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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과 가치소비 (上)] "커피 한잔에도 친환경"...유통업계 가치소비 바람 

MZ, 커피생산·소비국 불균형 고려한 가치소비 확산...커피업계, 유통망 개선·친환경 상품으로 대응
백화점 업계의 '큰 손' 된 MZ 등장에...백화점 업계, 현대百 필두로 가치소비 트렌드에 적극 대응

 

소비자의 가치 판단을 기준으로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 방식을 일컫는 가치소비가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특히 청년층을 중심으로 자신이 가치를 부여하는 제품에 대해서는 과감한 소비 성향을 보이면서 기업에서 금융기관에 이르기까지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가치소비 중심의 대응 전략들이 펼쳐지고 있다. 청년일보는 소비자 중심의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는 가치소비와 관련 청년층을 중심으로 부상하고 있는 주요가치들과 함께 유통업계와 금융업권에서 부각되고 있는 전략들을 살펴보았다. [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上) "커피 한잔에도 친환경"...유통업계 가치소비 바람

(中) "재미에 의미를 더하다"...MZ세대에 손 내민 은행권

(下) "친환경에서 사회공헌까지"...지속가능한 가치소비

 

 

【 청년일보 】 최근 가치소비가 유통업계의 주요 화두로 자리잡고 있다. 청년층을 중심으로 소비자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가 투영된 상품에 대해서는 과감한 소비가 이뤄지고, 그렇지 않은 상품의 경우 이른바 가성비 등을 꼼꼼히 비교해 소비하는 가치소비가 대세로 자리잡으며 유통업계는 발빠른 대응에 나섰다. 

 

대표적으로 청년층의 매출 비중이 날로 확대되고 있는 커피·백화점 업계도 이들의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 가맹점과의 상생 활동을 비롯해 '친환경' 제품을 출시하고 관련 캠페인을 전개하는 등 다각도의 활동을 벌이고 있다.

 

2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커피·백화점 업계에서는 이 같은 청년층의 소비 경향이 단순한 '트렌드'로 머무는 것이 아닌 지속적인 소비 습관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전망하고, '친환경'으로 대표되는 가치소비의 셀링 포인트(selling point) 확대에 적극 나설 예정이다.

 

 

◆커피 업계, 유통망 체질 개선·친환경 상품 출시 등으로 MZ세대에 '손짓'

 

지난 1999년 7월 서울 이화여대 인근에 '스타벅스 이대점'이 개점된 이후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본격적으로 확산된 '커피 한잔'의 문화는 현재 전세대로 확장된 모습이다.

 

최근 FIS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지난 2020년을 기준으로 커피류 매출 규모는 볶은커피·인스턴트커피·액상커피 등의 분야를 종합해 약 2조7천180억원으로 2018년 대비 5.5% 성장했다. 또 커피류 수입 규모는 작년 수입액을 기준으로 5억6천365만 달러를 기록해 2019년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특히 2021년 커피류 수입 규모는 2020년 대비 20.5% 급증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반면 최근 커피의 원재료인 커피 원두의 생산국이 주로 중남미·아프리카 등 제3세계에 분포한다는 사실과 과도한 원두 제배로 인한 환경파괴 소식 등이 전해지며, MZ세대를 중심으로 한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이 같은 문제를 해소하는 데 조금이나마 일조할 수 있는 ‘가치소비’가 확산하고 있다.

 

실제로 20대 A씨는 "같은 커피를 마시더라도 가능하면 커피를 생산하는 국가에 속한 노동자나 공동체에 어떤 방식으로든 기여하고 있는 프랜차이즈를 찾는다"면서 "커피는 결국 소비할 수밖에 없는 음료로 자리 잡았지만, 나의 소비가 여러 문제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커피 업계 역시 청년층이 주요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MZ세대를 중심으로 한 '가치소비' 문화 확산에 적극적으로 발맞추고 있다.

 

프랜차이즈 카페 업계 1위인 스타벅스는 이 같은 흐름을 가장 앞서 주도하고 있다.

 

스타벅스의 한 관계자는 "스타벅스는 전 세계적으로 커피 재배, 구매 등에 있어 윤리적인 방법으로 커피 원료를 조달하고자 노력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사회적 책임과 환경적 책임을 다하는 커피 생산을 장려하기 위해 'C.A.F.E(Coffee and Farmer Equity) Practices'라는 구매 기준을 마련하고, 우수한 품질의 커피에 공정한 가격을 지불함과 함께 환경적 책임을 다하고, 농업 공동체를 직접 지원하는 등 구체적 실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스타벅스 커피 전문가들이 직접 산지의 농부와 농장을 직접 방문해 농부들과의 지속적인 협업과 거래를 통해 매년 고품질의 커피를 생산하고, 윤리적인 구매를 위한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며 "아울러 코스타리카, 콜롬비아, 에티오피아 등 주요 지역에 농학자와 품질 전문가로 구성된 농민 지원 센터(FSC)를 운영함으로써 세계 전역의 농부들을 현장에서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농민 지원 센터에서는 보다 책임감 있게 우수한 커피를 재배하는 방법을 개발하고, 농부들이 계속해서 커피의 품질과 지속 가능성을 향상해 나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타벅스는 이외에도 ▲지역 농가와 상생이 가능한 국산 재료 기반 제품 개발 ▲2025년까지 일회용 컵 사용률 0% 도전 ▲커피찌꺼기를 활용한 친환경 퇴비 사용 및 관련 상품을 출시하는 '커피찌꺼기 업사이클링' ▲친환경 캠페인 실행 계획 안 '그리너 (Greener) 스타벅스 코리아' 기반 'Better Together' 지속가능성전략 수립 ▲할인 혜택을 통한 개인컵 이용 장려 등 각종 유통망 체질 개선 및 친환경 행보를 보이며 MZ세대에  적극적으로 손짓하고 있다.

 

스타벅스 측 관계자는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탄소감축 효과 및 건강을 고려한 음식 등 대한 관심도가 지속 높아지고 있는 만큼 다양한 친환경 캠페인을 전개하고 관련 제품을 선보임으로써 고객 경험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여기에 토종 카페 프렌차이즈인 이디야커피는 ▲전 가맹점 원두 지원 ▲판촉 및 홍보비 지원 ▲점포 환경 개선 및 기기장비 점검 비용 지원을 통한 '상생' 이미지를 강화로 MZ세대에 대한 브랜드 제고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디야커피의 한 관계자는 "제 1의 기업 철학인 ‘상생’ 바탕으로 21년간 전국 가맹점주님과의 신뢰를 쌓아 왔다"며 "이디야커피는 가맹점 수익 우선 정책으로 모든 마케팅, 홍보비용 등을 본사가 부담하고 있으며 가맹점은 물론 매장에서 근무하는 아르바이트생 ‘메이트’와도 함께 하기 위해 다양한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디야커피는 ▲ESG위원회 신설을 통한 ESG 경영 강화 ▲매장 내 테이크아웃용 컵에 한솔제지의 ‘테라바스’(Terravas) 기술력을 더한 친환경 종이컵을 활용 ▲이디야커피 매장 내 일회용품의 친환경 제품 전환 ▲친환경 사업 협력 강화를 통한 일회용 제품의 재활용 방안 검토를 비롯해 ▲‘이디야 환경의 날’, ‘블루 온 이디야’ 등 친환경 캠패인 전개와 같은 각종 친환경 행보도 지속하고 있다.

 

이어 최근 '가성비 커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빽다방도 친환경 행보로 MZ세대를 유인하고 있다.

 

빽다방의 한 관계자는 "빽다방은 이전부터 머그 및 텀블러 제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개인컵 사용을 독려하기 위해 개인컵 이용 시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면서 "또 지난 2018년부터 환경부와 자발적 협약을 맺고 내부적으로 일회용품 사용 감량을 위해 지속 노력하고 있으며 오는 4월 1일부터 매장 내 일회용품 사용 규제가 시행됨에 따라 본사에서는 주문 시 매장 내 취식 여부를 확인, 매장 이용 고객들께는 다회용컵에 음료를 제공하도록 교육 및 관리감독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빽다방은 매장별로 다회용컵의 재고를 적정 수준으로 보유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으며, 그동안 직영점에서 지속 진행해 온 종이빨대 적합 테스트 결과를 토대로 고객의 만족도, 내구성, 부자재 원가 등을 고려하여 종이빨대를 적용할 계획이다"라면서 "앞으로도 빽다방은 가맹점주들의 효율적인 매장 운영을 최우선으로 삼고 함께 친환경 활동에도 동참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내 조제커피 1위 업체인 동서식품도 친환경 행보로 MZ세대에 손짓하고 있다.

 

동서식품은 지난 2021년 6월부터 맥심 커피믹스 대규격 제품에 종이 손잡이를 도입한 데 이어, 같은 해 8월에는 'passion for green'이라는 테마로 제품 라벨을 제거해야 이벤트에 참여할 수 있는 방식으로 '맥심 티오피 열정 마일리지'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동서식품은 소비자들에게 자연스럽게 페트병과 라벨을 분리하여 배출하도록 유도하고, MZ세대에 동서식품의 친환경적 행보로 주목받은 바 있다.

 

동서식품의 한 관계자는 "제품별 특성에 맞춰 젊은 세대가 공감할 수 있을 만한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준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백화점 업계 MZ세대 가치소비에 '주목'...현대百 '친환경' 제품·공간 마련 선도  

 

백화점 업계도 청년층이 주를 이루고 있는 이른바 MZ세대의 가치소비에 적극적으로 발맞추고 있다.

 

롯데백화점·신세계백화점 등 업계가 가치소비를 행하는 소비자들의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나서고 있는 가운데, 특히 현대백화점은 가치소비에 있어 '친환경 제품'으로 대표되는 MZ세대의 니즈를 가장 적극적으로 추적해 나가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15일 청년층이 많이 찾는 현대백화점 신촌점 MZ세대 전문관 유플렉스 4층 전체를 업계 최초 중고품(세컨핸드, Second Hand) 전문관 '세컨드 부티크'로 리뉴얼 오픈한다고 밝혔다. 세컨핸드란 '새로운 주인을 통한 두번째 사용'이라는 의미로 통상적으로 중고품을 의미한다.

 

이번에 선보이는 세컨드 부티크는 유플렉스 4층에 806㎡(244평) 규모로 구성됐다. 대표 브랜드로는 세컨드핸드 의류 플랫폼 브랜드 '마켓인유', 중고 명품 플랫폼 '미벤트', 친환경 빈티지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리그리지', 럭셔리 빈티지 워치 편집 브랜드 '서울워치' 등이 있다.

 

특히 마켓인유는 국내 최대 물량을 운영하는 세컨핸드샵으로 최근 판교점과 더현대 서울에서 진행한 팝업 행사에서도 찾은 고객 중 80% 이상이 MZ세대 고객일 정도로 젊은 고객들에게 큰 관심 끌었다. 젊은 고객들에게인기있는 칼하트·리바이스·챔피온 등의 중고 의류 상품을 상시 6천여 벌 이상 판매한다.

 

 

이밖에도 현대백화점은 MZ세대의 ‘가치소비’ 트렌드에 발맞추기 위해 부단히 힘쓰고 있다.

 

일례로 지난 3월 30일 현대백화점은 ESG경영 강화의 일환으로 지속가능 전문 온라인관을 선보인 바 있다. 현대백화점은 공식 온라인몰 '더현대닷컴'에 지속가능성을 갖춘 상품만을 엄선해 선보이는 ESG 전문 온라인 편집관 '리.그린(Re.Green)관'을 열었다.

 

백화점 업계에서 ESG 테마 상품만을 판매하는 전문 온라인관을 선보이는 것은 당시 현대백화점이 처음이었다. 

 

또 현대백화점은 리.그린관 오픈과 함께 비건 화장품 4개 브랜드가 참여하는 '비건 뷰티 기획전'을 진행해 MZ세대의 친환경 소비에 걸맞는 60여 개에 이르는 상품을 선보였다.

 

이 같은 행보에 이어 현대백화점은 지난 5월 30일부터 6월 16일까지 현대백화점 판교점에서 한국환경산업협회와 협업해 '하우 투 리 .그린(HOW TO Re.Green)' 팝업스토어를 운영하기도 했다. 

 

이는 앞서 업계 최초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전문 온라인 편집관 '리.그린(Re.Green)관'을 선보인 데 이은 현대백화점의 지속적인 친환경 행보다. 당시 문을 연 팝업스토어는 업사이클링(Upcycling, 버려지는 제품을 다시 디자인해 새로운 가치나 용도를 가진 제품으로 재탄생시킨다는 의미) 기업의 판로 확대 지원 차원에서 마련됐다.

 

팝업스토어 개점 당시 현대백화점은 매장에 사용되는 테이블 등 집기 또한 재생스펀지·우유박스·나무파레트 등 업사이클링한 친환경 소재를 사용해 제작한 데 이어 행사 홍보 리플렛도 재생용지를 사용해 만들기도 했다.

 

당시 현대백화점이 개점한 팝업스토어를 이용했던 20대 B씨는 "당시 현대백화점을 우연히 찾았을 때 '친환경' 제품들로 만 구성된 매장이 있어 정말 만족스러웠다"면서 "당시에도 ‘가치소비’라는 트렌드가 MZ세대를 포함한 청년층에서 유행을 타고 있었지만, 지금 돌아봤을 때 이러한 백화점 차원의 움직임덕에 가치소비가 더 촉진된 측면도 있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이 같은 활동 외에도 현대백화점은 지난 추석 명절기간 판매가 이뤄진 선물세트의 경우에도 2020년 설날부터 선물세트 포장재를 모두 종이로 바꾼 '올 페이퍼 패키지' 과일 선물세트를 지속해서 판매한 데 이어 과일 세트의 완충재 등을 모두 종이 소재로 교체하기도 했다. 또 현대백화점은 동물복지 유기농 한우세트도 선보였다.

 

현대백화점의 한 관계자는 "온라인 커머스에서도 MZ세대를 중심으로 가치소비 트렌드가 전면에 부상하며 친환경 제품과 공정한 생산과정을 거친 상품을 찾는 고객이 크게 늘고 있다"며 "고객들에게 새로운 구매 경험을 제공하고 환경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이벤트와 프로모션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 청년일보=김원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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