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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발언대] "의료 현장의 숨겨진 핵심 역량"…'문해력'은 왜 중요한가?

 

【 청년일보 】 의료 현장은 수많은 정보와 의사결정이 오가는 고밀도 커뮤니케이션의 공간이다. 의사는 환자에게 질병을 설명하고 치료 계획을 제시하며, 간호사는 복약 지침을 전달하고 경과를 기록한다. 모든 의료인은 서로 긴밀히 협력하며 환자의 생명과 건강을 지킨다.

 

이 과정에서 핵심이 되는 능력이 바로 문해력이다. 문해력은 단순한 독해력이 아닌, 복잡한 정보를 이해하고 맥락에 맞게 활용하는 종합적 언어 능력을 뜻한다.

 

의료인은 환자의 말속에 숨어 있는 신호를 파악하고, 과학적 지식을 쉬운 언어로 풀어 전달해야 한다. 문해력이 떨어지면 의료진 간 오해가 발생하거나, 환자가 잘못된 정보를 받아들이는 일이 생긴다.

 

의료인의 문해력은 환자 안전과 직결된다. 미국의학협회(JAMA) 등 여러 연구에 따르면, 환자의 건강 문해력 부족은 치료 순응도 저하와 의료사고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고 한다.

 

특히 의료인이 환자의 언어 수준이나 이해 능력을 고려하지 않은 채 의사소통을 일방적으로 할 경우, 환자는 치료 정보를 온전히 이해하지 못하고 혼란을 겪게 된다. 고령자, 저소득층, 이주민 환자에게서 이러한 문제가 더욱 두드러진다. 이처럼 문해력은 의료인의 의사소통 방식과 직결되며, 의료 불평등 해소와도 맞닿아 있다.

 

국내 의료 교육은 오랫동안 지식 위주의 교육에 치중해왔다. 높은 수능 점수와 학업 성취도 중심의 선발 방식은 뛰어난 이과적 능력을 가진 인재를 양성해왔지만, 환자와의 소통 능력은 간과되어 왔다.

 

실제 의과대학 및 간호대학 교육 과정에는 의료 커뮤니케이션 과목이 일부 도입돼 있지만, 이론 중심으로 운영되며 실질적 훈련은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다. 환자 중심의 진료, 다학제적 협업이 강조되는 현대 의료 환경에서는 고도화된 문해력과 소통 능력이 필수적이다.

 

미국, 영국, 캐나다 등 선진국에서는 의료인의 언어 소통 능력을 면허시험 단계에서 평가하거나, 실제 환자와의 역할극을 커리큘럼에 포함하는 등 적극적 방안을 시행하고 있다.

 

해결책으로는 의료 교육 전반에 걸친 커뮤니케이션 역량 강화가 필요하다. 우선, 간호대학 입시 및 교육과정에서도 의사소통 능력을 체계적으로 평가하고 강화하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다중 미니 면접(MMI)과 같은 평가 방식을 간호대학에 도입해, 간호 학생의 공감 능력과 대인관계 기술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또한, 임상 실습 과정에서는 환자 사례 기반의 시뮬레이션 교육과 더불어 환자 역할극을 통한 실습 중심 교육을 강화해 간호사가 환자나 보호자의 언어를 경청하고 적절히 설명하며, 피드백을 주고받는 능력을 실제로 훈련받을 수 있어야 한다.

 

병원 차원에서도 정기적인 커뮤니케이션 훈련과 피드백 문화를 정착시켜, 간호사의 문해력을 지속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문해력은 단순한 언어 능력을 넘어, 환자의 상태를 정확히 이해하고 신뢰를 바탕으로 돌봄을 실천하게 하는 기반이다. 의료인의 문해력을 체계적으로 키우는 일은 곧 의사소통 능력 향상으로 이어지며, 이는 환자 안전과 직결된다.

 

지금이야말로 의료계가 문해력의 중요성에 눈뜨고 이를 실질적 역량으로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
 


【 청년일보=조성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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