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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질 효과" vs "부작용 숙고"...쿠팡 사태發 '온플법' 탄력받나

쿠팡, 중소기업 기술 탈취·노동 문제로 '시끌'…정부·여야 "플랫폼 추가 규제 도입"
與 주도 '단일 온플법' 본격 발의…이재명 대통령 "새로운 형태의 규제 기법 필요"
업계 "적용 법안 중복·기업 혁신 저해 우려"…전문가 "법안 실질적 효능감이 중요"

 

【 청년일보 】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의 여파로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이하 온플법) 입법 논의에 속도가 붙고 있다.

 

정치권은 이번 사태로 인해 연중 입법을 위한 추진에 박차를 가한다는 입장인 한편, 업계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동시에 분출되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회와 정부 유관 기관은 온플법 입법 추진을 위한 적극적인 행보에 돌입했다.

 

한 여권 관계자는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뿐만 아니라, 이로 인해 분출된 각종 자영업자, 소상공인 이권 침해 문제와 노동 문제들이 부각되면서 온플법의 필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면서 "정부는 물론 야권과의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만큼 연내 추진을 목표로 하는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온플법은 크게 거대 플랫폼 기업의 독과점을 막기 위한 '온라인 플랫폼 독점규제에 관한 법률안'과 플랫폼 입점업체 보호를 위한 '온라인 플랫폼 중개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안'으로 구분된다.

 

최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의원들이 온플법과 '음식 배달 플랫폼 서비스 이용료 법안' 등의 단일안을 마련한 뒤, 이정문·김남근 의원 명의로 대표 발의했다.

 

본래 이 법안은 16건의 온플법으로 개별적으로 분산돼 발의돼 있었지만, 이번 단일안 마련으로 기존 발의된 법안을 총망라하게 됐다.

 

단일 법안은 입점업체와 중개 거래 계약 때 ▲수수료율과 부과 기준 ▲거래되는 재화·용역이 노출되는 순서와 형태에 관한 기준 ▲판매대금 정산 방식과 지급 절차·시기 등 여덟 가지 사항을 명시하도록 의무화하고, 광고·판촉 행사의 경우 중개 거래와는 별도의 약정을 체결하도록 하는 게 주요 골자다.

 

또한 판매대금 정산 기한도 청약 철회 기간 만료일 기준 20일로 지정하고, 판매대금의 50% 이상을 금융사에 예치하거나 지급보증보험에 가입하도록 했다. 위법 행위에 부과하는 과징금도 대폭 상향해 매출액의 최대 10%로 규정했다. 기존 발의안은 위반 금액의 2배 이내였다.

 

단일안은 입점업체들이 모여 단체도 구성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지난 12월 1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가맹사업법 개정안과 달리 사업자단체 등록제나 단체교섭권은 담지 않았다. 또한 발의안의 핵심 중 하나였던 수수료 상한제도 일단 제외했다.

 

온플법 단일안은 중개·광고·결제 등 서비스에 따른 연 매출액이 100억 원 이상이거나, 입점업체의 연 판매액이 1천억 원 이상인 플랫폼 기업이 적용 대상이다. 이 법안의 영향을 받는 기업은 쿠팡, 네이버, 배달의민족(이하 배민) 등이 대표적이다.

 

온플법은 그간 다양한 법안들이 난립하는 한편, 미국과의 관세 협상으로 인해 추진에 속도를 붙이는 데 지지부진했지만,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그로 인해 파생된 다양한 문제로 인해 급물살을 타게 됐다.

 

무엇보다 여야는 물론 정부에서도 쿠팡으로 위시되는 플랫폼 기업에 대한 비판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법안을 주도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민주당은 작년 12월 31일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청문회에서도 법안 추진에 대한 강력한 입장을 표명했다.

 

당시 손명수 민주당 의원은 "우리나라도 플랫폼의 독과점과 불공정 행위를 사전에 지정하고 규제할 수 있는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고 언급하는 한편, 각기 법안을 발의한 의원들 역시 지속적으로 세미나 등을 개최하며 법안 도입의 필요성을 강변해왔다.

 

국민의힘도 미국이 통상 이슈로 예민해할 수 있는 법안을 따로 분리해 논의 후 처리하는 것을 전제로, 플랫폼 입점 자영업자, 소상공인 보호를 위한 법안 도입의 필요성을 공감하고 있다.

 

한 야권 관계자는 "세부적으로 봤을 때 현재 온플법은 다양한 논란을 촉발할 여지가 있다"면서도 "다만,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을 위한 안전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지점은 동의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정부도 플랫폼 기업 규제 필요성에 대해 직접적으로 언급하고 나섰다. 이재명 대통령은 12월 11일 열린 고용노동부 업무보고에서 쿠팡을 직접적으로 겨냥해 "처벌이 전혀 두렵지 않은 것"이라며 "합당한 경제적 부담을 지워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야간 노동자 건강권 이야기는 사실 쿠팡 때문 아니냐"며 "심야 노동을 금지시키자는 주장도 있는데, 쿠팡은 새로운 노동 형태가 새로운 규제 기법이 필요할 것 같다"고 주문했다.

 

유관 부처의 발언도 강화되고 있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은 12월 31일 열린 국회 과방위 청문회에서 "우리나라는 대부분 선진국이 도입하고 있는 사전 규제를 못 하고 있고, 사후 규제 역시 기업에 대한 경제적 제재가 너무 약하다"며 "쿠팡과 같은 글로벌 대기업들이 노동 착취와 소비자 기만, 기업 간 착취적인 관행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있다"고 언급하며 '사전 규제'의 필요성에 대해 동의했다.

 

반면, 쿠팡 사태로 온플법 도입 논의가 급물살을 탈 조짐을 보이자 플랫폼 업계는 입을 모아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 플랫폼 업계 관계자는 "현재 플랫폼 업계는 '자율 규제' 형식으로 자영업자, 소상공인과의 상생을 위해 매년 내부적인 제도를 개선하며 국민적 눈높이에 맞는 기준을 설정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이와 같은 자율 규제 노력 자체를 저해하는 강제적인 법률이 도입될 경우 그간 민간 기업이 이해관계자들과 함께 마련해온 상생의 과정은 종료되고, 서로 적대하는 결과만 낳을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기존 법령만으로도 플랫폼은 충분히 규제 영향권 아래에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발의된 법안에는 현행 시행법과 중복된 내용이 많아서 오히려 법률의 실질적 효과가 저해될 것이라고 예상된다"고 전했다.

 

이어 "일부 플랫폼 업체는 사회적 대화 논의를 지속하고, 정부의 방침에 협조적인 경우도 많다"며 "새로운 규제 도입으로 기업 및 소비자 간 거래(B2C)가 가장 중요한 플랫폼 업체가 소비자로부터 '공공의 적'으로 인식될까 걱정되는 부분"이라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기존 시행법의 한계와 추가 법안 도입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도입 취지에 부합하는 효율적인 법안이 마련될 수 있도록 신중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데 입을 모은다.

 

한 중소기업 관련 단체 전문가는 "자영업자·중소기업 보호를 위해 온플법 도입이 필요하다는 데는 두말할 것 없이 동의한다"고 단언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온플법이 시행됐을 때 법적 효능감이 제대로 나타날 수 있도록 세심하게 법안을 점검해야 한다"며 "예를 들어, 쿠팡의 경우 약 70%를 직매입으로, 30%를 일반 중개업 형식으로 판매하고 있는데, 이 경우 쿠팡은 대규모유통업법(대규모유통업에서의 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과 새로 도입될 온플법 두 개의 법안의 영향을 받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럴 경우 법적 효율성이 급격히 떨어지게 되고, 최초 의도했던 바를 달성하기 어려워질 수도 있다"고 짚었다.

 

또한 "플랫폼의 경우, 오프라인 유통 채널과 달리 자신들이 '약관'을 임의로 수십 번 변경하기 때문에, 자영업자나 소상공인이 인지하지도 못하는 사이 피해를 보는 경우가 상당하다"며 "현행법으로는 플랫폼 기업의 이와 같은 행태를 규제하기에는 부족한 측면이 있어, 이러한 부분에 집중할 수 있는 법률과 전담 조직 신설, 조사 방법 등이 연구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제언했다.

 

이종우 아주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기존 공정거래법 등 유통 기업을 규제하는 법안에 있어 '어커머스 플랫폼'에 관한 보완적인 법안을 추가하는 방향으로 움직이는 게 합리적"이라며 "단순히 '플랫폼'으로 이 법안의 규제 대상을 지정할 경우 그 범위가 지나치게 방대해지고, 자칫 미국과의 통상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디.

 

이어 "플랫폼 기업은 이커머스뿐만 아니라, 다양한 업종의 기업이 존재한다"며 "어디까지를 플랫폼 기업으로 정의할 것인지에 대한 신중한 논의를 걸쳐, 시간을 두고 면밀한 법안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 기업의 혁신을 저해하는 온플법 도입에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플랫폼은 소비자들이 국경을 넘어 거래하는 하나의 거대한 공간"이라며 "한국 소비자들은 세계적인 측면에서 봤을 때 그 수가 적고, 이로 인해 자칫 해외의 메가 플랫폼에 의해 시장이 쉽게 잠식될 수도 있는 위험성을 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토종 플랫폼 기업이 해외 플랫폼 기업에 의해 잠식당할 여지가 있는 상황에서 추가 규제가 기존 규제와 중복되지는 않는지, 합리적인지에 대한 여부를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 청년일보=김원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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