국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SARS 발병 당시인 2003년 8.4%에서 2016년 25.8%까지 큰 폭으로 확대됐다.

 

◇ 중국 경제 위상, 2003년 대비 크게 상승

 

2003년부터 2019년간 세계 GDP는 38조9000억달러에서 86조6000억달러로 2.2배 증가한 반면, 중국 GDP는 1조7000억달러에서 14조1000억달러로 8.5배로 증가했다. 

 

아울러 세계 GDP와 민간소비 및 고정투자 부문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도 확대됐다. 세계 GDP 중 중국 GDP 비중은 2003년 4.3%에서 2019년 16.3%, 세계 민간소비 중 중국 민간소비 비중은 2003년 3.1%에서 2018년 10.8%, 세계 고정투자 중 중국 고정투자 비중도 2003년 7.4%에서 2018년 11.8%으로 각각 확대됐다.

 

 

중국이 경제 규모가 확대되고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하는 등 개혁‧개방 정책을 추진하면서 중국 상품교역이(수출·수입) 세계 상품교역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03년 5%대에서 2018년 10~12%대로 확대됐다.

 

명목가격 기준으로 중국 GDP는 미국 GDP보다 적지만(2018년 중국 13조4000억달러, 미국 20조4000억달러) 구매력 기준 GDP 규모 측면에서 중국은 2014년에 미국을 상회해 세계 1위의 규모(2018년 25조3000억달러, 세계 GDP의 18.7%)를 기록했다.

 

◇ 중국 제조업 제품 세계 시장점유율 확대

 

현경연에 따르면 기술력 향상 및 선진국‧경쟁국 대비 상대적으로 저렴한 생산 요소 비용 등의 영향으로 중국 제조업 제품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지속적으로 확대된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 제조업은 기술력 향상으로 2000년대 중반부터 2010년대 초반까지 기계‧설비 제조업 등 중·고위기술 제조업과 정보통신설비 등 고위기술 제조업의 발전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전세계 자동차 생산량 중 중국 내 자동차 생산량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3년 7.3%에서 2018년 29.2%로 크게 확대됐다. 자동차 산업은 수많은 부품들의 조립이 필요해 산업간 전후방 연관효과가 높은 산업이다. 

 

예를 들면, 최근 신종코로나바이러스 확산에 따른 중국내 자동차 부품공장 가동중단이 국내 완성차 업체의 가동을 중단시키는 상황까지 초래할 정도로 중국이 제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커진 상황이다. 

 

중국산 제품의 글로벌 시장 공급이 증가함에 따라 주요 제조업 제품 수출 중 중국 제품의 수출 비중도 늘었다.

 

각국이 수출하는 주요 제조업 수출액 중 중국이 수출하는 제조업 수출액 비중은 2003년 SARS 당시 대비 2018년 3배 정도로 커졌다. 특히, 중국산 철강제품 수출액이 전 세계 철강제품 수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3년 2.6%에서 2018년 13.3%로 약 5배 커졌다.

 

◇ 중국 경제 규모 확대...원자재 수요 증가 및 중국산 원자재 세계 공급 확대

 

중국의 경제 규모가 확대되면서 원자재 수요가 증가하고, 중국산 원자재의 세계 공급 또한 확대되는 추세다.

 

2003~2018년 글로벌 원유 생산에서 중국 생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유사한 수준을 유지하지만, 글로벌 원유 소비 중 중국에서 소비하는 비중은 2003년 대비 2배로 확대됐다.

 

글로벌 원유 생산량에서 중국의 원유 생산량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3~2018년간 4%대를 유지했으나, 글로벌 원유 소비량에서 중국에서의 원유 소비량이 차지하는 비중은 동기간 7.2%에서 13.5%로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제조업의 주요 소재인 철강의 생산 측면에서도 세계 철강 생산량 중 중국의 철강 생산량이 차지하는 비중이 급증했다. 글로벌 조강(Crude steel) 생산량 중 중국의 조강 생산량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3년 22.9%에서 2018년 51.1%로 확대됐다.

 

【 청년일보=정재혁 / 길나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