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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자재 울고 간편식 웃고'...역대급 고물가 추석에 간편식 소비 확대

정부·지자체 지난 추석 '물가 잡기'에도 고물가 지속...양배추·대파·감자 등 식자재값 '급등'
"직접 하는 요리보다 싸고 덜 힘들다"...각종 간편식, 추석 계기로 소비자들에 매력 '어필'
신세계푸드·아워홈 간편식 판매량 '급증'..."고물가 지속으로 간편식 소비 지속적 확대 전망"

 

【 청년일보 】 유래없는 고물가 시대 속 맞이한 추석을 계기로 '직접 해먹는 음식' 대신 각종 '간편식'이 소비자의 식탁에 속속 자리 잡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올 상반기부터 밥상 물가가 꿈틀거릴 조짐을 보이자, 정부 역시 대대적인 선제적 대응에 나섰지만, 추석 먹거리에 사용되는 각종 식자재 가격의 상승세를 막기에는 역부족인 모양새다.

 

17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추석 연휴 기간에 돌입하기 직전 동그랑땡 등과 같은 명절 간편식의 판매량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업계에서는 추석을 계기로 소비자들의 식탁에 다양한 간편식이 한동안 더 많이 오르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윤 대통령 "추석 물가 잡는다" 했지만...식자재 물가 상승 막기엔 '역부족'

 

올해 들어 식자재 물가 상승률이 심상치 않자 정부도 이미 적극적인 대응에 나선 바 있다.

 

지난달 11일 윤석열 대통령은 제5차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주재하면서 "고물가로 어려운 상황이지만 명절 기간 장보기 부담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도록 역대 최대 규모로 추석 성수품을 공급하고, 정부도 할인쿠폰 등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또 "국민들께서 피부로 느낄 수 있도록 명절 장바구니 물가를 잡아야 한다"며 "관계 부처는 각종 정부 지원금을 최대한 신속하게 풀어서 국민들이 따뜻한 명절을 보낼 수 있도록 세심하게 애써 주기 바란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여기에 당시 윤 대통령은 "중소기업과 소상인에게 신속히 명절 자금을 공급해 근로자의 임금 지급도 제때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경제단체와 정부가 협력해 임금 체불을 방지하고 하도급 대금이 조기에 지급될 수 있도록 힘써 달라"고 거듭 강조했다.

 

 

지자체도 이 같은 정부의 움직임에 적극적으로 힘을 더했다.

 

대표적으로 서울시는 지난달 30일 가격이 크게 오른 상추, 시금치 등 채소 5종의 주요 산지를 가락시장 전문경매사가 직접 방문해 출하 약정을 체결해 공급량을 최대한 늘리기로 하는 한편 농가에 지급하는 출하 장려금도 평소보다 늘려 농가의 도매 거래 수수료 부담을 덜어주는 방안을 발표했다.

 

여기에 시는 추석 기간 수요가 급증하는 사과·배·배추·무·대추·밤·조기·명태·멸치 등 농·수산물 9종을 중점관리 품목으로 지정해 공급 물량을 평소 대비 110%까지 늘리기도 했다.

 

하지만 이 같은 정부와 지자체 차원의 적극적인 '물가 잡기'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이 느끼는 식자재 물가 부담을 크게 덜지는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물가정보에 따르면, 추석 연휴 직전인 지난 1일부터 7일까지 추석 음식에 사용되는 각종 식자재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먼저 청피망(100g)과 토마토(1kg)가 이전주(8월 25일~31일) 대비 각각 26.4%·20.8% 상승해 가장 크게 올랐으며, 배추(1포기)와 풋고추(100g)도 각각 17.2%·13.4% 올랐다.

 

여기에 깻잎(100g)이 13.4%, 무(1개)가 11.3% 상승했으며 배(10개)가 9.7%, 양배추(1포기)가 6.2% 올랐다. 

 

또 당근(1kg)이 2.9%, 대파(1kg)가 2.8%이 올랐으며 감자(100g)는 2.4%, 양파가 1.4% 상승했다. 이와 함께 쌀·애호박·수박·미나리도 가격이 상승했다.

 

식자재 품목의 고물가 추이는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의 신선식품지수에서도 드러난다.

 

지난 2020년을 기준으로 신선식품의 물가를 100으로 설정했을 때, 올해 8월 신선식품지수는 108.62로 나타났다. 이는 올해 들어 신선식품·신선어개·신선채소·신선과실 등의 품목에 해당하는 물가가 크게 상승했음을 말한다.

 

신선식품지수는 갈치, 명태, 조기 등 신선어개(11개 품목), 배추, 상추, 무 등 신선채소(26개 품목), 사과, 배, 복숭아 등 신선과실(18개 품목)로 총 55개 품목을 대상으로 통계창이 작성한 지수이며, 이 수치가 100보다 높을 경우 가격이 상승했다는 것을 하락했을 경우 가격이 떨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같은 기준을 적용한 작년 동기의 지수(102.75)와 비교할 경우에도 상대적으로 크게 오른 수치다. 

 

 

◆고물가에 추석 밥상에 본격 등판한 '간편식'..."한동안 간편식 이용 추세 확대될 것"

 

식자재 물가가 크게 오르자 소비자들은 이번 추석을 계기로 '간편식'에 더 많은 손을 내밀고 있다.

 

직접 식자재를 구매해 명절 음식을 조리하는 비용보다 간편식을 구매하는 비용이 거의 동등하거나 오히려 더 저렴한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대형마트를 찾은 50대 주부 A씨는 "이번 추석에는 유달리 직접 요리해서 먹는 음식이 적었던 것 같다”면서 "직접 명절 음식을 만들기 위해 장을 보면 '이 가격이면 차라리 사서 먹는 편이 싸다'는 생각이 절로 들게 되는 값을 지불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전통시장을 찾은 40대 직장인 B씨도 "동그랑땡이나 송편 등 이번 명절 음식은 시중에서 판매하는 간편식으로만 마련했었다"면서 "시간도 덜 들 뿐더러, 비용도 직접 요리했을 때와 비교했을 때 거의 비슷하거나 어떤 품목은 더 저렴해 선택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고 전했다.

 

이 같은 소비 심리는 실제 간편식을 시중에 내놓는 식품업계의 통계에서도 드러난다.

 

신세계푸드의 한 관계자는 "추석 연휴를 앞둔 9월 1일부터 6일까지 적전류, 양념육, 떡류 등 30여 종의 명절용 가정 간편식의 판매량을 분석한 결과 전년 동기 대비 27%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특히 대표 명절 음식으로 꼽히는 각종 전류 중 '올반 동그랑땡'의 판매량은 80.1% 늘어났다"고 전했다.

 

 

아워홈의 한 관계자도 "추석을 앞둔 8월 3, 4주 차에 아워홈몰 간편식 판매량은 이전 2주(8월 1, 2주) 보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특히 조리법이 간단하고 맛과 영양, 차림새까지 갖춘 냉동 도시락 '온더고'의 경우 판매량이 37% 증가했다"고 말했다.

 

또 "'푸짐한 왕갈비탕'과 '아삭포기김치'도 각각 12%, 1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최근 간편식도 명절 간 식사나 손님 접대용 등으로 활용하기 좋아 판매량이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식품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 추석을 계기로 소비자들에게 각종 간편식의 '셀링 포인트(selling point)'가 크게 어필된 것으로 생각된다"면서 "간편식은 '비싸고 양이 적다'는 소비자들의 인식이 있었던 것이 사실인데, 올해 식자재 가격이 크게 오르다 보니 그 같은 단점이 크게 상쇄된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전쟁 등 단기간 해결되기 어려운 사건이 고물가 현상에 원인이 되고 있는 만큼 이번 추석을 계기로 한동안 간편식이 소비자들의 식탁에 더욱 많이 오를 것이라고 본다"면서 "업계도 올해 지속된 시장 반응을 살피고 관련 상품군 확대에 신경을 쓰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 청년일보=김원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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