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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일수록 유능한 인재 확보"…삼성家 '인재경영' 재조명

"기술 인재가 핵심 경쟁력"…삼성전자, DX·DS 부문 경력사원 채용
삼성 선대회장 인재 지론 '눈길'…"기업 성패 좌우하는 것은 사람"
3대째 이어져 온 '인재 중시' 경영전략···글로벌 초일류 기업 견인

 

【 청년일보 】 최근 삼성전자가 TV와 가전, 모바일 사업 등을 담당하는 디바이스경험(DX) 부문과 반도체 사업인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경력사원을 대규모 채용하고 나섰다. 

 

모집 직무만 각각 90여개와 800여개에 달하는데 이처럼 모든 직군에서 동시에 대규모 경력 채용에 나선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지난해 경기침체로 실적 부진을 겪은 만큼 유능한 인재를 전방위적으로 선점해 '초격차' 경쟁력 달성의 고삐를 죄고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이재용 회장의 의중이 담긴 것으로 해석한다. 

 

특히 이 회장은 2022년 10월 회장 취임 이후 주요 계열사 사업장을 잇따라 방문하며 미래 선점을 위한 초격차 기술개발 주문과 함께 적극적인 인재양성 의지를 피력하고 있다. 

 

일각에선 경기불황일수록 선제적으로 인재를 확보해 새로운 기회로 삼겠다는 이 회장의 뜻이 어느 정도 담긴 것으로 내다본다. 이와 더불어 삼성 창업주인 호암(湖巖) 이병철 회장과 선친 이건희 선대회장의 '인재제일' 경영철학을 계승·발전시켜 '뉴삼성'의 기틀을 다지겠다는 행보로도 풀이한다.

 

이런 가운데 "기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것은 사람"이라는 선대회장들의 지론이 재조명되고 있으며 지속적으로 인재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해 온 이 회장의 향후 인재경영 행보가 업계로부터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3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의 '인재제일 경영'은 이병철-이건희-이재용까지 3대(代)에 걸쳐 이어지고 있는 핵심 기업가치 중 하나다.

 

인재경영의 선구자인 호암 이병철 회장은 평소 "사람이 사업의 성패를 좌우한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었으며 '사업보국', '합리추구'와 함께 삼성의 경영철학으로 강조해왔다. 

 

실제로 그의 자서전인 호암자전에는 "경영자로서 내 인생의 80%는 인재양성에 쏟아왔고, 인력에 대해서만은 아낌없는 투자를 해오고 있다"고 나온다.

 

이같은 투자 일환으로 1982년 6월 설립된 국내 최초의 기업연수원인 삼성인력개발원(옛 삼성종합연수원·1990년 명칭 변경)이 대표적이다. 삼성그룹 직원들의 각종 연수 및 교육을 진행하는 곳으로 재계에선 흔히 인재양성의 요람으로 일컫는다.

 

이곳 로비에 걸려있는 친필 현판에는 "국가와 기업의 장래가 모두 사람에 의해 좌우된다는 것은 명백한 진리이다. 이 진리를 꾸준히 실천해 온 삼성이 강력한 조직으로 인재양성에 계속 주력하는 한 삼성은 영원할 것이며 여기서 배출된 삼성인은 이 나라 국민의 선도자가 되어 만방의 인류 행복을 위하여 반드시 크게 공헌할 것이다"는 문구가 적혀 있다. 이는 인재의 중요성에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또한 혈연·지연·학연을 철저히 배제하고 '능력' 위주의 인사를 구현했다. 삼성은 1957년 국내 최초로 공개채용 제도를 도입했는데 당시 시대적 상황을 고려해 보면 굉장히 혁신적이었다는 것이 재계의 중론이다. 다방면에서의 우수한 인재 발굴을 중요시하게 여겼다는 방증이다. 

 

이병철 창업주 때부터 전해져온 '인재 제일주의' 철학은 이건희 선대회장에게도 이어졌다.

 

이 선대회장은 2002년 6월, 삼성인력개발원에서 열린 인재전략 사장단 회의에서 50여명 사장들에게 "한 명의 천재가 10만~20만 명의 직원을 먹여 살리는 인재경쟁의 시대, 지적 창조력의 시대"라고 밝혔다. 

 

같은 해인 11월 초에 열린 회의에서도 "앞으로 나부터 경영업무의 50% 이상을 핵심인력 확보 및 양성에 쏟겠다"면서 "사장단의 인사평가 점수를 100점으로 했을 때 40점은 핵심인력을 얼마나 확보했느냐 또 얼마나 양성했느냐에 둘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건희 선대회장의 발언 후 2003년부터 2013년까지 삼성전자의 직원 수는 10년 간 5만명대에서 10만명 수준으로 증가했으며 재계에선 초일류 회사의 기틀을 닦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병철 창업주, 선친 이건희 선대회장 못지 않게 이재용 회장 마찬가지로 '인재 제일경영'을 중요시하게 여기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달 16일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2024 삼성 명장' 15명과 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기술 인재는 포기할 수 없는 핵심경쟁력이다"면서 "미래는 기술인재의 확보와 육성에 달려 있다. 기술인재가 마음껏 도전하고 혁신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격려했다.

 

지난해 2월과 3월엔 각각 삼성전자 온양·천안 캠퍼스, 구미전자공업고등학교 등을 방문하며 미래 기술인재의 중요성에 대해 역설했다. 

 

이 회장의 경영 철학에 발맞춰 삼성전자는 물론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삼성SDI, 삼성물산,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중공업, 에스원 등 삼성 주요 관계사들은 전국기능경기대회 출신 우수 기술인재를 매년 100여명씩 특별 채용하고 있다. 삼성 관계사들이 채용한 전국기능경기대회 출신 기술인재는 현재 1천500여명에 달하는 수준이다.

 

이러한 삼성의 인재경영 철학 관련해 재계 관계자는 "이 회장이 글로벌 경기침체·실적부진에도 인재 영입에 사활을 거는 데는 그만큼 유능한 인재를 채용해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려는 의중이 담긴 것으로 보인다"면서 "취임 이후 여러 사업장을 누비며 인재 중시를 앞세우는 만큼 뉴삼성 비전의 구체화 시점이 더욱 주목되는 이유다"고 말했다. 

 


【 청년일보=이창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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