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고령화는 더 이상 미래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 사회는 이미 일상의 구조 속에서 노년의 돌봄을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라는 질문과 매일 마주하고 있다. 이 질문에 대한 제도적 해답이 장기요양보험이라면, 그 해답을 가장 현실적이고 효과적으로 구현하는 공간이 바로 주간보호센터다. 주간보호센터는 단순한 돌봄 시설을 넘어, 제도와 삶, 가족과 사회, 보호와 자립 사이의 균형을 가장 안정적으로 실현하는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고 있다.
장기요양보험은 노인의 신체적·정신적 기능 저하를 사회가 함께 책임지겠다는 합의에서 출발했다. 그러나 제도는 현장에서 작동할 때 비로소 의미를 갖는다. 주간보호센터의 가장 큰 장점은 장기요양보험을 서류 속 제도가 아닌 ‘체감 가능한 일상 서비스’로 전환시킨다는 점이다. 가정에서 생활하는 어르신이 낮 시간 동안 전문적인 돌봄과 재활, 식사, 사회적 교류를 누릴 수 있도록 함으로써, 재가 돌봄의 한계를 보완하고 시설 입소의 부담을 효과적으로 줄인다.
어르신 개인에게 주간보호센터는 삶의 연속성을 지켜주는 공간이다. 익숙한 집에서의 생활을 유지하면서도 규칙적인 건강 관리, 인지·신체 프로그램, 또래와의 교류를 병행할 수 있다. 이는 기능 저하 속도를 늦추고, 우울감과 고립을 예방하며, 무엇보다 ‘돌봄을 받는 사람’이 아닌 삶의 주체로서의 존엄과 자존감을 유지하게 한다는 점에서 큰 강점이다. 보호와 자율, 안전과 존엄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돌봄 모델이 바로 주간보호센터다.
가족에게 주간보호센터는 돌봄 부담을 덜어주는 가장 현실적인 지원책이다. 장기화되는 가족 돌봄은 신체적 피로를 넘어 정서적 소진으로 이어지기 쉽다. 주간보호센터는 가족에게 일상 회복의 시간을 제공하고, 돌봄을 개인의 희생이 아닌 사회적 책임으로 분산시킨다. 그 결과 가족 관계는 유지되고, 돌봄은 더 오래, 더 안정적으로 지속될 수 있다. 이는 가족 해체를 예방하는 동시에, 간병 스트레스로 인한 2차 사회문제를 줄이는 효과도 갖는다.
사회적 측면에서 주간보호센터의 장점은 더욱 분명하다. 시설 입소 중심의 돌봄은 높은 비용과 빠른 수용 한계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반면 주간보호센터는 비교적 효율적인 비용 구조로 다수의 어르신에게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며, 불필요한 장기 입소를 예방하는 완충 지대 역할을 수행한다. 이는 장기요양보험 재정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고, 한정된 사회적 자원을 보다 합리적으로 배분하는 데 기여한다.
무엇보다 주간보호센터의 핵심적인 강점은 돌봄의 방향성을 제시한다는 점이다. 단순한 보호를 넘어 기능 유지와 회복, 사회적 관계 형성, 정서적 안정까지 포괄하는 통합 돌봄은 장기요양보험이 지향해야 할 본래의 모습이다.
주간보호센터는 의료와 복지, 개인과 공동체를 자연스럽게 연결하며 돌봄의 질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실질적 플랫폼으로 기능하고 있다.
결국 장기요양보험에서 주간보호센터가 담당하는 균형의 역할이란, 노인을 보호의 대상에만 머물게 하지 않고 삶의 주체로 존중하는 데서 완성된다는 점에 있다. 제도와 인간, 비용과 가치, 현재와 미래 사이의 균형을 동시에 지켜내는 주간보호센터는 초고령사회로 향하는 우리 사회가 반드시 강화해야 할 돌봄의 중심축이다.
글 / 장석영 (주)효벤트 대표
동탄 재활요양원 대표
효벤트 (창업 요양원/창업 주간보호센터) 대표
효벤트 웰스 대표
김포대학교 사회복지전공 외래교수
숭실사이버대학교 요양복지학과 외래교수
한국보건복지인재원 치매케어 강사
사회복지연구소 인권 강사
경희대학교 동서의학대학원 노년학 박사과정
경기도 촉탁의사협의체 위원
치매케어학회 이사
대한치매협회 화성지부장
보건복지부 장관상 2년 연속 수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