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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유도 단상(斷想)] 비난의 역설(逆說)...당신 마음 속의 욱일기

 

【 청년일보 】 스포츠보다 더 감동적인 드라마는 없다는 말은 경기 중 선수들의 투혼으로 때로 기적같은 일들이 일어나기 때문에 생기지 않았을까.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베넷 밀러 감독의 영화 '머니볼'에서 브래드 피트는 만년 최하위 팀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단장 빌리를 연기하며 "당신은 지금 영화가 아닌 실화를 보고 있어요"라고 말하는 듯 특유의 선한 웃음으로 관객을 몰입시킨다.    

 

심지어 영화에서 빌리 빈은 레드삭스의 연봉 1250만달러 영입을 거절하고,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단장으로 남기로했다는 엔딩크레딧을 통해 지금까지 본 이 영화같은 이야기는 실화를 바탕으로 촬영됐다며 친절하게 확인까지 시켜준다.

 

애슬레틱스의 팀 경영 철학을 수용한 레드삭스가 1918년 이후로 처음으로 월드 시리즈에서 우승했다는 자막은 허황된 꿈에 가까운 '데이터 야구'를 실현시킨 빌리의 이야기를 마치 다큐멘터리로 본 것 같은 착각에 빠지게도 한다. 그만큼 영화 속 허구 같은 스토리도 스포츠를 통해서는 현실화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월드컵 H조 조별리그 최종전 상대인 포르투갈이 승점 6점으로 16강행을 확정하고서도 한국전에서 투혼을 불사르겠다고 밝혔다. 조 1위를 목표로 하는 이유는 브라질을 만나지 않기 위해서란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H조 1위는 G조 2위와, H조 2위는 G조 1위와 16강에서 만나게 되는데, 강력한 우승 후보인 브라질이 G조 1위에 오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확률적으로도 우리는 그만큼 우승을 예측하기 힘든 경기에 나서게 됐다. 

 

최근 언론보도들에 따르면 중국 매체들이 한국의 16강 진출과 관련 한국 네티즌들의 반응을 기사화하면서 손흥민이 그가 대표팀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한국 네티즌들의 폭언을 감내하고 있다는 보도를 쏟아내기도 했다. 

 

스티븐 파인먼은 '비난의 역설'에서 비난의 순기능에 대해 언급하며, 잘못된 불의를 바로잡을 수 있다는 전제하에 정부와 기업이 책임을 다하도록 비난하라고 언급했다. 말 그대로 비난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뒤엎는 역설적 주장이다. 

 

다만 이같은 주장이 수용될 수 있는 상황은 비난의 대상이 비난받을 만한 잘못을 했을 때, 또 비난이 건설적인 비판으로 승화되어 작용할 수 있을 때라는 조건들이 따라붙게 된다. 이같은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할 경우 말 그대로 비난은 긍정적 기능을 할 수도 있는 순기능의 임계점을 넘어 힐난(詰難)으로 바뀐다. 

 

월드컵은 오랫동안 우리가 기적이라 부를 수 있을 만큼 감동적인 순간을 선사해왔다. 우리가 기억하는 '도하의 기적'도 마찬가지다. 확률적으로도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믿었을 때 믿을 수 없는 순간이 다가왔고, 그래서 우리는 기적이라고 부른다. 

 

역설적이게도 대결을 통해 다른 팀을 배타적으로 보게 만드는 선동적 스포츠라는 축구지만 정치적 요소를 배제한 순수한 스포츠 축제라는 의미로 이번 월드컵에서 욱일기가 배척된 이유는 순수함을 기반으로 스포츠가 담고 있는 기적의 생성 가능성을 정치적 의미가 퇴색시킬 수 있다고 판단 했기 때문이다. 

 

모두가 한 마음으로 응원을 할 필요는 없지만, 소모적인 비난으로 순수할 수 있는 또 누군가는 결과가 마무리 되는 순간까지 기적을 바라보며 지켜보는 스포츠 세계에 선수들에 대한 비난이라는 '마음 속의 욱일기'를 흔들어야할 이유가 있을까.  


【 청년일보=전화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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