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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섭위원 실명 공개하라" 충돌 …삼성전자, 노사 교섭 5분만에 중단 '파행'

6일 오전 기흥사업장서 4차 본 교섭 개시 속 5분 만에 종료
사측 "동의하지 않은 실명 공개"…노조 "조합원 알권리" 충돌

 

【 청년일보 】 삼성전자 노사가 지난달부터 '2026년 임금·단체협약(이하 임단협)' 본교섭을 가지고 있지만 수차례 파행을 거듭한 가운데 자칫 협상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사는 전날 오전 기흥사업장 나노파크에서 '2026년 임금 교섭 4차 본교섭'에 나섰다.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을 비롯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노조동행 등 3개 노조로 꾸려진 공동교섭단은 초과이익성과급(OPI)의 투명화 및 상한 해제, 기본급(베이스업) 7% 등을 주요 안건으로 내세워 사측에 요구하기로 돼 있었지만 교섭 개시 6분 만에 중단됐다.

 

파행의 발단은 노조가 '교섭 속보'를 통해 사측 교섭위원들의 명단을 실명으로 공개한 것에서 비롯됐다. '교섭 속보'란 노사 간 교섭 진행 상황, 주요 논의 내용 등을 신속하게 정리해 알리는 소식지로, 노조는 이를 홈페이지에 게시하고 있다. 

 

노조 측에 따르면 동의하지 않은 실명 공개로 인해 교섭위원 개개인이 조합원들로부터 피해를 입고 있다며 사측은 노조에 공식 사과와 재발 방지 대책을 요구했다. 


반면 노조 측은 실명 공개가 교섭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높이기 위한 정당한 행위라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한 노조 관계자는 "조합원들은 누구와 교섭에 임하고 있는지 알 권리가 있다고 전했다"면서 "사측이 문제 삼는 부분과는 별개로 교섭을 진행하자는 의견을 전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아 6분 만에 교섭이 종료됐다"고 말했다.

 

앞서 삼성전자 노사는 지난달 16일 1차 본교섭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협상에 돌입했다. 당시 노조는 OPI의 투명화 및 상한 해제, 기본급(베이스업) 7% 등을 사측에 요구했다.

 

현재 삼성전자는 OPI의 지급 기준을 EVA(경제적 부가가치) 방식으로 삼고 있다. EVA는 영업익에서 자본 비용(법인세·투자금 등)을 제외한 계산식으로, 사측은 경영상 비밀로 구체적 수치를 임직원들에게 따로 공개하지 않는다.  

 

이에 노조는 성과급 산정 과정이 불투명하다고 지적하며 일부 조합원들 사이에선 '깜깜이 성과급 제도'라는 비아냥 섞인 반응이 적잖게 흘러 나온다.

 

이와 함께 OPI의 지급 기준을 기존 EVA 제도에서 영업이익(+기타수익) 20%로 변경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사측은 노조가 요구하는 영업이익의 20%는 과하며, 사업부별 유불리가 있는 만큼 신중한 입장을 취할 수 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아울러 노조는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실적 개선 흐름에 진입했음에도 OPI 상한선을 개인 연봉의 50%로 제한하고 있어 불합리하다는 입장이며, 해당 상한을 폐지해달라고 요구한 상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3분기 D램 가격 상승 및 고대역폭메모리(HBM) 출하량 증가에 힘입어 매출 86조617억원, 영업이익 12조1천661억원의 실적을 거둔 바 있다. 이러한 흐름이 이어져 업계 안팎에선 4분기 영업이익이 최대 20조원 이상 달할 것으로 내다본다.

 

이후 노사는 같은달 23일과 30일 각각 2차·3차 본교섭을 벌였으나 접점을 찾지 못하고 여전히 공회전만 거듭하는 상황이다. 노사는 오는 13일 오전 5차 본교섭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이러한 가운데 일각에선 성과급 제도 개선 등 핵심 쟁점을 논의하기도 전에 '교섭위원 실명 공개'를 둘러싼 대립에 예년보다 합의가 늦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해 임단협은 그 해 2월 24일 잠정 합의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노조 관계자는 "일정에 쫓기지 않고 원칙에 따라 차기 교섭에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 청년일보=이창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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