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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과 가치소비 (中)] "재미에 의미를 더하다"...MZ세대에 손 내민 은행권

MZ세대 소비 특징 반영,,,웹드라마, 메타버스 등 마케팅 활발
ESG 관련 상품 구매 의사도 높은 편...MZ세대 '가치소비' 추구
은행 내부서도 MZ세대 직원 목소리 경청...조직문화 전환 주도

 

소비자의 가치 판단을 기준으로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 방식을 일컫는 가치소비가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특히 청년층을 중심으로 자신이 가치를 부여하는 제품에 대해서는 과감한 소비 성향을 보이면서 기업에서 금융기관에 이르기까지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가치소비 중심의 대응 전략들이 펼쳐지고 있다. 청년일보는 소비자 중심의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는 가치소비와 관련 청년층을 중심으로 부상하고 있는 주요가치들과 함께 유통업계와 금융업권에서 부각되고 있는 전략들을 살펴보았다. [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上) "커피 한잔에도 친환경"...유통업계 가치소비 바람

(中) "재미에 의미를 더하다"...MZ세대에 손 내민 은행권

(下) "친환경에서 사회공헌까지"...지속가능한 가치소비

 

 

【 청년일보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디지털 금융이 급속도로 보급되면서 청년층의 소비문화가 금융권으로 번지고 있다.

 

MZ세대(1980~2000년대생)로 불리는 청년층의 소비는 재미를 추구하는 펀슈머(Fun+Consumer)적인 성향과 함께 자신의 소비가 사회적 가치를 지니기를 원하는 가치소비라는 특징을 지닌다.

 

25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은행권 역시 MZ세대의 소비특성에 맞춰 보수적인 이미지를 탈피하고 젊어지기 위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 금융도 '재밌는' 시대...놀이공간으로 변모한 은행

 

청년층이 주를 이루는 MZ세대가 전 산업분야에 걸쳐 소비 트렌드를 이끄는 주역으로 떠오르면서 은행권의 마케팅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과거 금융이 다른 산업에 비해 다소 보수적인 산업이라고 여겨졌다면 이제는 이들의 소비특성이 맞는 마케팅이 늘어나고 있는 모습이다.

 

단적인 예로 젊은 세대의 전유물로만 여겨지던 웹드라마가 은행 마케팅의 전면에 등장한 것을 꼽을 수 있다.

 

최근 KB국민은행이 기획한 금융권 최초의 웹드라마 '광야로 걸어가(KWANGYA)' 시리즈가 누적 조회수 1천만건을 돌파했다. 이 드라마 걸그룹 '에스파'가 KB국민은행의 새로운 모델이 되면서 이들의 독특한 세계관을 이어받아 미래의 금융을 드라마 속에 녹여냈다.

 

메타버스 역시 가상활동을 주저하지 않는 MZ세대에 특화된 마케팅이라 볼 수 있다.

 

각 금융사들은 자사의 특장점을 메타버스에 접목, 가상공간 속에서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속속 내놓으면서 MZ세대 고객확보에 나서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 6월 금융권 최초로 자체 구축 메타버스 플랫폼인 '시나몬(Shinamon)'의 2차 베타 서비스를 진행해 고객으로 하여금 메타버스 내에서 실제 금융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을 구현했다.

 

NH농협은행의 '독도버스' 또한 가상으로 구현된 독도에서 '낚시 미니게임', 독도 강치에게 소원을 비는 '기도의 신', 독도의 명소를 방문하는 '둘레길 방문', 뛰어다니며 쓰레기를 줍는 '플로깅', 금융상식 퀴즈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한다.

 

또 가상공간 속 'NH농협은행 독도지점'을 방문하면, NH올원뱅크의 이벤트에 참여하거나 세금과 부동산에 대한 최신 정보를 담은 영상을 시청할 수도 있다.

 

다만 금융은 아직 전문가들의 영역이라는 인식이 강한 탓에 한 방향으로 진행하는 흐름은 개선해야할 점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즉 참여하는 것에 두려움이 없는 MZ세대의 성향에 맞춰 국내 금융권 역시 틱톡이나 유튜브와 같이 고객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마케팅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하나금융연구소는 "최근의 성공한 마케팅은 자체적인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세대들에게 최적화된 환경을 제공함으로써 그들의 욕구를 충족하는 동시에 사용자들의 창작자(크리에이터)로서의 참여 기회를 확대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소비자가 스스로 알아서 즐기고, 브랜드 마케팅에도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온라인 놀이터' 공간을 마련한 것이 성공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 가치소비에 나선 MZ세대...은행권 ESG 상품 "잘나가네"

 

최근 MZ세대는 환경오염 등 사회적 문제에 대해 보다 적극적으로 고민하면서 일상생활에 있어 가성비나 최저가가 아닌 이른 바 '가치소비'를 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대한상공회의소가 MZ세대 380명을 대상으로 'MZ세대가 바라보는 ESG경영과 기업의 역할' 조사한 결과 10명 중 6명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실천하는 착한기업의 제품이 더 비싸더라도 구매할 의사가 있다고 응답한 바 있다.

 

이에 은행권 역시 ESG를 마케팅 포인트로 삼고 MZ세대의 참여를 독려하는 모습이다.

 

국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은행)은 모두 ESG 예·적금 상품을 보유하고 있다.

 

은행 별 상품을 살펴보면 KB국민은행의 '맑은하늘적금'은 종이통장만 발급을 하지 않아도 우대금리를 받을 수 있는 적금이다.

 

이어 KB맑은바다적금은 각각 미세먼지, 해양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미션을 수행하면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상품이다. KB국민 그린 웨이브 1.5℃ 카드는 공유 모빌리티 사용 시 20% 적립, 전기·수소차 충전 및 버스·지하철 사용 시 10% 적립 혜택을 제공한다.

 

아울러 신한은행도 '일회용 컵 보증금 제도'에 서명하거나, 다회용기를 사용하는 등 친환경활동을 하면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아름다운 용기 예·적금'을 운영하고 있다.

 

이 외에도 하나은행 '파란 하늘 정기적금' 우리은행 '우리 으쓱(ESG) 적금', NH농협은행 'NH 내가Green(그린)초록세상 예적금'이 각 은행들의 대표 ESG 상품이다.

 

실제로 ESG 상품에 대한 고객들의 수요도 꾸준한 것으로 알려졌다.

 

KB맑은하늘적금과 바다적금은 상품 출시 이후 이달 20일까지 각각 7천150억원(약 21만7천좌),  1천480억원(약 6만4천좌)  어치가 판매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아름다운 용기 예적금 중 예금의 경우 지난달 초 상품 한도 10만좌가 모두 소진되어 판매가 종료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ESG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관련 상품 가입도 다른 일반적인 상품 대비 실적이 좋은 편이다"라고 전했다.

 

 

◆ 내부에서도 울리는 MZ세대 목소리...젊어지는 은행권

 

이 같은 변화의 바람에 응답하듯 금융권 내부에서도 MZ세대의 목소리를 경청함으로써 젊어지기 위한 은행들의 시도들이 이어지고 있다.

 

이는 세대·직급 간 소통을 통해 MZ세대 고객과의 접점을 찾는 동시에 수평적 조직 문화로 내부 갈등을 줄이고 업무 효율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신한금융은 그룹 내부문화 개선을 위한 방안으로 '후렌드(who-riend) 위원회' 2기의 출범시켰다. '후렌드 위원회'의 명칭은 '후(who, 누구)와 프렌드(friend, 친구)'의 합성어로 누구와도 친구가 될 수 있는 MZ세대의 특성을 지칭한다.

 

지난 1기의 경우 직위 체계 간소화 및 자유로운 호칭 사용, 자유로운 복장 착용 등에서 성과를 냈으며, 2기 역시 자유롭고 혁신적인 조직문화 개선안을 내놓을 것으로 신한금융은 기대하고 있다.

 

우리금융도 MZ세대 직원들과 직접 소통에 나서 조직 문화 만들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은 최근 직접 앞치마를 두르고 그룹사 소속 MZ세대 직원들과 함께 '쿠킹 클래스'에 참여해 젊은 직원들과 소통에 나섰다.

 

우리은행 역시 역시 경영진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경영협의회에 과장급 직원 50여명으로 구성된 'InnoThink'를 참여시킴으로써 MZ세대가 은행의 주요 의사결정 과정에 직접 참여함으로써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확산에 나서고 있다.

 

손태승 회장은 "리버스멘토링(Reverse Mentoring, 직급이 낮은 직원이 선배나 경영진의 멘토가 되는 것)은 상하관계를 넘어서는 소통의 방법으로 앞으로도 임직원 간 이런 경험을 공유하는 시간을 자주 갖도록 할 것"이라고 전했다.

 

【 청년일보=이나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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