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진료실에서 환자분들을 마주하다 보면 눈가나 팔자 주름을 고민하며 내원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제가 피부를 면밀히 진찰할 때, 주름보다 더 주의 깊게 살피는 신호가 있습니다. 바로 ‘세로 모공’입니다.
많은 분이 모공을 단순히 피지 분비가 많아 커진 현상으로 여기지만, 나이가 들며 나타나는 세로 모공은 전혀 다른 의미를 지닙니다. 이는 표면적인 문제가 아니라, 피부를 지탱해오던 구조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는 강력한 노화 신호이기 때문입니다.
원래 둥글던 모공이 중력의 영향을 받아 점점 길어지고 처지기 시작했다면, 이는 피부 탄력을 책임지는 진피층의 지지력이 약화되었다는 신호입니다. 진피층은 콜라겐과 엘라스틴으로 구성된 촘촘한 그물망 구조를 통해 피부를 아래에서 받쳐주는데, 이 구조가 느슨해지면 모공 입구를 단단히 붙잡아둘 힘을 잃게 됩니다.
그 결과 모공들은 서로 연결되듯 늘어지며 선을 이루고, 이 선들이 반복되면서 결국 우리가 흔히 말하는 깊은 주름으로 고착됩니다. 다시 말해 세로 모공은 주름이 완성되기 직전의 단계이자, 노화를 되돌릴 수 있는 마지막 골든타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신호를 방치할 경우, 얼굴 전체가 아래로 밀려 내려오는 이른바 ‘슬라이딩 현상’을 경험하게 됩니다.
이미 길어지고 늘어진 모공은 단순히 조여주는 화장품이나 일시적인 관리만으로는 개선이 어렵습니다. 무너진 건물을 외벽만 덧칠한다고 해결되지 않듯, 피부 역시 속 구조부터 다시 세워야 합니다. 즉, 피부 깊은 층에서부터 재생을 유도하는 접근이 필요합니다.
이때 핵심은 세포에 다시 한 번 회복의 신호를 전달하는 것입니다. PDRN은 피부 조직에 재생 신호를 전달해 손상된 진피 환경을 안정화하고, 모공 주변의 지지 구조를 보다 촘촘하게 회복하도록 돕는 역할을 합니다.
기초 공사가 탄탄해지면 벌어졌던 모공 입구는 점차 제자리를 찾고, 피부 밀도가 차오르면서 주름으로 이어지는 진행을 자연스럽게 차단할 수 있습니다.
노화 치료는 이미 깊게 자리 잡은 주름을 억지로 펴는 것보다, 주름이 되기 직전의 신호를 정확히 잡아내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며 결과 또한 자연스럽습니다. 오후만 되면 화장이 모공 사이에 끼고, 예전보다 모공이 세로로 길어 보인다면 결코 가볍게 넘겨서는 안 됩니다.
그 신호를 알아차린 지금이야말로, 피부의 시간을 멈추고 다시 되돌릴 수 있는 결정적인 순간일 수 있습니다. 피부 속부터 차오르는 탄탄한 힘을 되찾는 것, 그것이 가장 현명한 안티에이징의 시작입니다.
글 / 김덕규(닥터킨베인 병원장)
㈜ 제론셀베인 대표이사
닥터킨베인 피부과의원 대표원장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전문의
대한 피부 레이저 학회 공보이사
연세대 세브란스 에스테틱연구회 정회원
PDRN 항염재생치의학연구회 (치주염 치료와 재생) 정회원
대한 미용성형학회 정회원
대한 미용웰빙학회 정회원
대한 비만학회 정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