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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이건희 선대회장 5주기 추도식 24일 엄수…이재용 '승어부' 메시지 주목

24일 경기 수원 선영서 유족, 전·현직 경영진 참석
이 회장, 추도식 후 삼성인력개발원서 사장단과 오찬

 

【 청년일보 】 故 이건희 삼성전자 선대회장의 5주기 추도식이 오는 24일 오전 경기도 수원에 위치한 가족 선영에서 엄수된다.

 

23일 삼성에 따르면 이날 추도식에는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명예관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 김재열 삼성글로벌리서치 사장 등이 참석할 계획이다. 

 

전영현 삼성전자 부회장, 오세철 삼성물산 사장, 홍원학 삼성생명 사장 등 전·현직 경영진 150여명도 선영을 찾는다.

 

추도식 후 이재용 회장과 관계사 사장단은 경기 용인시 소재 삼성 인력개발원에서 오찬을 함께 하며 故 이건희 선대회장을 기릴 예정이다.

 

날로 격화되는 미·중 기술패권 경쟁,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심화 등 대외 불확실성이 증폭되고 있는 가운데, 재계 일각에선 이러한 상황에서 이 회장이 아버지를 뛰어넘는 '승어부'(勝於父) 메시지를 내놓을 지 주목하고 있다.

 

앞서 2022년 당시 부회장이었던 이 회장은 추도식 후 사장단에 "지금은 더 과감하고 도전적으로 나서야 할 때"라면서 "어렵고 힘들 때일수록 앞서 준비하고 실력을 키워나가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 문화·의료공헌 등 KH 유산의 가치 재조명

 

故 이건희 선대회장의 5주기를 계기로 고인이 남긴 'KH 유산'의 가치도 재조명되고 있다.

 

이재용 회장 등 유족들은 고인의 유지를 기려 지난 2021년 미술품 기증 및 의료공헌 등을 통해 사회 환원을 실천했다.

 

유족은 한국 미술계의 발전을 위해 선대회장이 평생 모은 문화재와 미술품 2만3천여점을 국가기관 등에 기증했다. 

 

평소 故 이건희 선대회장은 "사람들의 일상적인 생활에서 문화적인 소양이 자라나야 한다"고 강조하며 국민의 문화적 소양을 높이는 것에 큰 관심을 가졌다. 

 

특히 우리의 소중한 문화재가 국내외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는 것에 대해 안타까워하며 이를 모아 국립박물관의 위상을 높이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여러차례 강조하기도 했다. 

 

아울러 유족은 ▲소아암·희귀질환 지원 ▲감염병 극복 등 의료공헌에도 1조원을 기부했다.

 

소아암·희귀질환 사업은 ▲소아암 ▲희귀질환 ▲공동연구 등 3개 사업부로 구성돼 있으며, 2021년에 시작돼 2030년까지 10년간 이어지는 장기 프로젝트다. 

 

사업단은 현재까지 진단·치료·연구 관련 86개의 추진 과제를 진행했으며 누적 환아 2만2천462명이 지원을 받았다.

 

지난해 말 기준 1만명에 가까운 환아가 병명의 진단을 받고 치료방법을 모색 중이며, 지원을 받아 치료를 시작한 환아도 약 4천여명에 달한다. 

 

이재용 회장과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명예관장은 지난해 10월 서울대 어린이병원에서 열린 '이건희 소아암/희귀질환 극복사업, 함께 희망을 열다 미래를 열다' 행사에 직접 참석해 환아와 가족, 의료진을 격려하기도 했다. 

 

당시 유족은 "어린이들의 건강하고 행복한 성장은 우리의 사명"이라는 고인의 유지를 받들어 소아암·희귀질환 환아의 치료와 선진 의료지원 체계 구축을 위해 3천억원을 기부하기로 했다.

 

또한 유족들은 코로나19로 전세계가 고통받고 있던 2021년, 인류의 최대 위협으로 부상한 감염병에 대응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7천억원을 기부한 바 있다.

 

故 이건희 선대회장 유족의 문화예술품 기증과 의료기부 등 'KH 유산'은 우리 사회에 기부 선순환을 일으키는 마중물로도 주목받고 있다.

 

유족들의 의료기부 이후 유명 인사와 기업들의 기부가 잇따르고 있으며, 대표적으로 세계적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멤버 정국은 2023년 10억원을, 가수 이승기는 2022년 20억원을 각각 서울대 어린이병원에 기부했다.

 

 

◆ "마누라·자식 빼고 싹 바꾸자"···이건희 선대회장 신경영 선언 재조명

 

이건희 선대회장 별세 5주기를 맞는 가운데, 전사적 체질 개선의 시발점이라고 평가받는 '신경영 선언'이 업계로부터 새삼 재조명받고 있다.

 

1993년 이건희 당시 삼성 회장은 본사 주요 임원과 해외 주재원 등 200여 명을 독일 쾨니히슈타인 인근 켐핀스키 팔켄슈타인 호텔로 불러 모으며 "앞으로 21세기에는 초일류가 아니면 살아남지 못한다. 대변혁의 시대에 하루 속히 글로벌 스탠다드에 적응하지 못하면 삼성은 영원히 2류, 3류로 뒤처지고 만다.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꿔야한다. 그래야 살아남을 수 있다"며 경영진들의 환골탈태의 자세를 주문했다.

 

이는 삼성을 세계적인 일류 기업의 반열로 올려놓은 '신경영 선언'(프랑크푸르트 선언) 중 일부 발언이다. 

 

신경영 선언 직후 변혁에 대한 의지를 내비춘 단적인 사례가 1995년 '불량 무선전화기 화형식'이다. 당시 삼성전자 무선전화기 사업부는 신경영 선언 이후에도 품질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하게 완제품 생산에 몰두했다. 

 

이에 따라 제품 불량률이 11.8%까지 이르자 이 선대회장은 특단의 조치를 내렸다. 1995년 3월 삼성전자 구미사업장의 운동장에서 천문학적 손실을 감수하면서까지 무선전화기, 키폰 등 15만대, 500억원 어치의 제품 등을 전량 수거해 화형식을 거행한 것이다. 

 

재계 안팎에선 이같은 과감한 '충격요법'이 오늘날 삼성전자가 세계적인 품질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었던 결정적 계기가 됐다고 평가한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경영진들에 대한 전면적 쇄신을 주문한 것이 명실공히 세계 일류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됐다"고 밝혔다.

 

한편, 이건희 선대회장은 2014년 5월 서울 용산구 자택에서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뒤 6년5개월여간 투병하다 2020년 10월 25일 향년 78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앞서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 5주기를 추모하기 위한 음악회가 지난 20일 경기 용인 삼성전자 인재개발원 콘서트홀에서 열렸다.

 

추모 음악회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한 홍라희 리움미술관 명예관장, 이부진 신라호텔 사장,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 등 삼성 총수 일가가 자리했고, 삼성 사장단 및 임직원, 인근 주민, 협력회사 관계자 등 900여명이 참석했다.

 


【 청년일보=이창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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