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지난 4일 서울 종로구 정부 서울청사에서 열린 제4차 보험개혁회의에 참석해 있다. [사진=연합뉴스]](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41148/art_17327807475457_5e6228.jpg)
【 청년일보 】 금융당국은 최근 무저해지 보험 해지율 관련 IFRS17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보험사들은 기존보다 해지율을 낮게 책정하게 되면서 CSM(계약서비스마진) 감소와 더불어 지급여력비율(K-ICS·이하 킥스)이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보험업계 일각에서는 킥스 비율 하락으로 이를 만회하기 위한 보험사들의 자본확충 요구가 더욱 커질 것이고, 이에 따른 이자 부담 또한 피해갈 수 없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2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지난 4일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주재로 제4차 보험개혁회의를 열고 ‘IFRS17 주요 계리가정 가이드라인’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보험사들은 올 연말 결산부터 무저해지 보험상품 해지율 산출 시 완납시점 해지율이 0%에 수렴하는 모형 중 ‘로그-선형모형’을 원칙모형으로 적용해야 한다.
무저해지 보험은 보험료 납입기간 중 해지 시 환급금이 없거나 적어 보험료가 일반 상품에 비해 10~40% 저렴한 상품이다.
지난해 도입된 회계기준인 IFRS17 하에서 보험사들은 결산 시점의 시장금리를 감안한 할인율과 손해율, 해지율 등 계리적 가정을 경험통계 및 계약자 특성 등을 고려해 자율적으로 추정한다.
금융당국은 이같은 자의적 가정이 장기적으로 위험을 누적시켜 보험사의 건전성을 저하시키는 한편 이로 인해 보험계약자에게 발생할 수 있는 피해에 대해 우려를 지속적으로 제기한 바 있다.
보험업계 일각에서는 금융당국의 새로운 가이드라인이 보험사의 CSM 감소와 이에 따른 킥스 비율 하락을 초래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CSM은 킥스 산정 시 가용 자본에 일부 반영된다.
이에 보험사들이 가용자본을 늘리기 위해 후순위채 발행 등 자본 확대에 나설 것이라는 의견이 제기된다.
강승건 KB증권 애널리스트는 “금융당국이 제시한 계리적 가정 변경과 보험부채 할인율 적용으로 보험사의 CSM 감소, 킥스 하락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에 보험사들은 보완자본을 늘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보완자본은 자기자본을 구성하는 자본으로, 이를 늘리면 가용자본이 증가하는 효과가 나타난다.
한 보험업계 전문가도 “무저해지 상품 해지율 관련 IFRS17 가이드라인에 따라 보험사의 킥스 비율이 낮아지면서 보험사들은 자본 확충을 위해 후순위채 발행을 늘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보험사의 자본조달은 올 하반기 들어 상반기 대비 늘어난 모습이다. 여기에 올해 결산부터 적용될 IFRS17 가이드라인이 보험사들의 선제적 대응을 야기하며 앞으로 이같은 추세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 하반기 들어 지난 18일까지 보험사들은 후순위채와 신종자본증권 발행 등을 통해 5조1천300억원을 조달했다. 상반기(1조1천900억원)에 비해 4배 이상 불어난 수치다.
아울러 보험사들은 상반기엔 6건의 자본성증권을 발행했지만 하반기엔 13건으로 2배 이상 급증했다.
올해 가장 많은 자본성증권을 발행한 보험사는 교보생명이다. 교보생명은 올 상반기 단 한 건의 자본성증권도 발행하지 않다가 지난 8월 7천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했다.
손해보험사 중에서는 현대해상이 가장 많은 자본성증권을 발행했다. 현대해상은 지난 6월 5천억원, 지난 4일엔 4천억원 등 올해에만 9천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했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IFRS17 가이드라인이 킥스 하락에 미치는 영향 및 자본 확충의 필요성 등은 보험사별로 차이가 있을 것”이라며 “다만 보험업계 전반적으로 보면 후순위채 발행 등에 따른 이자 부담은 고려해야 하는 상황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보험사 관계자는 “IFRS17 가이드라인 적용에 따라 킥스 비율이 하락할 것이고 이에 따라 보험사들의 자본 확대도 불가피한 측면이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 청년일보=신정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