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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원가절감' 딜레마에 빠진 삼성전자…故 이건희 회장의 '품질경영'이 답이다

 

【 청년일보 】 최근 삼성전자에 대한 시장의 평가가 예전과 같지 않다는 다소 부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근래 출시한 제품들이 과거 삼성전자의 명성에 걸맞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월초 발생한 '갤럭시 S22'의 '게임 옵티마이징 서비스(이하 GOS)' 사태가 단적인 예다. 삼성전자는 이번 사태로 인해 그 동안 쌓아온 신뢰와 명성에 적잖은 상흔을 남기게 될 것이란 분석이 적지않다.

 

GOS는 게임과 같이 고성능 연산이 필요한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할 경우 성능을 조절해 연산 부담을 줄임으로써 스마트폰의 과열을 막는 시스템 소프트웨어(SW)다.

 

삼성전자가 가장 비판을 받은 부분은 원 UI 4.0 업데이트로 이용자의 GOS 비활성화 방법을 완전히 막은 것이지만, 일각에서는 기기 자체의 발열 제어 기능 자체가 미흡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결론적으로 '원가 절감'을 위해 기기 냉각 장치의 고도화 대신 GOS를 통한 강제 조정을 선택했다는 지적이다.

 

결론적으로, 삼성전자의 선택은 최악의 결과로 나타났다. 크로스 플랫폼 벤치마크 툴 긱벤치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평가 순위 목록에서 갤럭시 S22 시리즈를 비롯해 이전 버전인 '갤럭시 S21·S20·S10' 시리즈를 모두 제외했으며, 갤럭시 S22와 같은 날 발매한 태블릿 '갤럭시탭 S8'까지 차트에서 삭제했다.

 

최악의 성능과 베끼기로 유명한 중국 업체가 경험했던 일을 무려 최첨단 기업이라 평가받던 삼성전자가 겪고 있는 셈이다.

 

결국 삼성전자는 한종희 부회장이 정기 주주총회에서 공개적으로 사과하는 한편 업데이트를 통해 갤럭시 S22를 비롯해 S21·S20 등에서도 GOS 적용 여부를 이용자가 직접 선택하도록 했으나, 이용자들의 신뢰도는 크게 떨어진 상태다. 

 

국내에서 갤럭시 GOS 집단소송을 준비하는 카페에는 8000명이 넘는 사람이 가입했으며, 이중 1차 소송접수에 2000명이 넘는 이용자들이 참여했다. 집단소송 카페에서는 2차 소송인단도 모집하고 있는 등 추가 소송도 준비 중이다.

 

미국에서도 소비자 3명이 GOS와 관련 소송을 제기한 상태며, 공정거래위원회에서도 삼성전자의 표시광고법 위반 의혹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이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사태를 두고 과도한 '원가 절감'의 노력이 되레 독이 됐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전작 '갤럭시 S21'에서도 기본형과 플러스 모델은 적은 용량의 RAM 탑재, 디스플레이 해상도 다운그레이드, 구형 아몰레드 유기재료 적용 등으로 이전 모델인 '갤럭시 S20'과 비교되며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원가 절감 노력에 갤럭시 S21은 출고가 100만 원 이하로 낮췄고 그 결과 지난해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스마트폰에 이름을 올렸다. 갤럭시 S22 역시 글로벌 사전예약 신기록을 세우는 등 사전예약 단계부터 큰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이 같은 성과는 故 이건희 회장이 생전 강조해온 '품질 경영'과는 다소 거리가 먼 모습임은 분명해 보인다.

 

짐작컨데, 고인이 생존해 있었다면 또 다시 화형식이 재연됐을지도 모를 일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1994년 출시한 휴대폰 '애니콜'의 품질이 경쟁사에 비해 뒤처지자 이듬해 500억 원어치의 제품을 직접 소각하는 화형식을 시행한 바 있다.

 

고인이 행한 화형식까지는 아니더라도 삼성전자는 품질 경영으로 돌아가 제품 신뢰도를 제고해야 하는 시점에 이르렀다. 현재 삼성전자가 직면한 경영 환경은 절대 녹록하지 않다. 아니 위태롭기까지 하다.

 

최대 경쟁사 애플은 '아이폰'을 비롯해 강력한 성능을 갖춘 제품으로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다. 게다가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 역시 가성비 좋은 제품을 속속 선보이며 삼성전자의 뒤를 바짝 쫓고 있는 상황이다.

 

글로벌 시장은 한 번의 과오로 순식간에 경영위기를 자초할 수 있다. 특히 소비자들의 신뢰를 잃게 될 경우 아무리 삼성전자라 하더라도 현재의 위상을 유지하기란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이윤을 창출하는 것은 기업 입장에서 매우 중요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다만 삼성전자가 지금 당면한 과제는 소비자의 신뢰를 하루 속히 회복하는 것이다. 

 

故 이건희 회장이 강조한 '품질 경영'의 정신의 되새겨 삼성전자가 지금의 위기에서 하루속히 벗어나길 기대해 본다.

 

 

【 청년일보=박준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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