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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석영의 '실버 산업' 현황과 전망] <106> 돌봄의 미래, 요양보호사 처우 개선이 첫걸음

 

【 청년일보 】 한국 사회는 지금 ‘초고령화’라는 커다란 전환점 앞에 서 있다. 산업화 이후 빠르게 성장해온 우리는 이제 인구 구조의 가파른 변화를 직면하고 있으며, 그 변화의 중심에는 바로 노년층의 급격한 증가가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5년이면 전체 인구의 5분의 1이 65세 이상 고령자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빠르게 고령화가 진행되는 사회에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는, 이들을 누가, 어떻게 돌볼 것인가 하는 점이다. 단순히 인구가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그들을 지탱할 사회적 돌봄 인프라가 무너지고 있다는 데 진짜 위기가 있다.

 

요양보호사는 고령화 사회를 지탱하는 가장 중요한 돌봄 노동의 주체다. 이들은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의 식사, 목욕, 배변, 복약을 돕는 것은 물론, 정서적 안정과 인간적 교감을 제공하는 존재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처럼 필수적인 역할을 수행함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노동은 여전히 사회적으로 저평가되고 경제적으로 과소 보상되고 있다.

 

현재 요양보호사의 평균 임금은 최저임금 수준에 머물고 있으며, 업무의 강도는 매우 높다. 장시간 서서 근무하고, 체력 소모가 큰 일상 업무에 더해 정신적 스트레스까지 겪어야 한다. 일부 시설에서는 인력 부족으로 인해 한 명이 10명 이상의 어르신을 동시에 담당하기도 하는데, 이는 돌봄의 질을 떨어뜨릴 뿐만 아니라 요양보호사 본인의 건강과 삶의 질까지 위협한다.

 

이러한 현실은 결국 요양 인력의 이탈로 이어지고 있다. 새로운 인력은 유입되지 않고, 경력을 쌓은 숙련 요양보호사들조차 더 나은 환경을 찾아 떠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특히 젊은 세대에게 요양보호사는 육체적으로 힘들고, 사회적으로 존중받지 못하는 직업으로 인식되는 경향이 강해, 돌봄 인력의 고령화 현상까지 동시에 발생하고 있다. 이대로라면 머지않아 돌봄의 공백은 더 심화될 것이며, 이는 우리 사회가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의 복지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

 

그렇다면, 돌봄의 위기를 막기 위해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해답은 분명하다. 요양보호사의 처우 개선이야말로 돌봄의 미래를 준비하는 가장 기본적이고 시급한 첫걸음이다.

 

무엇보다도 임금의 현실화가 필요하다. 단순히 법적 최저기준을 맞추는 수준이 아니라, 돌봄이라는 감정노동과 고도의 인내, 책임감을 요구하는 전문적 업무의 가치를 정당하게 반영한 공정한 보상체계가 마련되어야 한다.

 

이어, 근무환경 개선도 병행되어야 한다. 장시간 노동과 만성적인 인력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인력 배치 기준을 재조정하고, 충분한 휴식과 교대 근무 체계를 갖추는 것이 필수다. 감정노동을 예방하고 치유할 수 있는 심리 지원 시스템도 필요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요양보호사를 단순한 ‘보조인력’이 아닌, 존중받아 마땅한 전문 돌봄 인력으로 인식하는 사회적 인식의 전환이다.

 

요양보호사는 단순히 일자리를 가진 근로자가 아니다. 이들은 한 인간의 삶의 마지막 여정을 함께하는 삶의 동반자이며, 사회적 연대의 최전선에서 국가 복지의 핵심 역할을 수행하는 이들이다. 이들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에서는 돌봄이 불가능하며, 결국 우리 자신과 가족들 역시 언젠가는 이 시스템 안에서 보호받게 될 것이다.

 

돌봄은 곧 사람이다. 사람을 돌보는 사람이 제대로 존중받지 못하는 사회는 결코 따뜻할 수 없다.

 

지금 우리가 요양보호사들을 돌보지 않는다면, 언젠가 우리가 돌봄을 필요로 할 때 그 누구도 우리를 돌보지 않을 수 있다. 이는 단지 복지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체의 존엄과 지속 가능성에 대한 문제다.

 

요양보호사의 삶을 지키는 일은 곧 돌봄의 품질을 지키는 일이며, 나아가 우리 모두의 미래를 준비하는 일이기도 하다.

 

따뜻한 돌봄의 미래를 위해, 지금 우리가 시작해야 할 가장 기본적인 변화는 바로 요양보호사의 처우를 개선하는 것이다. 지금이 그 첫걸음을 내딛어야 할 때다.

 


글 / 장석영 (주)효벤트 대표

 

동탄 재활요양원 대표
효벤트 (창업 요양원/창업 주간보호센터) 대표
효벤트 웰스 대표
김포대학교 사회복지전공 외래교수
숭실사이버대학교 요양복지학과 외래교수
한국보건복지인재원 치매케어 강사
사회복지연구소 인권 강사
경희대학교 동서의학대학원 노년학 박사과정
경기도 촉탁의사협의체 위원
치매케어학회 이사
대한치매협회 화성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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