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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10대 뉴스-보험 (下)] "닻 올린 제판분리" 생보사, 자회사 GA 설립..."카카오 보험업 진출" 보험업계 디지털 전환 '박차' 外

 

【 청년일보 】 2021년 보험업권 10대 뉴스로 생보사들이 GA(법인보험대리점) 설립을 통한 제판분리로 외형 확장에 나섰다는 소식이 선정됐다. 손해보험 판매를 늘리며 IFRS17(새 국제회계기준)와 K-ICS(신지급여력제도)를 앞두고 자본 확충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와 함께 보험업계와 빅테크(대형 정보기술기업)가 미래 보험업계 주도권 선점을 위해 건강과 모빌리티 등 서비스 생태계 확장을 위한 경쟁에 나서 이목이 집중됐다. 다양한 상품을 통한 경쟁으로 소비자 권익보호와 함께 만족도 향상이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아울러 금융위원회가 불완전판매로부터 소비자를 보호하고 보험사들의 수수료 경쟁을 지양하기 위해 1200%룰을 마련했다는 소식도 함께 선정됐다.

 

◆닻 올린 제판분리...생보사, 자회사 GA 설립

 

생보사들이 올해 자회사형 법인보험대리점(GA) 설립을 통해 외형을 확장했다. 한화생명과 미래에셋생명은 제판(제조+판매)분리를 위해 GA를 설립하고 전속 설계사를 이동시켰고 다른 생보사들도 자회사 GA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

 

한화생명은 4월 한화생명금융서비스를 설립했다. 한화생명금융서비스는 출범 직후 자본금 6500억원, 전속설계사 2만 여명을 보유한 '1위 법인보험대리점(GA)'를 표방했다. 한화생명 브랜드 파워에 다양한 상품 판매 장점이 부각됐다. 내년 1월 생명보험 판매제휴사를 확대할 예정이다. 현재 생명보험 상품은 모회사인 한화생명 상품만 판매하고 있다.

 

미래에셋생명은 지난 3월 미래에셋금융서비스를 출범했다. 미래에셋금융서비스는 최근 400명 규모의 GA조직 1곳과 150명 규모의 조직 1곳 인력을 영입해 영업조직을 확대했다.

교보생명과 동양생명, DGB생명, 하나생명도 자회사형 GA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 교보생명의 경우 수년 전부터 자회사형 GA 설립을 염두했지만 잠시 보류했다가 최근 다시 신중하게 논의 중이다.

생보사들이 자회사형 GA 규모를 늘리는 것은 손해보험 판매를 늘리기 위해서다. 올해 7월 기준 미래에셋금융서비스 매출은 21억3000만원을 기록했다. 이 중 생보는 17억8000만원, 손보는 3억5000만원으로 손보 비중이 16.4%다. 같은 기간 한화생명금융서비스 매출 59억6000만원 중 생보는 52억4000만원, 손보는 7억2000만원으로 손보 비중이 12.1%다.

생보사들은 오는 2023년 IFRS17(새 국제회계기준)와 K-ICS(신지급여력제도)를 앞두고 자본 확충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카카오 보험업 진출...보험업계 디지털 전환 가속

 

건강과 모빌리티 등 서비스 생태계를 장악해 미래 보험산업의 승자가 되려는 보험업계와 빅테크(대형 정보기술기업)의 경쟁이 시작됐다.

 

보험연구원 소속 손재희·박희우 연구원은 '시이오 리포트'에 실린 '넥스트 인슈어런스(I) 디지털 환경과 보험산업' 보고서에서 미래 디지털 보험시장의 경쟁력은 고객과 데이터 보유, 생태계 장악력으로 결정될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는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하고 다양한 산업 생태계를 중심으로 시장이 파생되는 환경에서는 전통적인 상품 개발·생산 능력으로는 시장 우위를 유지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이러한 연구 결과를 반영하듯 빅테크 업체와 손잡고 디지털 전환에 박차를 가하는 생보사도 늘고 있다.

교보생명·교보문고·교보증권 등 교보 3사는 이달 카카오뱅크와 데이터 및 금융 플랫폼 제휴 사업 협력을 위한 포괄적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교보생명은 카카오뱅크 고객을 대상으로 공동상품을 기획·출시하고 마케팅과 제휴 프로모션을 공동으로 추진한다.

삼성생명은 금융 플랫폼 토스의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와 업무협약을 맺고, 고객이 토스를 이용해 보험상담, 상품가입, 보험금 청구를 할 수 있도록 새로운 프로세스 개발에 집중한다.

일부 생보사는 디지털 전환을 위한 세대 교체도 단행했다. 앞서 KB생명, 신한라이프, 교보생명, NH농협생명, 동양생명 등은 장기근속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한 바 있다.

보험업권에서는 국내 생보사들이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통해 신성장 동력 확보에 나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비대면 강화에 따라 내년 디지털 관련 사업에 더욱 주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1200%룰 전면 시행...수수료 총량제 도입 '솔솔'

 

금융위원회는 보험사들의 수수료 경쟁을 지양하고 불완전판매로부터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해 1200%룰을 마련했다. 보험설계사에게 지급하는 첫해 모집수수료를 보험계약자가 내는 1년치 보험료(월납보험료의 12배)로 제한하는 제도다.

 

다만 1200%룰은 수수료 총량 규제가 없고 초년도 수수료만 규제해 2년차에 수수료를 과하게 지급해도 불법이 아니다. 이로 인해 GA는 보험사에게 2차년도 지급분의 과다인상을 요구하거나, 2차년 시점(13차월)에 2차년의 수수료를 일시 지급해줄 것을 요구하기도 하는 상황이다.

 

1200% 룰 시행으로 GA업계의 설계사 스카우트전은 더욱 치열해졌다. 일부 GA는 정착지원금 포함 초년도에 1600~1700%의 높은 수수료를 지급하겠다는 조건을 내세우기도 했다. 신인 설계사나 업계를 떠난 지 3년 이상된 설계사에 한해 1200% 룰을 예외적으로 적용하지 않기로 했지만 경력 설계사의 경우 기준이 모호하다.

 

이런 상황에서 GA 전체 수수료(시책 포함)를 최적 사업비의 50% 기준으로 제한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수수료 총량제를 두고 손해보험업계와 GA업계가 공방전을 벌이고 있다.  

 

GA업계에서는 업계 생존이 달린 문제인 만큼 제도 시행은 막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표출하고 있는 반면 손보업계에서는 내년 K-ICS(신지급여력제도) 도입, 장기선도금리 인하 등으로 자본 확충이 필요한 만큼 수수료 총량제라도 실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IFRS17 시행 본격화"...라이나생명 매각 촉각

 

킥스(K-ICS) 도입과 함께 IFRS17 시행이 본격화 되고 있다. IFRS17이 도입되면 보험부채를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한다. K-ICS는 IFRS17에 적용 가능하도록 보험사의 자산 및 부채를 시가로 평가하여 리스크와 재무건전성을 정교하게 관리할 수 있도록 한 기준이다.

생보사들은 과거 고금리를 약속하고 팔아둔 저축성 상품이 많다. 이 때문에 새 제도가 시행되면 보험부채가 막대하게 늘어날 전망이다.

 

이런 상황에서 라이나생명이 매각됐다. 라이나생명 모그룹인 미국 시그나그룹은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태평양지역, 터키 생명·상해보험 등 사업을 처브에 57억7000만달러(약6조8500억원)에 넘기기로 했다.

 

업계에서는 IFRS17이 시행된 후에는 향후 더 많은 보험사 매물이 나올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보험업계 등에 따르면 IFRS17으로 자본 확충 부담이 커지고 제도 하에서 수익성이 악화된 보험사가 나올 수밖에 없고 제도 시행 이후 더 많은 보험사가 매물로 나올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지난 11월 보험사 CEO 간담회에서 "코로나19 이후 테이퍼링 과정에서 금리 상승 등 변동성에 대한 우려가 있다"며 "23년 도입될 IFRS17과 K-ICS 제도 하에서는 고금리가 보험업계에 유리하다는 인식과 달리 보유채권 시가평가로 인해 건전성 부담이 증가할 수 있는 만큼, 선제적인 자본확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은 "1990년대 일본의 자산 거품 붕괴 이후 니산생명, 토호생명 등 7개 생명보험회사의 연이은 파산을 반면교사로 삼아달라"며 보다 강도 높은 건전성 강화를 주문하기도 했다.

 

◆무·저해지환급형 보험의 해지율 산출체계 확립

 

무·저해지환급형 보험은 일반 상품보다 보험료가 저렴한 대신 계약 기간 내 해지할 경우 환급금이 적거나 없다.  금융당국은 올해 보험사들의 과도한 보험료 인하 경쟁을 막기 위해 무·저해지환급형 보험의 해지율 산출체계를 개선토록 주문했다.

 

금융당국은 이번 주 안에 외화보험과 관련한 방침도 발표한다. 외화보험은 보험료와 보험금을 외화로 납입하고 받는 상품으로, 달러보험으로도 불린다. 국내에서 취급되는 외화보험 상품의 96%는 외국계 생보사의 달러보험이다.

 

무·저해지 보험과 외화보험에 대한 규제로 인해 생보업계 보장성 보험 판매는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 3분기 누적 기준 보장성 보험 매출은 183조4260억원으로 1년 전보다 20조2449억원(9.9%) 줄었다.

 

업황 악화에 대비해 생보사들은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힘쓰고 있다. 특히 금융당국이 헬스케어 산업 확대를 위한 규제 완화에 적극 나서면서 보험사들의 시장 참여도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은 지난달 생보사 CEO들과의 간담회에서 "자산운용 및 헬스케어 활성화 등이 가능하도록 보험사의 자회사 소유 및 부수업무 영위를 폭넓게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 청년일보=전화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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