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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1년 전영현 부회장, 삼성 반도체 반등 과제 '첩첩산중'”

SK하이닉스에 D램·HBM 주도권 내줘…1분기 영업이익 6조 격차
엔비디아 HBM3E 공급 지연에 위기감 고조…퀄 테스트 통과 못해
전 부회장, 지난 3월 주주총회서 HBM 초기대응 실기 인정 후 사과

 

【 청년일보 】 지난해 5월,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의 ‘구원 투수’로 전격 발탁된 전영현 부회장이 오는 21일 취임 1주년을 맞는다. 그러나 그가 풀어야 할 과제는 여전히 산적해 있다는 평가다.

 

최근 들어 SK하이닉스에 영업이익에서 뒤쳐지는데다 엔비디아에 HBM3E 12단 납품 지연, 대만 TSMC와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 격차가 벌어지면서, 재계 안팎에선 전 부회장의 위기 대응 능력에 주목하고 있다.

 

13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DS부문은 글로벌 경기 둔화 및 IT 수요 부진, 반도체 업황 침체 등의 여파로 2023년 약 15조 원의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며 반전이 절실한 상황이었다.

 

삼성전자는 이를 타개하기 위해 경계현 당시 사장을 대신해 전영현 부회장을 DS부문장에 임명하는 '원포인트 인사'를 단행했다. 전 부회장은 2000년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에 입사해 D램과 플래시 개발, 전략마케팅 등 핵심 보직을 두루 거쳤으며, 2014~2017년에는 메모리사업부장을 맡아 기술과 전략에 두각을 나타냈다.

 

 

이후 삼성SDI로 자리를 옮긴 그는 5년간 대표이사직을 맡으며 회사를 흑자 전환시킨 경험이 있다. 특히 2016년 갤럭시 노트7 배터리 발화 사태로 위기를 겪던 삼성SDI에 소방수로 투입돼, 이듬해 1천169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빠르게 경영을 정상화한 바 있다.

 

과거 전례처럼 이미 위기관리 능력을 증명한 만큼, 재계 내에선 2017년 이후 7년 만에 다시 메모리사업부를 이끌게 되는 전 부회장이 반도체 위상 회복, 사업 경쟁력 강화 등 반등 가능성에 주목했다.

 

하지만 지난 1년간의 성적표는 다소 아쉬운 수준이다. 2023년 2분기 영업이익이 6조 4천500억 원까지 반등했지만, 3분기에는 3조 8천600억 원으로 반토막 났고, 4분기에는 2조 9천억 원까지 떨어졌으며 급기야 올해 1분기에는 1조 1천억 원에 불과했다.

 

이 같은 부진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AI 수요 급증에 따라 각광받고 있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 대응의 ‘실기(失期)‘가 지목된다. 삼성전자는 오랫동안 ‘메모리 반도체의 강자‘로 군림해왔지만, HBM3E의 핵심 고객인 엔비디아에 납품이 지연되며 SK하이닉스에 주도권을 내줬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글로벌 D램 시장에서 SK하이닉스의 점유율은 36%로, 삼성전자(34%)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은 7조 4천405억 원으로, 삼성전자 DS부문과는 6조 원 이상의 격차를 보였다.

 

무엇보다 엔비디아에 고부가 제품인 HBM3E를 사실상 독점 공급하며 주도권을 쥐고 있던 SK하이닉스와 달리 삼성전자는 아직까지 엔비디아 품질검증(Qualification Test) 통과하지 못해 양사간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결국 전 부회장은 지난 3월 열린 삼성전자 정기 주주총회 자리에서 "AI 경쟁 시대에 HBM이 대표적인 부품인데 그 시장 트렌드를 조금 늦게 읽는 바람에 초기 시장을 놓쳤다"면서 HBM 초기 대응 실기를 인정하고 사과했다. 

 

그러면서 "HBM4 등 차세대 HBM에서는 이 같은 실수를 범하지 않기 위해 계획대로 차근차근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익명을 요구한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HBM 시장 '큰 손' 엔비디아에 HBM3E 공급망 진입이 지연될수록 삼성전자에겐 불리한 구도가 형성될 수 있다"면서 "공정 수율이나 생산성 측면에서 SK하이닉스가 조금 우위에 있어 이런 하나하나의 것들을 차츰 개선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AI 훈풍으로 HBM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는 만큼, (해당 사업에서) 선택과 집중 전략을 강화하고 맨파워(특정 분야에 숙련된 인력)를 기반으로 기술적 우위를 확보해야 한다"면서 "나아가 수율 저하 및 적자 지속으로 위기감이 고조된 파운드리 사업의 정상화도 시급한 과제"라고 덧붙였다.

 


【 청년일보=이창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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