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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신라면 40년' 역사를 한 곳에…농심의 오픈치킨 "경영 철학을 담다"
【 청년일보 】 농심이 지난달 28일 서울 동작구 본사에서 기자들을 대상으로 '농심 오픈 키친' 행사를 열었다. 이번 행사는 기존에 운영해 온 '라면 DAY'를 확대 개편한 프로그램으로, 창조관과 식문화도서관 견학, 연구소 조리 시연 등을 통해 농심 제품과 브랜드의 역사를 직접 살펴볼 수 있도록 구성된 것이 특징이다. 이날 기자들은 신제품 '신라면 골드'를 직접 조리해 시식하며 제품 개발 과정과 브랜드 스토리를 살펴보는 시간을 가졌다. ◆ 창조관서 본 '신라면'의 시작…농심 브랜드 철학 조명 가장 먼저 찾은 곳은 농심 창조관이다. 창조관은 농심의 역사와 창업주의 정신, 경영 철학을 공유하는 공간으로, 농심의 창업 정신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현재 이 공간은 임직원 교육 공간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창조관에서는 농심이 제품 경쟁력 강화를 위해 걸어온 과정과 함께 대표 브랜드 '신라면'의 탄생 배경 등이 소개돼 있었다. 농심은 지난 1980년대 라면 시장 성장과 함께 품질 경쟁력 확보에 주력했으며, 고품질 라면의 핵심을 스프로 보고 1982년 안성에 대규모 스프 전문 공장을 설립했다. 이는 원가 절감과 품질 향상으로 이어지며 제품 경쟁력의 기반이 됐다. 이 같은 준비 과정을 거쳐 1986년 10월 탄생한 제품이 바로 신라면이다. 당시 순한 국물 위주였던 시장에서 농심은 '한국인의 매운맛'을 전면에 내세워 고춧가루 기반 매운 국물과 소고기 육수를 결합한 제품을 선보였다. 붉은 배경과 굵은 '辛' 자를 강조한 패키지는 지금까지도 브랜드 정체성을 상징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신라면의 탄생과 성장 과정에는 창업주 고(故) 신춘호 회장의 역할도 빼놓을 수 없다. 신춘호 회장은 1930년 울산 울주에서 태어나 5남 5녀 중 셋째 아들로, 형은 고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이다. 농심은 짜파게티, 새우깡, 너구리 등 다수의 스테디셀러를 보유하고 있지만, 신춘호 회장의 대표작으로는 신라면이 가장 먼저 꼽힌다. 신 회장이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발음이 쉽고, 소비자가 쉽게 주목하며, 제품 속성을 명확히 전달할 수 있는 네이밍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임원들을 설득했다는 일화도 업계에 잘 알려져 있다. 또 해외 진출 초기부터 '한국에서 판매하는 신라면을 그대로 해외에 가져간다'는 전략으로 신라면의 세계화를 구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신라면은 1991년 국내 시장 1위에 오른 이후 수십 년간 대표 라면 브랜드로 자리해 왔다. 현재는 전 세계 100여 개 국가에서 판매되며 K-라면을 상징하는 제품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 "라면 포장지부터 스프 처방까지"…농심 사료실에 쌓인 개발 역사 이어서 기자들은 국내 유일 식품 전문 도서관인 '식문화도서관'을 방문했다. 식문화도서관은 2009년 개관한 식품 분야 전문 도서관으로, 음식문화유산 구축을 위한 지식정보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이 공간에 함께 구축된 사료실은 2015년 개관해 식문화도서관에 소장된 자료에 풍성함을 더하고 있다. 이 공간에는 사료 1만여 권과 식품 관련 도서 4만여 권이 소장돼 있으며, 농심 제품 포장지도 함께 보관돼 있다. 포장지는 1968년부터 2007년까지의 제품이, '처방전'으로 불리는 레시피 자료는 1972년부터 2005년까지의 기록이 전시돼 있다. 처방전에는 당시 연구원들이 사용하던 은어 표기가 남아 있는 점도 특징이다. 농심 관계자는 "연구소 내 사료 보관 공간에는 연구소 창립 이후 축적된 연구 노트와 설비 포장 처방, 선배 연구원들이 작성한 연구 보고서 등이 다수 보관돼 있다"며 "과거 개발 이력과 자료를 체계적으로 보관하면서 최근 제품 개발 과정에서도 참고 자료로 활용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한편, 농심 핵심 관계자는 라면에도 계절·환경적 요인에 따른 '맛'이 상이하며, 이에 따른 '처방'이 별도로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박지은 농심 R&D기획팀 선임은 "같은 라면이라도 해마다 기후 조건이 달라 원료 특성이 변하기 때문에 처방이 자주 바뀐다"며 "예를 들어 비가 많이 온 해에는 고추의 매운맛이 달라질 수 있어 이에 맞춰 배합을 조정한다"고 말했다. 이어 "원료 공급 업체가 바뀌는 경우에도 처방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며 "현재 판매 중인 기존 제품도 소비자는 잘 느끼지 못하는 수준에서 맛을 유지하면서 내부 처방은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 선임은 "이런 이유로 사내에서 상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관능 평가 패널을 통해 일주일에도 여러 차례 맛 차이를 점검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자료에는 당시 연구원들이 사용하던 약어 표기도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 신라면 40주년 신제품 '골드'…"닭 육수 풍미 강화" 행사 마지막 순서로 연구소에서 신제품 신라면 골드 시연이 진행됐다. 시연은 농심 라면 연구원들이 신라면 골드를 끓이는 방법을 보인 뒤, 기자들이 직접 조리하는 순서로 진행됐다. 신라면 골드는 글로벌 라면 시장의 주요 풍미 중 하나인 닭고기 국물 맛을 신라면 특유의 매운맛과 결합한 제품으로, 올해로 40주년을 맞은 신라면의 글로벌 확장 전략을 반영한 제품이다. 신라면 골드는 닭고기를 우려낸 진한 육수에 신라면 특유의 매운맛을 더하고, 강황과 큐민으로 향을 살린 것이 특징이다. 청경채와 계란 플레이크 등 풍성한 건더기를 더해 식감도 강화했다. 김도형 농심 면개발팀 책임은 "'신라면 스파이시 치킨' 제품을 모티브로 삼되, 한국 소비자 입맛에 맞는 닭 육수 맛을 구현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김 책임은 "기존에 '신라면 스파이시 치킨'이라는 수출용 제품이 있었고, 신라면 출시 40주년을 맞아 국내 소비자들도 닭고기 육수 맛에 대한 선호가 높다는 점을 반영해 신라면을 새로운 맛으로 즐길 수 있도록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표적인 차별화 요소는 후첨 조미유"라며 "수출 제품에는 조미유가 없지만, 국내 제품에는 향신료의 맛과 향을 한층 부드럽게 조정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도록 설계했다"고 덧붙였다. 위기현 농심 스프개발팀 책임은 "분말 스프의 닭 베이스를 기본으로 잡고 닭 풍미를 강화하기 위해 후첨 조미유를 개발했다"며 "닭고기에 대파, 양파, 배추 등 채소류를 함께 추출해 숙성한 조미 베이스를 적용해 전체적인 풍미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이어 "조리 방식에 따라 처음부터 넣는 재료도 있지만, 실제 요리에서 마지막에 넣는 재료에 해당하는 풍미 요소는 후첨 스프로 구성하는 경우가 많다"며 "오랫동안 끓이면 날아갈 수 있는 향 성분을 보완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라면 골드는 면발에서도 기존 제품과 차별화를 뒀다. 면 색이 기존 신라면보다 한층 짙은 노란빛을 띠며, 제품명에 담긴 '골드' 이미지를 시각적으로도 구현했다는 설명이다. 김 책임은 면 색과 관련해 "비타민 B2 원료를 활용해 국물 색과의 조화를 고려했다"며 "기존 신라면 면 색과 달리 조금 더 노란빛을 띠는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농심은 '글로컬(Glocal)' 전략을 앞세워 신라면 브랜드 확장에 나서고 있다. 구체적으로 농심은 신라면 똠얌, 신라면 툼바, 신라면 김치볶음면 등 다양한 변주를 통해 글로벌 풍미와 한국식 매운맛을 결합하고 있다. 최근에는 K-팝 관련 협업과 글로벌 앰버서더 발탁 등 마케팅 활동도 확대하며 브랜드 인지도를 넓히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신라면에 대한 추억과 대표 브랜드 이미지는 유지하면서도, 최근 소비자들의 취향이 다양해지고 있는 만큼 새로운 형태로 즐기고자 하는 수요에 맞춰 제품 스펙트럼을 확대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신라면 브랜드를 기반으로 다양한 제품과 활동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라고 전했다. 【 청년일보=권하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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