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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發 관세에 '희비교차'...패션 OEM '비상', 뷰티 ODM은 '기회'

영원무역·한세실업 등 북미 수출 의존 기업들, 관세 인상에 ‘비상등’
신원그룹, OEM 주력에 80% 미국 수출…관세 유예에도 "긴장 지속"
한국콜마·코스맥스, 미국 내 생산시설 확충으로 뷰티시장 공략 박차
증권가 "패션 OEM은 실적 우려…화장품 ODM은 수혜 가능성" 전망

 

【 청년일보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상호 관세 부과 방침을 발표하면서 국내 패션·뷰티 업계에 온도차가 감지되고 있다.


패션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업계는 높은 관세율이 적용되는 동남아 생산 기지에 대한 타격이 불가피한 반면, 뷰티 ODM(제조자개발생산) 업계는 미국 내 생산시설을 적극 활용하며 오히려 기회로 삼는 분위기다.

 

 

◆ 트럼프 관세 폭탄에 패션 OEM 업계 '초비상'


17일 언론계에 따르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발표한 상호 관세 조치가 지난 9일 0시 1분(미 동부시간 기준, 한국시간 9일 오후 1시 1분)부터 발효되면서 국내 패션OEM 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베트남(46%), 방글라데시(37%), 인도네시아(32%) 등 동남아 주요 생산기지에 높은 관세가 부과되며 업계 전반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9일, 중국을 제외한 국가들에 대해 상호 관세를 90일간 유예하고 기본 관세율을 적용하겠다고 발표했으나, 이미 글로벌 공급망을 동남아에 집중해온 국내 OEM 기업들은 불확실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표적인 패션OEM 기업인 영원무역은 방글라데시·베트남·엘살바도르 등지에서 노스페이스·룰루레몬·아크테릭스 등의 글로벌 브랜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전체 매출의 90% 이상을 해외에서 벌어들이고 있으며, 이중 미국 수출 비중이 약 35%로 이번 관세 인상으로 인한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영원무역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나라별 상황을 면밀하게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H&M, 폴로랄프 로렌, 갭, 게스, 캘빈클라인 등을 고객사로 둔 한세실업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이 회사는 현재 베트남에만 10개의 공장을 운영 중이며, 미국 시장 의존도가 높다.


다만 한세실업은 지난해부터 엘살바도르, 과테말라 등 중미 지역에 신규 법인을 설립하고 생산 라인 증설을 꾸준히 진행해왔다. 엘살바도르와 과테말라는 관세율이 10%로 비교적 낮은 수준이다.


또한, 내년 상반기에는 과테말라 '미챠토야 프로젝트' 가동에 돌입한다. 하루 약 2만5천kg의 원사 생산이 가능한 '과테말라 에코스핀 1공장'을 통해 원사부터 봉제까지 가능한 수직계열화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한세실업 관계자는 "한세실업은 미국 뿐 아니라 유럽과 일본 바이어 확대에도 힘쓰고 있다"며 "지난 9일 관세 유예가 발표된만큼 각 국가와 미국 정부의 협상을 면밀히 주시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신원그룹 역시 관세 인상으로 직격탄을 맞을 전망이다.


신원그룹은 과테말라·베트남·인도네시아·니카라과 등지에 8개의 해외 생산기지를 운영 중이며, 갭·월마트·타겟 등 미국 주요 유통사에 니트와 스웨터를 OEM·ODM 방식으로 공급하고 있다. 미국 수출 비중이 80%에 달해 이번 조치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신원그룹 관계자는 "현재는 상호 관세가 90일간 유예되고 기본 관세가 적용되는 상황이라, 당분간은 예의주시하며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 한국콜마·코스맥스, 美 생산 시설 활용...시장 공략 '가속'


반면 뷰티 업계는 상대적으로 낙관적인 분위기다. 화장품은 매출 원가가 낮아 관세 부과 영향이 제한적이며, 미국 내 생산시설을 적극 활용한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국내 대표 화장품 ODM 기업인 한국콜마와 코스맥스는 미국 내 생산 인프라를 기반으로 현지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국콜마는 올해 상반기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에 제2공장을 가동하며, 자외선 차단제와 기초화장품 생산량을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북미 법인의 연간 생산량을 기존 1억8천만개에서 3억개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코스맥스도 뉴저지에 위치한 '코스맥스USA'를 중심으로 현지 생산을 강화하고 있다. 이 공장은 연간 2억7천만개 이상 생산이 가능해, 미국 시장 대응력을 높이고 있다.

 

또한, 지난달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OTC(일반의약품) 공장 적합 승인을 획득하며, 자외선 차단제 생산 및 공급 확대에 더욱 속도를 낼 방침이다.


양사는 글로벌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자외선 차단제 카테고리를 주력 품목으로 삼고 미국 시장 내 입지를 더욱 넓힐 계획이다.


◆ 증권가 "패션 OEM은 실적 부진 우려, 뷰티 ODM 업계는 호재"


증권가에서는 이번 관세 정책이 미국 수출 비중이 높은 의류 OEM 업계에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박현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관세 인상은 일차적으로 미국 고객사들의 비용 상승 요인이 되고, 브랜드사의 원가 부담이 커지면 이차적으로 OEM사에 단가 인하 요구가 높아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뷰티 ODM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가 반사이익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권우정 교보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트럼프 캐나다·멕시코·중국 관세 부과, 화장품산업 영향 점검' 보고서를 통해 "과거 트럼프 1기 관세 부과 경험을 고려하면 이번 캐나다·중국·멕시코 관세 부과는 한국에 오히려 기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권 연구원은 "미국 내 뷰티 앤 퍼스널 케어(Beauty&Personal Care) 대중(매스, Mass) 제품 중 미국 생산 비중은 7%에 불과해, 미국 수출국 중 낮은 관세율이 적용되는 국가의 화장품 수출 경쟁력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 청년일보=권하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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