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사진=Truth Social 영상 캡처]](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50520/art_17471305217216_aa168c.jpg)
【 청년일보 】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예정대로 최혜국 수준 약가 인하 행정명령에 서명한 가운데, 미국의 약가 인하 정책과 관련해 제약·바이오 업계에서는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셀트리온과 같은 바이오시밀러 등을 수출하는 기업에게는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반면, CDMO 업체들에게 악영향이 미칠 수 있다는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 트럼프 대통령, ‘약가 인하’ 행정명령 서명…“‘최혜국 대우’ 정책 도입 추진”
14일 소셜미디어 플랫폼 ‘트루스소셜(Truth Social)’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통칭 ‘의약품 가격 인하 행정명령’(이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번에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행정명령은 선진국 대비 고가로 판매 중인 처방약에 대해 최저 국가 약가 수준으로 미국 내 가격을 조정하는 MFN(Most Favored Nation, 최혜국 대우) 정책 도입을 통해 의약품 가격 인하를 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최혜국 대우(MFN)’는 국제 무역에 관한 협정에서 특정 국가에게만 차등적인 특혜를 부여하지 않는다는 원칙으로, 최혜국 대우를 받는 국가는 상대국이 특정 무역 파트너에게만 적용하는 우대 사항을 자신에게도 적용할 것을 요구할 수 있다.
제약사들의 비협조로 인해 가격 인하가 실행되지 않을 경우 정부가 지불하는 금액을 제한함으로써 직접 가격 인하를 강제할 방침이며, 처방약급여관리업체(PBM) 등 중간 유통 구조 개선 등을 함께 추진한다.
미국 보건복지부(NIS) 장관은 미국 환자가 제약사로부터 최혜국 가격으로 직접 약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을 추진해야 하며, 행정명령일로부터 30일 이내 MFN 기반 가격 인하를 위한 명확한 목표 설정 및 실행안을 마련해야 한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다른 국가로부터의 의약품 수입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하고,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외국의 가격 통제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아울러 의약품 관련 주체들에 대해 실제 거래 가격 공개를 의무화하는 방안과 소비자 입장에서 실질적인 가격 비교가 가능하도록 유도 및 환자에게 직접 리베이트 혹은 할인 혜택이 돌아가는 직접구매 프로그램 확대 방안 등도 추진한다.
◆ “행정명령, 바이오시밀러 기업에게 기회"...“CDMO 기업에게 영향 있을 수도”
이번 행정명령과 관련해 우리나라 바이오시밀러 대표 회사 셀트리온은 PBM 등 중간 유통 구조 개선은 오리지널 제품 기반의 고수익 제약사들이 구축한 유통 지배력 약화로 이어져 경쟁을 기반으로 하는 바이오시밀러 기업에게 있어 시장 확대의 기회가 되는 등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견해를 내비쳤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현재 미국 보험사 및 PBM 시스템은 고가 오리지널 의약품이 처방집에 우선 등재된 이후 바이오시밀러 제품 간의 제한된 경쟁을 통해 2~3개 제품이 추가 등재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같은 구조에서 중간 유통사 리베이트 문제가 발생하면서 바이오시밀러 가격이 병원 처방 시 오리지널 수준으로 높게 형성되는 문제가 있었다”면서 “이번 행정명령을 통해 바이오시밀러의 실제 처방 가격이 인하될 경우 유럽과 유사한 수준으로 바이오시밀러 처방 확대가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바이오시밀러 제조사가 PBM 등 중간 유통사가 아닌 정부와 직접 약가를 협상할 수 있어 정부와 제조사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기회로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휴온스는 주력제품인 리도카인 제품은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지정한 필수의약품 목록(List of Essential Medicines)과 미국 식품의약국(FDA) 공급부족의약품(Drug Shortages List)에 모두 속하는 의약품임을 강조하며, 자사 제품의 수출에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휴온스는 생리식염주사제와 리도카인염주사제 등 총 7종의 FDA 품목허가 제품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5일에는 1% 및 2% 리도카인주사제 멀티도즈 바이알에 대한 품목허가를 획득한 바 있다.
휴온스 관계자는 “리도카인 등 국소마취제 품목군은 고가약 등에 비해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의 판매가격 차이가 크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휴온스의 주력 수출품목인 국소마취제 영업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CDMO 기업들에게는 타격이 있을 수 있다는 목소리와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오리지널 의약품의 약가가 인하될 경우 인하된 오리지널 의약품의 위탁생산(CMO)를 수주를 받은 CMO 기업의 경우 오리지널社로부터 위탁생산 가격 인하 압박을 받을 수 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어느 규모로 영향을 받을지는 미국에서 보다 자세한 약가 인하 관련 구체적인 내용이 나와야 알 것 같다”면서 “정부에서 지금 미국이 어떻게 하고 있는지에 대한 정보를 빨리 얻어서 기업들과 함께 대책을 세웠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 청년일보=김민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