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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전쟁기념관인가”...서울시 투자심사위원들도 난색 표한 '광화문광장' 사업

임규호 시의원, 회의록 공개…“사업비·내용 다 바뀌었는데 재심사 처리 의문”
실시설계 착수해 ‘되돌릴 수 없는 상황’…위원들 “큰흐름 못 바꿔” 조건부 통과

 

【 청년일보 】 서울시가 추진 중인 광화문광장 국가상징공간 조성 사업, 일명 ‘730억 원짜리 감사의 정원’ 프로젝트에 대해 서울시 내부 투자심사위원들조차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사업의 성격이 모호하고 절차상 하자가 있다는 지적이 잇따랐지만, 이미 행정 절차가 진행돼 어쩔 수 없이 통과시킨 정황도 포착됐다.

 

28일 서울시의회 임규호 의원(더불어민주당, 중랑2)이 입수한 서울시 투자심사위원회 회의록에 따르면, 해당 사업은 두 차례의 심사 과정에서 위원들의 거센 비판을 받았다.

 

지난해 9월 열린 1차 심사에서는 당시 계획되었던 ‘대형 국기게양대’와 ‘꺼지지 않는 불꽃’ 조형물이 도마 위에 올랐다.

 

당시 위원장은 “해외 사례를 보면 꺼지지 않는 불꽃은 주로 전쟁기념관이나 재향군인기념관에 존재한다”며 “한국에도 용산 전쟁기념관이 있는데 굳이 이곳에 설치해야 하는지, 분리하는 방안이 좋지 않겠냐”고 지적했다.

 

다른 위원들 역시 “전쟁과 군인을 기념하는 시설물을 두고 과연 국가상징물이라 칭할 수 있는지 근본적인 의문이 든다”며 사업의 정당성에 우려를 표했다.

 

이후 서울시는 여론의 반발에 부딪히자 기존 108억원 규모의 국기게양대 사업을 730억원 규모의 ‘감사의 정원’으로 변경해 올해 8월 26일 재심사를 요청했다.

 

그러나 이 자리에서는 절차적 타당성에 대한 질타가 쏟아졌다.

 

위원들은 조형물의 형상은 물론 사업비 규모가 대폭 늘어났고, 내용마저 완전히 바뀌었음에도 ‘신규 심사’가 아닌 ‘재심사’로 상정된 점을 문제 삼았다.

 

한 위원은 “입찰 안내서 내용을 보니 아예 6·25 참전으로 주제가 바뀌어 있었다”며 “지침에서부터 6·25 참전으로 역할을 한정해 놓고 들어왔기 때문에, 이는 당초 심사했던 국기게양대 사업과는 전혀 다른 이야기”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위원 역시 “처음 심사했을 때와 완전히 다른 내용으로 왔다면 이는 재심사가 아니라 새로운 심사로 다시 들어와야 하는 것 아니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심지어 위원장조차 “당초 사업과 주제, 사업비, 내용이 완전히 달라졌기 때문에 새로운 사업으로 봐야 하는지 판단이 필요하다”며 “전혀 다른 사업이 들어왔는데 이를 재심사로 처리해도 되는지, 6·25로 바뀐 내용이 큰 문제인 것 같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이러한 지적에도 불구하고 사업은 ‘조건부 추진’으로 통과됐다.

 

서울시가 투자심사를 받기도 전에 실시설계에 먼저 착수해 사실상 사업을 되돌릴 수 없는 상황에 당시 위원장은 “이미 큰 흐름은 바꿀 수 없을 것 같고, 조건부로 추진하되 내용을 최대한 보완하는 쪽으로 가야 하지 않겠냐”며 현실적인 한계를 토로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임 의원은 “서울시가 행정절차를 교묘하게 왜곡하며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광화문광장 사업을 무리하게 강행하고 있다”며 “서울시에서 선발한 투자심사위원들조차 걱정과 비판을 쏟아낸 사업인 만큼 당장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청년일보=김재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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