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최근 주가가 큰 폭으로 올라서 아주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어요. 오랫동안 마음고생이 많았는데 믿고 기다린 주주들에게 경영진께서 화끈하게 화답을 해 주신 것 같아서 감사 말씀드립니다."
"지난해 주가가 많이 떨어졌을 때도 계속 가지고 있으면서 회사를 응원하고 있었는데 최근에 주가가 크게 올라 주주로서 반갑고 기쁜 마음이 듭니다."
18일 오전, 경기도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삼성전자 제57기 정기 주주총회는 이른 아침부터 쏟아진 봄비에도 불구하고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주주들로 가득 찼다. 불과 1년 전만 하더라도 고대역폭메모리(HBM) 납품 지연과 5만원대에 머문 주가에 대한 질타로 무겁게 가라앉았지만 올해 주총장의 공기는 180도 달라졌다.
인공지능(AI) 고도화에 따른 HBM 수요 증가로 주가가 20만원을 넘나들면서 올해는 경영진을 향한 주주들의 응원과 격려가 이어졌다.
이날 주총에서는 정관 일부 변경, 재무제표 승인, 이사 보수한도 승인, 김용관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경영전략총괄의 이사 선임, 허은녕 서울대 교수의 감사위원 선임 안건에 대한 표결을 진행됐으며 전부 의결됐다.
안건 표결 이후 전영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겸 DS부문장과 노태문 대표이사 사장 겸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은 '주주와의 대화' 시간을 별도 운영했다.
올해 처음으로 주총 의장을 맡은 전영현 부회장은 "지난해 경쟁력 부족에 대해 반성하고 회복을 약속드렸는데, 그 약속을 지켰다고 말씀드리고 싶다"면서 "메모리 경쟁력에 대해 다시는 작년과 같은 우려가 없도록 경영진 모두가 협심해 좋은 성과로 보답하겠다"고 전했다.
전 부회장은 엔비디아가 주관한 세계 최대 AI 콘퍼런스 'GTC 2026' 행사에서 젠슨 황 CEO가 HBM4를 보고 '어메이징(Amazing)'이라 극찬한 일화를 언급하며 "앞으로도 후속 HBM 제품 등 모든 분야에서 연구에 정진해 고객에게 탁월한 평가를 받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AI 거품론과 반도체 업황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주주 질문도 나왔다. 한 주주는 "주가가 20만원을 돌파해 기쁘지만, 한편으로는 이 상승세가 언제 꺾일지 염려된다"며 경영진이 바라보는 반도체 호황 지속가능성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전 부회장은 "경영진 역시 성장세가 언제 꺾일지에 대해 엄중하게 지켜보고 있다"면서 "중장기적인 사업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고, 건전한 메모리 수급 환경을 유지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테슬라 수주와 대만 TSMC와의 격차, 파운드리 수익성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한진만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장(사장)은 "테슬라는 '피지컬 AI'의 선두 기업으로, 지난해 7월 수주는 단순한 고객 확보를 넘어 미래 지향적인 계약"이라면서 "내년 하반기 테일러 팹에서 양산 예정이며 설계와 공정 개발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파운드리는 최소 3년 이상의 긴 호흡이 필요한 사업인 만큼, 1~2년만 더 믿고 기다려 주시면 수익성 개선과 함께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드리겠다"고 덧붙였다.
전 부회장과 노태문 부문장은 올해 사업부문별 경영전략을 주주와 공유했다.
전 부회장은 "메모리는 품질, 양산 경쟁력, 수익성 등을 어느 정도 회복했으나, 앞으로 더 노력해 차별화된 근원적 기술 경쟁력 강화를 최우선 과제로 추진해 나갈 것"이라면서 "수익성 극대화를 위해 HBM4 등 AI 및 서버향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시장을 대응하고, 전 제품의 성능과 품질 우위를 확보해 제품 경쟁력을 보다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노 부문장은 "올해 DX부문은 불확실한 글로벌 환경에서도 빠른 시장 센싱(파악)과 시나리오별 대응 체계를 구축해 AI를 혁신과 성장의 모멘텀으로 만드는데 주력할 것"이라면서 "모든 제품과 서비스는 AI를 기반으로 혁신하고, 동시에 신성장 동력을 육성해 미래를 위한 준비도 철저히 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미래 혁신의 핵심인 로봇 사업에는 전사적 역량을 결집한다는 구상이다.
노 부문장은 "고정밀 작업이 가능한 제조용 휴머노이드 로봇을 회사 내 다양한 생산라인에 우선 도입하고, 이를 통해 축적한 데이터와 핵심 기술을 더욱 고도화해 고지능 다목적 휴머노이드로 발전시킬 예정"이라면서 "올해에도 차세대 기술에 대한 투자를 중단없이 추진해 나갈 계획이며, AI·6G·로보틱스 등 미래의 혁신을 이끌어 갈 기술 분야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미래 기술력을 전시하는 공간도 마련했다. 관람객들은 ▲세계 유일 종합 반도체 기업 경쟁력과 'AI 반도체'의 혁신 기술 ▲스마트폰·TV·가전 등 전 제품에 걸쳐 일상 속 진화된 'AI 고객경험'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의 청사진을 제시하는 '디스플레이 혁신 제품' ▲하만의 럭셔리 오디오 바워스앤윌킨스(Bowers & Wilkins, B&W)와 JBL 오디오 등을 확인했다.
【 청년일보=이창현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