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삼성전자 노사가 이달 중순부터 '2026년 임금 교섭'에 나선 가운데 초과이익성과급(OPI) 기준에 대한 투명성 확보와 상한 폐지 등 일부 핵심 쟁점을 두고 접점을 찾지 못한채 공회전을 거듭하고 있다.
30일 재계 등 관련 업계등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사는 이날 오전 기흥사업장 나노파크에서 '2026년 임금 교섭 3차 본교섭'에 나섰다.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를 비롯 초기업 노동조합, 삼성전자노조동행 등 3개 노조가 참여한 공동 교섭단은 이날 핵심 요구안으로 OPI의 투명화 및 상한 해제, 기본급(베이스업) 7% 등을 사측에 요구했다.
하지만 이날 10시 30분부터 시작된 본교섭은 양사간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별 다른 진척 없이 약 4시간만에 끝났다.
노조 관계자는 "공동교섭단은 불투명한 OPI 지급 기준 개선을 지속 요구해왔고, 금번 교섭에서도 2025년 OPI부터 투명성 확보와 상한 폐지를 요구했다"고 말했다.
현재 삼성전자는 OPI의 지급 기준을 EVA(경제적 부가 가치) 방식으로 삼고 있다. EVA는 영업익에서 자본 비용(법인세·투자금 등)을 제외한 계산식으로, 사측은 경영상 비밀로 구체적인 수치를 임직원들에게 따로 공개하지 않는다.
이에 노조는 성과급 산정 과정이 불투명하다는 지적을 꾸준히 제기해왔다. 일부 조합원들 사이에세는 이른바 '깜깜이 성과급 제도'라는 비아냥 섞인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경쟁업체인 SK하이닉스가 영업이익과 연동, 다소 명확한 보상 기준을 정립한 점을 제기하며 경영진들을 상대로 성과급 기준에 대한 투명성 확보를 요구하고 있다.
일례로 OPI의 지급 기준을 기존 EVA 제도에서 영업이익(+기타수익) 20%로 변경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즉 100억원의 영업이익이 날 경우 20억원을 성과급으로 배분해 달라는 셈이다.
실제로 SK하이닉스의 경우 지난 2021년부터 EVA 방식을 폐지하고 영업이익 기준으로 변경, 성과급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마련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당시 SK하이닉스는 투명성과 예측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기존 EVA에서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 재원으로 활용하는 방식으로 확정했다"면서 "성과급 지급 기준 투명화를 요구하는 노조의 제안을 사측이 수용했고, 이사회 승인을 거쳐 제도가 안착됐다"고 밝혔다.
이밖에 노조는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실적 개선 흐름에 진입했음에도 OPI 상한선을 개인 연봉의 50%로 제한하고 있어 불합리하다는 입장이며, 해당 상한을 폐지해달라고 요구하는 상태다.
앞서 삼성전자는 올 3분기 D램 가격 상승 및 고대역폭메모리(HBM) 출하량 증가에 힘입어 매출 86조617억원, 영업이익 12조1천661억원의 실적을 거뒀다. 이러한 흐름이 이어져 업계 안팎에선 4분기 영업이익이 최대 20조원 이상 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편, 삼성전자 노사는 내년 1월 6일 4차 본교섭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 청년일보=이창현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