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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모델링 사업에 '열 올리는' 건설업계…수주경쟁 치열 예고

정부의 재건축 규제 강화·재건축사업 단지 감소로 리모델링 시장 ‘각광’
국내 리모델링 시장, 작년 17조원…2030년엔 30조원 규모로 성장 예상
대형건설사, 리모델링 시장에 잇따라 진출…새 먹거리 찾기에 ‘안간힘’

 

【 청년일보 】최근 국내 대형건설사들의 최근 리모델링 사업 수주전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여파의 장기화로 인해 지난해부터 국내외 일감 수주가 어려워지면서 새로운 수익창출 확보를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일부 건설사들은 재개발·재건축사업 수주에 집중하면서 적잖은 성과를 올리기도 했으나, 정부가 규제를 강화하면서 또다시 일감 부족에 직면한 것도 건설사들이 잇따라 리모델링 사업에 뛰어드는 데 배경이다.

 

또한 소규모 단지 중심으로 추진됐던 리모델링 사업이 대단지로 확산되는 등 관련 시장이 점점 커지는 추세라는 점도 대형건설사이 사업에 진출하는 이유로 보인다.

 

◆ 정부 재건축 규제 강화에...노후 단지들 잇따라 리모델링 추진

 

20일 건설업계와 한국리모델링협회 등에 따르면 작년 12월 말 조합설립을 마치고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하는 단지는 서울 등 수도권에서만 54개 단지, 4만551가구에 달한다. 이는 지난 2019년 12월말 37개 단지, 2만3935가구에 비해 17개 단지, 1만6616가구가 늘어난 규모다.

 

국내 리모델링 시장의 수익 전망도 밝다. 지난해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발표한 ‘건축물 리모델링 시장의 전망과 정책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리모델링 시장 규모는 2020년 17조2930억원에서 2025년 23조3210억원, 2030년 29조3500억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리모델링은 기존 아파트를 완전히 허물고 새로 짓는 재건축과 달리, 골조를 유지하면서 평면을 앞뒤로 늘려 면적을 키우거나 층수를 올려 주택 수를 늘리는 방식이다. 지하 주차장을 새로 만들거나 더 넓힐 수도 있다. 

 

또한 노후 단지들 사이에서 리모델링이 주목받는 이유는 재건축에 비해 규제가 적어서다. 재건축은 준공 이후 30년을 넘어야 하지만, 리모델링은 이보다 절반인 15년 이상이면 추진이 가능하다. 안전진단 결과 D등급 이하를 받아야 하는 재건축과 달리 리모델링은 B등급(수직 증축) 또는 C등급(수평 증축)이면 된다.

 

 

리모델링은 재건축보다 인허가 기준이 까다롭지 않아 사업 추진이 비교적 쉬우며 임대주택 공급 등 기부채납 의무가 없고, 초과 이익환수제 대상도 아니다.

 

또한 재건축은 조합 설립을 위해 주민 75% 이상 동의를 받아야 하는 반면, 리모델링은 66.7% 이상 동의만 있으면 된다.

 

이처럼 노후 단지들이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분위기는 최근 수도권을 넘어 지방 광역시 등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부산시 최대 규모 아파트 단지인 남구 용호동 LG메트로시티(7374가구)는 작년 말 리모델링 주택조합 설립 추진위원회를 결성했고, 대구시 수성구 범어동 우방청솔맨션아파트(194가구)도 리모델링 조합설립 추진위를 구성한 뒤 지난달 협력업체 입찰 공고에 나섰다.

 

◆ 대형건설사, 리모델링 수주에 적극적…치열한 수주 경쟁 예고

 

이에 따라 건설사들은 리모델링 수주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일부 건설사는 별도의 전담팀을 꾸리기까지 하며 수주에 열을 올리고 있다.

 

먼저 건설업계의 맏형 현대건설은 작년 12월 주택사업본부 내 리모델링 전담조직을 신설하는 등 역량강화에 나섰다. 또한 포스코건설과 함께 용인 수지 현대성우8단지 리모델링 사업을 공동수주하는 등 신분야 수주 경쟁력 강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러한 노력의 결실로 현대건설은 지난 9일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신정마을9단지 리모델링 사업을 단독 수주했다. 새해 첫 마수걸이 수주여서 의미가 크다는 게 현대건설의 설명이다.

 

 

GS건설도 리모델링 수주에 열을 올리고 있다. GS건설은 2차례 진행된 서울 마포 밤섬현대아파트 리모델링 입찰에 단독으로 참여하면서 시공권 확보가 유력한 것으로 전망된다. GS건설은 지난 2018년 서울 강남구 건영아파트를 통해 리모델링 시장에 진입했으며, 지난해 12월 26일 서울 송파구 삼전현대아파트 리모델링 사업 시공권을 따낸 바 있다. 

 

포스코건설은 지난 2014년에 리모델링 전담부서인 ‘리모델링 영업그룹’을 운영하며 일찌감치 리모델링 사업 수주에 나선 바 있다. 포스코건설은 지난해 국내 최초로 수직증축 리모델링 사업계획승인을 받은 서울 송파구 성지아파트의 리모델링 사업을 수주하는 등 작년부터 현재까지 총 15건, 약 3조원 규모의 리모델링 사업 시공권을 따냈다.

 

쌍용건설은 포스코건설과 함께 리모델링 시장의 전통적인 강자로 꼽힌다. 쌍용건설은 지난 2007년 건설업계 최초로 리모델링 전담팀을 신설한 이후 13개 단지, 약 1조원의 리모델링 수주 실적을 거둔 바 있다. 쌍용건설은 올해 리모델링 분야 업계 내 1위 굳히기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대형건설사들이 지난해 코로나19 등으로 수주 절벽을 경험하고 난 이후 재건축‧재개발사업은 물론 이전에는 중소‧중견건설사들이 주로 맡았던 리모델링 사업에까지 뛰어들고 있다”면서 “이는 소규모 단지 뿐만 아니라 대단지들도 재건축보다는 리모델링을 선호하는 현상과 맞물린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대형건설사에게는 새로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지만, 중소‧중견건설사들과의 치열한 수주 경쟁이 예고된다”면서 “한편으론 일감 확보가 어려워진 건설업계의 상황을 대변하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덧붙였다.

 

【 청년일보=이승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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