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고물가 기조 속 업체 간 '최저가' 경쟁이 과열되는 가운데, 이마트가 5K PRICE(이하 5K 프라이스) 론칭을 통해 균일가 판매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마트의 축적된 제품 소싱 노하우와 전국에 위치한 점포 수를 기반으로 5K 프라이스 판매가 호조세를 보이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5K 프라이스가 업계 PB 전략의 새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PB 브랜드 5K 프라이스를 중심으로 균일가 판매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마트가 대형마트의 단순 최저가 매입 경쟁을 너머 외부 유통환경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새로운 카드를 꺼내든 것으로 보인다"며 "기존에는 존재하지 않던 방향성의 PB를 선보임으로써 전선을 더욱 확대하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업계에서는 고물가 국면에서 ‘균일가’ 전략의 유효성이 입증된 시장 환경과 맞닿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표적으로 균일가 유통을 앞세운 다이소는 최근 수년간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다이소의 매출은 2022년 약 3조원을 기록한 데 이어 2023년 약 3조4천억원, 2024년에는 3조9천억원에 육박하는 수준까지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 역시 2022년 약 2천393억원, 2023년 약 2천617억원, 2024년에는 3천711억원까지 확대되며 수익성과 외형 성장을 동시에 달성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성과의 배경으로 ‘균일가 판매 전략’을 꼽고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가격에 대한 부담 없이 상품을 선택할 수 있고, 기업 입장에서는 대량 매입을 통한 원가 절감과 재고 관리 효율화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고물가 상황이 장기화되면서 ‘가격 예측 가능성’과 ‘가성비’를 중시하는 소비 성향이 강화되며 균일가 모델의 경쟁력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시장 변화 속에서 이마트가 5K 프라이스를 앞세워 균일가 전략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것은 필연적인 수순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소비자들은 절대적인 가격 수준뿐만 아니라, 구매 전 가격을 쉽게 예측할 수 있는 구조를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며 "균일가 모델은 이러한 소비 심리에 가장 직관적으로 부합하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고물가 상황에서는 가격 비교 자체에 대한 피로도가 높아지는데, 균일가 상품은 이러한 피로를 줄여주는 역할을 한다"며 "이로 인해 구매 전환율과 객단가 모두 긍정적인 영향을 받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이소의 성장 역시 단순 저가 전략이 아니라 이러한 소비 패턴 변화를 정확히 반영한 결과"라며 "향후 대형 유통업체들도 이와 같은 새로운 업계 패러다임을 적극적으로 반영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균일가 전략은 단순히 가격을 낮추는 것이 아니라, 안정적인 공급망과 대량 판매 구조가 전제돼야 지속 가능한 모델"이라며 "이마트가 5K 프라이스를 확대하는 것도 이러한 구조적 경쟁력을 확보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그는 "대형마트는 이미 글로벌 소싱과 통합 매입 경험을 통해 원가 절감 구조를 갖추고 있고, 전국 단위 점포망을 통해 빠른 상품 회전이 가능하다"며 "이러한 기반이 균일가 전략과 결합될 경우 시너지가 클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이어 "결국 균일가 PB는 단기 이벤트가 아니라 장기적인 가격 전략의 일환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와 함께 업계에서는 이마트가 해당 전략을 적극적으로 전개할 수 있는 핵심 요인으로 크게 두 가지를 꼽고 있다.
먼저 대형마트 사업을 통해 축적된 ‘상품 소싱 역량’이다. 이마트는 국내외 다양한 협력사 네트워크와 글로벌 소싱 경험을 바탕으로 대량 매입 구조를 구축해왔으며, 이를 통해 가격 경쟁력과 품질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고 있다.
또 다른 요인은 전국 단위로 구축된 ‘판매 채널’이다. 이마트와 에브리데이를 포함한 다수의 오프라인 점포망은 물론, 온라인 채널까지 결합된 유통 구조를 통해 단기간에 상품을 확산시킬 수 있는 점이 강점으로 작용한다.
균일가 상품의 특성상 일정 수준 이상의 판매량 확보가 필수적인데, 이마트는 이러한 조건을 충족할 수 있는 유통 인프라를 이미 확보하고 있다는 점에서 경쟁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이마트의 5K 프라이스는 이와 같은 강점이 시너지를 이루며 지난달 기준 매출은 론칭 시점인 2025년 8월 대비 22% 증가했다.
이마트는 앞으로도 5K 프라이스 판매 점포를 확대하고, 자사의 또 다른 PB 브랜드인 '노브랜드'와 확실한 차별화를 이룬 브랜드 정체성을 형성 할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5K 프라이스는 이마트, 에브리데이 370여개 매장에서 판매 중이다. 이마트는 고객 접점을 넓히기 위해 5K 프라이스를 모음 진열 해놓은 통합 매장을 확대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현재 검단점, 산본점 등 13개 점포에서 운영 중인 통합 매장을 연내 24개까지 늘려 고객 편의성을 높일 계획이다.
'가성비' 측면에서 중복될 수 있는 노브랜드와의 차별화에도 속도를 붙인다.
노브랜드는 노브랜드 전문점 기반, 5k프라이스는 이마트와 에브리데이의 통합 PB로서, 동일한가성비 브랜드이지만 주력 판매 채널과 용량 등이 다르다는 차이가 있다.
이와 달리 5K PRICE는 근린상권 중심의 에브리데이 고객과 대형마트에서도 소용량 상품 구매를 원하는 고객을 위해 개발한 새로운 가성비 균일가 브랜드다. 이마트에서 판매되는 기존 PB 상품 대비 용량과 단량을 25~50% 가량 줄이고 가격은 5천원 미만으로 설정해 장보기 부담을 크게 낮춘 것이 특징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이마트는 노브랜드와 5K프라이스 모두 각채널의 방문 이유를 만드는 핵심 PB로서 육성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유통업계에 정통한 증권가의 한 애널리스트는 "5K 프라이스의 성과는 단순한 저가 전략이 아니라, 이마트가 보유한 유통 인프라와 소싱 역량이 결합된 결과"라며 "대형마트가 가진 규모의 경제를 균일가 모델에 접목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그는 "특히 기존 PB인 노브랜드가 중용량 중심이었다면, 5K 프라이스는 소용량·저가 중심으로 포지셔닝을 명확히 하며 소비자 선택지를 세분화했다는 점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물가 환경에서는 소비자들이 장바구니 단가를 낮추기 위해 구매 단위를 쪼개는 경향이 강해지는데, 이러한 수요를 정확히 겨냥했다는 점에서 성장 여력이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또한 "향후 제품군이 더욱 확장될수록 브랜드 파워가 더욱 강화될 것"며 "결국 5K 프라이스는 단기 흥행을 넘어 이마트 PB 전략의 한 축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또 다른 애널리스트는 "5K 프라이스는 기존 대형마트의 가격 경쟁 방식이었던 '행사 중심 할인'에서 '상시 저가 구조'로 전환하려는 시도의 일환"이라며 "유통업계 전반의 가격 전략 변화를 이끌 수 있는 모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특히 이마트는 전국 단위 점포망과 온라인 채널을 동시에 활용할 수 있어, 일정 수준 이상의 판매량을 빠르게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 경쟁사 대비 강점"이라며 "균일가 모델은 회전율이 핵심인데, 이마트는 이미 물류·재고 관리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상당한 상품 기획 역량을 동원해 다양한 제품을 공격적으로 출시, 고객의 반복 구매를 유도할 수 있다는 점도 장기적으로 긍정적인 요소"라며 "향후 경기 둔화 국면이 지속될 경우 5K 프라이스와 같은 초저가 PB의 비중은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며 "이마트 실적 방어에도 일정 부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청년일보=김원빈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